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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사회적 기업] HUGgy로 힘껏 안아줄게!


기쁠 때나 슬플 때, 누군가가 힘껏 안아주는 포옹은 큰 힘이 되지요. 
실제로 포옹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떨어뜨려 마음을 안정시킨다고 합니다.

이 포옹의 힘으로 발달장애아동에게 정서적 안정을 전하는 소셜벤처 ‘돌봄드림’.
이들의 스마트한 포옹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공대 청년, 발달장애아동 치료 현실에 눈을 뜨다

대전 유성구의 한 골목, 간판만 덜렁 달린 사무실에 20대 청년들이 삼삼오오 모여듭니다. 

이곳은 세상을 바꿀 솔루션을 위해 밤샘도 마다 않는 소셜벤처 ‘돌봄드림’의 본거지이지요. 

카이스트(KAIST)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의기투합한 김지훈, 한동엽 공동대표는 지난해 3월 법인 설립 후 빠른 추진력으로 발달장애아동의 정서 안정을 돕는 압박조끼 ‘HUGgy (허기)’를 개발했습니다.


돌봄드림의 HUGgy는 한동엽 대표가 복지관에서 느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부모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방치된 다섯 살 아이. 발달이 또래보다 좀 늦었지만 즉시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나아질 수 있는 상태였지요. 문제는 국공립 치료교육기관의 평균 대기기간이 2~3년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발달장애아동의 치료교육은 만 3세~6세에 가장 효과가 큰데, 사립기관에서 치료 받기 힘든 아이들은 그저 기다리다 가장 중요한 시기를 놓치고 맙니다.
현실적인 대안은 국공립 치료교육기관 인프라 확충 및 치료교사의 지도 효율성 증진인데요.
실제 현장에서 치료교사를 보조하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가 없다는 점도 문제였어요.
돌봄드림은 아이들이 적절한 시기에 질 좋은 치료교육을 받을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해보자는 목표를 갖고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 한동엽 대표 -






기술에 감성을 더하다, HUGgy



겉으로는 평범한 조끼처럼 보이지만, HUGgy에 공기를 주입하면 조금씩 부풀어 오릅니다. 부교감 신경 자극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Deep Touch Pressure(심부압박)’ 효과를 적용한 것인데요. 

기존의 발달장애아동 치료교육에서 흔히 치료교사나 학부모가 아동을 강하게 껴안아주거나 중량조끼를 입혀 심리적 안정감을 선사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발달장애 아동이 불안증세나 자해발작 등 갑작스런 이상 행동을 보일 때에만 일시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아쉬웠지요. 


반면 HUGgy는 평소 조끼처럼 착용하다가, 필요하면 수동펌프나 자동모터로 공기를 주입해 언제든지 발달장애 아동의 발작 증세를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펌프를 눌러 공기를 주입하는 HUGgy의 핸디버전은 출시를 앞두고 있고, 모터로 공기를 주입하는 자동 작동형 HUGgy도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돌봄드림과 협약을 체결한 치료교육센터의 아동 7명을 대상으로 제품의 효과를 증명할 화학적·주관적 지표를 수집하고 있고, ICT 기술과 접목해 발달장애 아동의 신체변화, 외부 소음 및 음성 명령 등에 따라 반응하는 기능도 개발 중에 있습니다. 김지훈 대표는 HUGgy의 자동 작동 기능을 통해 발달장애아동의 심리적 불안정을 사전에 예방하게 될 수도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정식 파일럿 테스트 전, 50벌 정도를 3개 기관에 배포해 내부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제품 착용 후 아이가 눈에 띄게 안정감을 느껴 학교에도 입혀 보내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제품을 언제 구매할 수 있냐’며 먼저 문의를 주시는 보호자도 계셨죠.
긍정적인 소감도 좋지만, 제품의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정량적 지표도 꼼꼼히 수집 중이에요.
조끼 착용 후 스트레스 호르몬 변화를 관찰하고, 타겟 행동이 얼마나 줄었는지 변화 추이도 살펴보고 있습니다."


- 김지훈 대표 -




HUGgy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발달장애인의 치료와 교육을 위한 통합 솔루션 개발에도 나섰습니다. 


최근에는 발달장애 아동에게 손과 손가락의 근육조작을 통한 감각 조절 능력을 길러주는 ‘감각판’을 만들고 있습니다. 감각판은 돌, 잔디 등 감각 작용을 일으키는 다양한 도구를 종합한 판넬 형태의 도구인데요. 기존에는 수백만 원의 고가임에도 2~3개월이면 효용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돌봄드림의 ‘시스템 패널화 감각판’은 기존 제품 대비 저렴하고, 놀잇감을 재배열 하며 콘텐츠 제약 없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또 ‘발달장애아동 지원사업 통합 안내 시스템’도 구축 중입니다. 발달장애아동의 치료를 돕는 다양한 지원사업과 각 치료기관별 특화된 치료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지요. 





세상을 보듬으며 커지는 꿈

창업 이후, HUGgy의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기까지 10개월 간 돌봄드림은 그야말로 쉴 새 없이 개발에 몰두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업의 방향과 투자 등의 이슈를 놓칠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행복나눔재단의 ‘저소득 소외계층을 위한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CSAP, Charity Startups Acceleration Program)’을 만나 사업 추진력을 높였습니다. 행복나눔재단으로부터 올해 3월까지 사업 발전을 위한 전문적인 자문을 지원받게 됐기 때문입니다.



“자금 지원은 물론, 제품 테스트 과정에서 날카로운 피드백을 주셨어요.
특히 ‘단순히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통해 동정심을 유발하는 것이 아닌, 객관적 지표와 수치를 통해 사업의 의미를 증명해야 지속적으로 사업을 유지할 수 있다’는 조언이 와 닿았습니다.
정량적인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죠.
올해에는 행복나눔재단과의 기부 프로젝트도 예정돼 있는데, 꼭 성공적으로 이끌고 싶습니다.”


- 김지훈, 한동엽 대표 -



(좌) 행복나눔재단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CSAP’에서 HUGgy 시제품 테스트를 진행 중인 돌봄드림
(우) 지난해 10월 SK사회적기업가센터에서 주최한 ‘KAIST Impact Startup IR Day’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김지훈 대표

HUGgy 제작 작업 중인 김지훈, 한동엽 대표(좌)와 돌봄드림 직원(우)


발달장애아동의 마음을 보듬겠다는 일념으로 지난 10개월간 달려온 김지훈 대표와 한동엽 대표. 그동안 두 대표도 훌쩍 성장했습니다. 치료교육의 빈틈을 사용자 친화적 기술로 메우고자 기술 개발에 더욱 매진하게 되었지요.


2020년 10월에는 KAIST 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우수한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IMPACT START UP IR DAY’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고품질의 치료 솔루션을 제공하는 소셜 미션의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지요. 


언젠가는 정서적 안정을 필요로 하는 모두를 보듬고 싶다는 김지훈, 한동엽 대표. 기술에 감성을 더해 더 큰 세상을 안아줄 수 있도록 이들의 도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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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꿈꾸는 사회적 기업] HUGgy로 힘껏 안아줄게! 등록일 2021.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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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비즈니스 | 기술 | 사회공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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