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 Hub 칼럼] 어댑핏: 재활 이후의 공백을 ‘서비스’가 아니라 ‘기준’으로 만들다

글 : 하루하루움직임연구소 대표 정고운
출처 : 사회적가치연구원 SV Hub (https://svhub.co.kr/)
재활을 마친 사람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 할 때, 정작 찾아갈 곳이 없다는 현실. 어댑핏은 그 불편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병원도 아니고, 일반 헬스장도 아닌 ‘재활 이후의 공백’. 장애인, 질환자, 시니어, 그리고 의료재활을 마친 사람들까지. 많은 이들이 재활이 끝난 뒤에야 비로소 “이제 어디로 가야 하지?”라는 질문 앞에 서게 됩니다.
어댑핏은 그 공백을 단순한 복지 문제로 보지 않았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반드시 필요한 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어댑핏의 시작이었습니다.
우리는 ‘좋은 일을 하자’는 생각이 아니라,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를 풀자’는 질문에서 출발한 회사입니다.

변화는 분명했지만, 그 의미는 충분히 해석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현장에서는 늘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낙상 위험이 줄어들고, 돌봄 의존도가 낮아지고, 일상 수행 능력이 유지되었습니다.우리는 그 변화를 단순히 관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반복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도록 구조화해 왔습니다.
이용자의 기능 상태를 평가하고, 운동 수행 과정을 기록하며,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적하는 일은 어댑핏의 일상이었죠. 그러던 어느 순간, 한가지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이 기록은 무엇을 설명하고 있는가?”
데이터는 계속 쌓이고 있었지만,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또 어디까지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해석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SPC: 우리가 해온 방식에 ‘이름’이 생긴 순간
사회성과인센티브(SPC)를 참여할 때, 우리는 두 가지 기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우리가 만들어온 사회적 가치가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우리 방식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인지’를 검증하는 것이었습니다.
SPC는 우리가 해오던 일을 새롭게 설명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온 구조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처음으로 바라보게 한 계기였습니다. 이용자의 기능 상태를 평가하고, 운동을 처방하고, 변화를 기록한 뒤 다시 평가하는 과정. 이 일련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이 기록들이 단순한 운영 데이터가 아니라, ‘돌봄 필요도의 감소’와 ‘지역사회 자립 가능성의 증가’를 증명하는 사회적 가치의 근거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수많은 사회적 기업이 묻습니다.
“선한 일을 하면서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수익을 낼 수 있는가?”
SPC는 이 질문에 하나의 구조적 답을 제시합니다.
사회문제 해결의 성과를 화폐 단위로 측정하고, 그 결과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측정 가능한 성과는 투자로 이어지고, 그 투자는 다시 더 큰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선순환을 만듭니다. 어댑핏은 바로 이 구조 안에서 비즈니스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중략...)
우리가 선택한 비즈니스의 방식
어댑핏은 사회적 기업과 영리기업의 경계 어딘가에 서 있는 회사가 아닙니다.
우리는 ‘사회문제 해결’ 자체를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으로 설계한 기업입니다.
재활 이후의 공백을 채우는 운동 서비스는 지역 돌봄과 연결되고, 그 연결은 데이터로 측정됩니다. 그리고 그 데이터는 다시 정책과 투자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선한 일이 지속가능하려면 돈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댓핏은 이 문장을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선한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재정적으로 건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SPC는 어댑핏에게 그 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는 무대였습니다. 우리가 해오던 방식이 실제로 작동한다는 것을, 숫자로, 구조로, 그리고 시장의 언어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SPC 참여를 고민하는 기업들에게
사회적 가치는 처음부터 측정 가능한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측정을 시도하는 순간, 그동안 해오던 일을 전혀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됩니다.
어댑핏에게 SPC 참여는 성과를 증명하는 과정이라기보다, 우리가 어떤 변화를 만들어 왔는지를 이해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쌓아 온 기록이 내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현장에서 함께 활용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곧 시장을 만드는 일이라면, 그 시장이 작동할 수 있도록 기준과 구조를 설계하는 것 역시 중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어댑핏이 선택한 비즈니스의 방식입니다. 우리는 이미 변화를 만들어 왔고 이제 그 변화를 세상에 증명해 나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