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사회적 기업 '리벨롭(Revelop)'의 휴대용 물병 살균기 ‘리카롱(recaron)’이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꼽히는 '2021 IDEA 디자인 어워드(International Design Excellence Awards)'에서 본상을 수상했습니다. 국내 최초로 '소셜 임팩트 디자인(Social Impact Design)'에 선정된 리카롱은, 폐기물 최소화라는 미션을 달성하면서 우수한 디자인까지 인정받는 쾌거까지 이뤘습니다. '친환경은 왜 불편을 감수해야 할까?' '착한 제품은 왜 투박하고 못생겼을까?'라는 편견을 깨고, 세련된 감각과 실용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리벨롭. 여러분을 행복한 에코라이프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
리카롱, 너 정체가 뭐니?
마카롱을 닮은 이 깜찍한 물체는 어디에 쓰이는 물건인고? 정체는 잘 모르겠지만 자꾸 눈길이 가고 호기심이 동하는 이 제품. 바로 에코디자인으로 세계적 인지도를 쌓고 있는 리벨롭의 야심작 리카롱입니다.
리카롱은 자연에서 나오는 광원인 UV-C 빛 파장을 이용해 세균을 제거하는 초소형‧초경량 물병 살균기입니다. 물병 안에 마카롱처럼 생긴 타원형 구체를 넣고 UV-C LED를 5분 정도 켜 놓으면 세균을 99.9% 살균할 수 있습니다.
리카롱을 디자인한 이준서 리벨롭 실장은 기본 기능부터 자력으로 쉽게 여닫히는 하드케이스까지 고객의 편의를 위해 많은 연구와 실패를 거듭했습니다. 이준서 실장은 디자인에 ‘그냥’은 없다고 말합니다. '왜 이러한 크기·모양·색깔을 해야 하지?'라는 그의 고민은 결국 친환경과 편리함으로 연결됐습니다.
리카롱은 ‘잠자는 텀블러를 깨우자’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제품입니다.
2019년 행복나래의 '상품 경쟁력 강화 사업'을 통해 탄생한 리카롱은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주관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주최한 ‘2020 한국 굿 디자인 어워드(Good Design Award)’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수상했으며, 2021년 9월 독일 퀼른에서 열린 'Kind+Jugend' 전시에서도 많은 바이어들로부터 관심을 받았습니다. 지난 10월에는 ‘2021 IDEA 디자인 어워드’에서는 본상을 수상하며 리벨롭의 에코디자인 경쟁력을 다시금 증명했습니다.
디자인으로 환경을 구하리!
2010년부터 일찌감치 에코디자인에 집중한 리벨롭은 다회용 컵 사용을 늘리기 위한 ‘그린컵’과 기존 물병의 불편함을 개선한 알약 모티브의 ‘퍼블릭캡슐’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둘 다 옥수수 원료의 생분해 플라스틱을 사용한 친환경 제품입니다.
그린컵은 단순한 플라스틱 컵 같지만 티백을 끼울 수 있는 홈 하나로 차별화 포인트를 살렸고, 퍼블릭캡슐은 물병의 입구를 살짝 기울여 인체공학적으로 마시기 편하게 디자인한 섬세함이 돋보입니다. 특히 알약 모양의 퍼블릭캡슐은 소비자가 구매할 때마다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수인성 질병 치료약을 지급해 사회적 가치까지 창출하고 있습니다.
친환경을 내세우며 우후죽순 생겨나는 제품이 오히려 환경을 해친다는 편견은 이준서 실장이 늘 염두에 두는 해결 과제입니다. 그래서 불편함을 없애고, 자주 손이 갈 수 있도록 디자인을 개선하며, 트렌디한 감각을 잃지 않도록 연구를 거듭합니다.
예로, 집에 몇 개씩 넘쳐나는 에코백을 쌓아만 두지 않고 밖으로 가지고 나갈 수 있도록, 가방이 햇볕을 받으면 그림이 나타나는 제품을 기획하기도 합니다. 그린컵과 퍼블릭캡슐, 리카롱까지 선보이는 제품마다 3대 국제 디자인어워드(독일 iF, 독일 Red Dot, 미국 IDEA)를 휩쓰는 저력이라면, 결국 그의 해법이 세상에 통한다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SK 그룹과 더 크게 날아요
이준서 실장은 사회적 기업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SK 그룹과 함께 하며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2019년 행복나래와 리카롱을 개발한 데 이어, 2020년 커피찌꺼기를 활용한 실리콘 소재 매트인 ‘이지매트’ 개발한 것도 SK 그룹과 함께한 덕분입니다.
“친환경 제품은 대부분 리사이클과 같은 소재에 집중된 경우가 많아요. 저희는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디자인에 집중하기 때문에 낯설 수 있거든요. 그런데 행복나래가 저희 제품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지원해준 게 정말 큰 힘이 됐습니다.”
행복나래는 사회적 기업에게 부담이 큰 제품 개발비를 지원하고, 제품 출시 후에는 11번가, SK스토아, SOVAC마켓 등을 통한 안정적인 판로까지 열어줬습니다. '상품 경쟁력 강화 사업'이라는 사업명 그대로 신제품의 초기 경쟁력 강화에 누구보다도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습니다. 2021년에는 사업의 수혜업체가 아닌 디자인 수행업체로 참여해, 행복나래와 함께 다른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처의 제품 디자인 및 컨설팅도 진행했습니다.
한과세트 패키지의 경우 산림관리협회(FSC) 인증 친환경 종이와 콩기름 인쇄를 활용해 제작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더했으며, 박스 뚜껑 뒷면은 윷판으로 재사용할 수 있도록 컨설팅했습니다.
부직포 보냉가방은 친환경 재생 배송 박스로, 스티로폼 박스는 종이 보냉박스로, 젤 타입 아이스팩은 물 아이스팩으로, 비닐 테이프는 종이 테이프로 대체하는 방법도 제안했습니다.
이준서 실장은 "리벨롭은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기성품에 가치를 새롭게 더한 디자인으로 재접근을 시도하는 기업입니다. 제품의 심미성과 친환경성이라는 가치로 상품을 업그레이함으로써 친환경 상품을 소비하는 것만이 아니라, ‘가치 있는 소비’라는 추가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합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자체 제품 개발뿐 아니라 에코디자인 솔루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라는 리벨롭. 디자인과 사회적 가치 모두를 충족해야 하는 ESG 경영 시대에 딱 맞는 사회적 기업이 아닐까 싶습니다.
친환경 디자인을 트렌드로 일구고 싶다는 리벨롭의 착한 아이디어가 일상 곳곳에 스며들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