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생수 한 병, 배달 음식 한 끼. 오늘 하루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을 배출했나요? 우리가 무심코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은 다 어디로 가는 걸까요? 막연한 걱정 대신 실천으로 폐플라스틱 문제에 도전장을 내민 청년이 있습니다. 세련된 패션 감각과 지속가능한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예비 사회적기업 ‘몽세누’의 박준범 대표입니다. |
진정한 명품의 가치를 다시 세웁니다
꿈을 뜻하는 한자어 ‘몽(夢)’과 새로운 세상을 뜻하는 순 우리말 ‘새누(세누)’를 더한 ‘몽세누’. 박준범 대표가 직접 지은 사명에는 새로운 혁신을 그리는 한 청년 창업가의 꿈이 담겨있습니다. 누구나 한 번 쯤은 고민하는 환경문제, 박준범 대표는 세상을 바꾸는 일이 힘들고 지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충분히 아름답고 우아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지속가능한 패션’이라는 매력적인 대안, 몽세누와 함께라면 말이지요.
아직은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국산 소재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박준범 대표는 매력적인 제품으로 시장을 키우면 자연스럽게 소재 산업도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평소 ‘파타고니아’와 같은 지속가능 패션 브랜드를 눈여겨 보던 그는 ‘대한민국을 대표할 지속가능한 패션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재활용 원단이란 편견은 지우고, 사회적 가치를 먼저 내세우지 않아도 제품 자체로 경쟁력이 충분한 패션 브랜드, 몽세누는 이렇게 탄생했지요.
실제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몽세누의 오프라인 매장. 몽세누의 스타일리시한 쇼룸에는 ‘500ml 페트병 20개로 만든 티셔츠’와 ‘페트병 30개로 만든 맨투맨’, ‘페트병 78개로 만든 레인 자켓’이 걸려 있습니다. 생산 과정에서 방치되다 버려지는 ‘로스 원단으로 만든 트렌치코트와 바지’도 만날 수 있지요.
몽세누처럼 모든 의류 제품에 재활용 원단을 적용하는 경우는 국내 전문 친환경 패션업체들 중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입니다. 소재 개발과 원단 제조 비용 등 원가가 비싸고,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가방, 양발, 신발 등 하나의 카테고리만 취급하는 게 일반적이지요.
하지만 몽세누는 토털 패션 브랜드로서 아우터부터 잡화까지 두루 갖춘 지속가능한 패션을 선보입니다.
또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재활용 원단’에 대한 편견과 의구심을 먼저 깨고자 창신동, 상봉동, 신대방동 인근의 20~30년 이상 봉제업에 몸담아온 소상공인과 손잡았습니다. 숨은 고수들과 함께 하려면 임금을 평균보다 20~30% 더 주어야 하지만, 지속가능한 패션의 질이 떨어진다는 편견에 품질로 정면승부합니다. 그래서 몽세누의 옷들은 중국이 아닌 국내에서 한 땀 한 땀 지어 완성됩니다.
전문 디자이너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투입된 몽세누의 옷은 정제된 실루엣에서도 우아한 감성이 돋보입니다. 그 가치는 시장이 먼저 알아챘는데요. 지난해 6월, 강남 신세계백화점에 팝업스토어를 오픈 할 당시 이벤트 매장이 아닌 5층 ‘남성 컨템포러리 부티크 디자이너 섹션’에 당당히 입성했습니다. 세계 명품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해도 손색이 없는 브랜드로 인정받은 것입니다.
소재도 과정도 공정해야 합니다
몽세누는 환경과 사람이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추구합니다. 제품 제작에 도움을 주는 지역사회, 경력단절여성, 소상공인에게 공정하게 임금을 지불하지요. 수익금의 1%는 환경단체에 기부해 환경정화활동에 쓰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12월 해양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는 비영리 사단법인 '오션(OSEAN, Our Sea of East Asia Network)'에 후원금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진심 어린 노력엔 든든한 지원군이 함께하기 마련입니다.
지난 2019년 5월 SK이노베이션이 친환경 소셜벤처와의 협업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DBL(Double Bottom Line) 인사이트 위크’에 참여해 폐플라스틱 재활용 소재 개발의 필요성을 피력했고, SK이노베이션과 환경부가 공동 개최한 ‘환경분야 사회적기업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에 최종 선발됐습니다.
이후 상금 지원은 물론, 사업화 추진 방향을 논의하는 등 소재 개발 관련해 긴밀한 협업을 진행 중입니다.
박준범 대표는 몽세누를 10년 안에 ‘파타고니아’를 넘어서는 글로벌 지속가능 패션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는 꿈을 꿉니다. 지난해 대비 올해 10배 성장을 했으니 내년에도 10배 성장하겠다는 다부진 목표가 정말로 이루어질 것만 같습니다.
최근 가치 있는 소비가 트렌드가 되며 지속가능한 패션을 누리는 것이 ‘힙’하다고 여겨지지만, 몽세누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습니다.
소수의 남다른 가치를 드러내는 브랜드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삶을 일상으로 받아들인 선구자의 우아한 품격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겠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