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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VAC People] 지속가능한 농업으로 소셜임팩트를 키워 갑니다.

“우리나라 식량 안보 문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기후 위기’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기후가 달라지면서 농가가 피해를 보고 있거든요. 
파종기엔 좀 따뜻해야 하는데 서리가 내려버리거나, 장마철이 예년보다 길어져 생산성이 감소하는 문제가 발생해요. 예상을 벗어난 기후로 인해 생산성 문제가 지속되면 결국 농가는 버티기 어렵고, 그럼 생계 문제 때문에 농촌을 이탈하는 사람들이 생겨요. 이런 이유로 지역소멸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고, 우리나라 국민의 먹거리를 수입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되겠죠. 

수입에 더 많이 의존할수록 식량 안보 문제는 더욱 위기 상황에 놓일 거예요. 그래서 국내 생산량을 책임지고 있는 농업이 무너져선 안돼요. 지금부터 꾸준히 대비하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상상하기 힘들어집니다. 록야는 2011년부터 농업 현장에 뛰어들어 직접 밭을 일구고, 생산을 경험하며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위해 농업이란 산업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어떤 기술을 접목해야 하는지 연구해 왔습니다.”

권민수 록야•팜에어 대표가 우리나라 식량안보와 기후위기의 상관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염지현 기자

지속가능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사가 높아진 요즘, 이를 앞장서서 고민해 온 권민수 록야·팜에어 대표의 이야기다.

6월 SOVAC People에서는 혁신 기술을 농업 분야에 도입해 지속 가능한 먹거리 생산에 앞장서고 있는 권민수 대표와 일문일답을 통해 록야와 팜에어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한 임팩트 솔루션이 무엇이었는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식량의 미래는 어떻게 전망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지난 2011년 권 대표는 박영민 공동대표와 대한민국의 제스프리(Zespri)를 꿈꾸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감자 전문 기업으로 자리 매김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로 창업한 록야는 감자 유통과 재배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으로 성장했으며, 2016년 기준 65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록야의 목표는 오직 농가 소득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지속 가능한 먹거리 생산을 돕는 데 있다. 실제로 2023년 기준 이전보다 5배 정도 큰 매출을 달성하며, 농업과 최신 ICT기술을 융합해 대한민국 농업계를 이끌고 있다. 그리고 2016년 알파고의 등장으로 세상이 술렁일 때, 인공지능 기술을 농업 분야에 적용하기로 결심하며 AI 기반(Ag-Tech) 농축산물 가격 분석 기업인 팜에어를 추가로 설립해 농업과 AI 기술을 연결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제스프리(Zespri)  세계 50개국 이상에서 판매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 키위 브랜드다.


Q. 록야가 집중했던 산업인 농업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설명해 주세요. 

농업은 정말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시장이에요. 아시는 것처럼 정말 발전이 많이 안 돼 있어요. 자동차 산업만 해도, 지금 무인 자율주행 시대가 열리고 있잖아요? 그런데 농업은 50년 전 감자나 60년 전 감자나 지금 감자와 똑같아요. 10년 뒤 감자도 똑같을 거예요. 저는 ‘10년 뒤 변하지 않을 감자’, 여기에 주목했어요. 미래를 예측한 투자가 아닌, 지속가능성이 보장된 투자라고 확신했던 거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생산성으로는 미국과 승부를 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기술로 승부를 봐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이미 다른 업계에서 잘 만들어 놓은 기술을 연결만 하면 되거든요. 이 말은 기술 개발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면서도, 충분히 지속가능성이 확보된 영역이라는 말이죠. 그리고 더 재미있는 건 해결해야 할 문제가 파도 파도 계속 나옵니다. 제가 죽기 전까지 다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에요 (웃음).


Q. 특별히 록야는 언제부터 ‘예측이 불가능한 시장 가격’이 지속가능성을 방해하는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 건가요?

농업은 시간과의 싸움인 것 같아요.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다 보면 처음 계획했던 부분 중에 미숙했던 점과 개선해야 할 점들이 눈에 보였죠. 처음에는 감자로 시작해서 다음에는 콩도 재배해 보고, 양상추도 키워보고, 점차 영역을 확장해 화훼, 채소, 과수 전 품목을 취급하는 유일한 기업이 되었어요.

그런데 해를 거듭할수록 이 분야는 거래에 있어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정말 어려운 구조라는 걸 알게 됐어요. 거래 기준이 없고, 아무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 거예요.

생산자 입장에서는 오늘 어디에 감자를 팔아야 가장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지도 모르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늘 어디서 감자를 사야 가장 싸게 살 수 있는지도 모른 채로 흘러가고 있었어요. 관련 데이터가 모이지 않을뿐더러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플랫폼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록야에서 더 나아가 팜에어를 설립하고 마치 매일 주식시장 거래 내역을 살펴보는 것처럼 생산품의 시장 가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공공 데이터를 70% 정도, 저희 자체 데이터를 30% 정도 활용해서 데이터를 정리하고, 사용자에게 제공해요. 덕분에 생산자도, 소비자도 시장가격을 예측할 수 있게 된 거죠.  

권민수 대표는 록야로 입문한 농업의 세계에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시장 가격의 안정화’를 제공하고 싶어 Ag-Tech 기업인 팜에어를 설립했다. 팜에어는 생산자 또는 소비자가 원하는 데이터를 가공해 시장가격 안정화에 앞장서고 있다. 그 데이터 현황판 앞에서 촬영한 권 대표의 모습. / 제공=권민수 대표

Q. 시장 가격 안정화 작업의 일환으로 ’계약 재배’ 방식을 고수하고, 확산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계약 재배 방식을 널리 알리시려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요즘 사과 값이 참 문제잖아요? 한국은행 총재까지도 나서서 이야기할 정도로, 뭐랄까 정말 말도 안 되는 비상식적인 상황이거든요. 사과 값 안정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그중 가장 간단한 방법이 바로 계약 재배 비율을 높이는 거예요. 

계약 재배란 농가와 기업이 재배 전에 미리 가격을 정하고, 기업이 수확 시기가 도래했을 때 약속했던 가격과 수량으로 농산물을 사주는 방식이에요. 시장 가격이 형성되기 전에 책정된 가격이니까, 때론 손해를 볼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계약 재배가 100%는 아니니까 자연스럽게 시장 가격이 아주 높게 오를 수가 없어요. 만약 계약 재배 비율이 전체의 50%라고 하면, 1개에 1000원인 사과와 1개에 2000원인 사과가 시장에 나와 섞이면 가격은 1500원 정도로 안정화되는 원리가 적용되는 셈이죠.

해외 사례는 더 다양한데요. 세계적인 감자칩 기업들도 계약 재배를 대부분 활용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원료의 안정성이 확보돼야 기업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상품을 문제없이 팔 수 있잖아요.

 팜에어는 ‘공유형 스마트팜 플랫폼’을 구축해 재배기술을 개발했고, 작물 맞춤형 스마트팜(노지, 온실, 밀폐형)을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팜 앞에 선 권민수 대표의 모습. /제공=권민수 대표

Q. 록야는 B2C(기업 대 소비자)가 아닌 B2B(기업 대 기업) 방식으로 영업과 거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B2B에 집중하시는 이유는 뭘까요?

록야가 집중하고 있는 역량과 가치가 B2B에 더 어울리기 때문이에요. B2C는 워낙 업계에서 잘 하고 계신 분들이 많기도 하고요. 소비자를 직접 마주하려면 마케팅 비용이나 고객서비스 비용 등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자본과 리소스가 투입돼야 하는데, 현재 저희 상황과는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들과 붙었을 때 더 잘하긴 어려울 것 같기도 하고요.

저희는 운이 좋게 이마트, 컬리, 쿠팡과 같이 B2C에 강한 기업들과 거래를 하고 있고, 그들보다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기로 했어요. 록야는 그들보다 산지를 더 잘 알아요. 그러면 이 산지를 중심으로 산지에서 난 농산물을 소비자로 잘 건내 줄 수 있는 기업과 B2B 거래를 할 수 있는 거죠. 

록야는 국내에서 B2B 방식을 잘 다지고 나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믿어요. 저희에게 딱 맞는 옷은 B2B인 셈이죠. 더 나아가 국가 대 국가로 농업을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어요.


Q. 설명을 듣다보니, 곧 국가를 대표할 록야와 팜에어가 지금까지 실천하고 있는 소셜임팩트가 궁금합니다. 

먼저 기업가들은 누군가를 고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고, 누군가는 물건을, 누군가는 음식을 팔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냥 그 자체만으로도 존중받아야 마땅하고 믿고 있거든요. 

이런 관점에서 농업은 그 자체가 소셜임팩트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산지가 없으면, 농가가 없으면, 농가에서 고생해주시는 많은 인력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어요. 그분들이 현장에서 산물을 만들어주시는 것 자체가 소셜임팩트죠.

저는 생산자들을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분들은 존중받아야 마땅한 분들이죠. 그분들이 농가를 지켜주시기 때문에 지금 식량 걱정을 조금 덜 하고 살 수 있는 거예요

저희도 농가의 작은 문제를 해결하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왔습니다. 몇 해 전 코로나19때, 행사가 없어져 화훼 농가가 무너지고 있었어요. 그때 록야는 마켓컬리와 합작을 해서, 새벽배송으로 꽃 배달을 시작했어요. ‘농부의 꽃’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위기 상황에 그 시장을 더 확장할 수 있었거든요. 한 가지 더, 버려지는 농산물을 모아 새롭게 브랜딩하고 컬리에 유통될 수 있게 도왔어요. 이게 저희의 일이었던 거죠. 이처럼 농업 분야의 작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지금의 록야가 있다고 생각해요.

선진국 중 농업을 포기한 나라는 아무도 없어요. 그 어떤 선진국도 농업과 문화예술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농업이 주는 모든 가치를 소셜임팩트로 인정하고 아껴 주셔야 해요.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자본은 참 냉정해요. 금리가 높으면 누구나 당연히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아요. 위험이 낮은 자산에 투자하는 게 맞는 이치고요. 하지만 이런 금융 흐름의 기준만으로 판단하기에 농업은 정말 놓치기 아까운 시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농업이라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분야에 계속 투자가 이어져야, 지속가능한 먹거리와 미래 식량을 논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말씀드리고 싶고요.

농업 분야를 앞으로 더 높이 평가해 주시면 더 좋을 것 같고, 스타트업 투자를 고민하고 계신 투자자분들은 비슷한 레벨의 스타트업이 후보로 있을 때 가급적 농업 분야에 투자하시면 그게 누구라도 분명 5년, 10년 내로 큰 성과를 낼 것이라는 확신이 있고요. 

저와 저희 회사의 꿈과 비전에 동참하고 싶은 분들을 앞으로 더 많이 뵙고 만나서 아직 해결하지 못한 수많은 문제를 함께 해결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농업이 궁금하다면 록야와 팜에어의 행보에 주목해 주세요.


작성: 소셜임팩트뉴스 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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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SOVAC People] 지속가능한 농업으로 소셜임팩트를 키워 갑니다. 등록일 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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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OV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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