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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 다음 세대를 위한 사회적 가치 교육, 아무리 투자해도 과하지 않다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장용석 교수는 동대학교에서 사회학 학사를, 스탠퍼드대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고 국무총리실 정부업무평가 전문위원과 한국행정학회 국제협력 위원 등을 지냈다.


현재 연세대학교 고등교육혁신원 원장과 교육부장관 연구윤리자문위원회 위원 등을 겸하면서 사회문제에 대한 주요 이슈를 논의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정부의 역할과 사회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글. 연세대학교 고등교육혁신원 원장/ 

행정학과 장용석 교수




최근 MZ세대로 불리는 청년들의 삶과 생각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MZ세대란 통상 1980년에서 1994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 이후에 태어난 ‘Z세대’를 통칭하는 용어다. 투표를 통해 드러나는 냉정한 표심, 신념 소비(meaning out)를 통해 보이는 심지 있는 생각, 결혼과 가족관에 나타나는 개인 존중 의식, 회사의 보상에 대해 거침없이 의견을 내는 공정에 대한 열망 등 다양한 얼굴을 가진 개성 넘치는 미래 세대다.

 

때로는 개인의 이해관계에 민감하고 다양성을 열망하며 본인을 진지하게 표현하지만, 동시에 버킷챌린지처럼 가벼운 놀이문화를 접목하며 세상을 바꾸는 이들에게 사회문제 해결과 사회혁신은 어떤 의미일까?



사회혁신 활동이란 일반적으로 기존의 정책이나 시장의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개인 또는 조직 단위에서 실천하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칭한다. 기성세대들의 세계관으로 보면 각자의 삶에 분주한 개인이 자발적으로 이런 혁신의 길로 들어설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하다.

 

하지만 지금의 MZ세대는 그 바탕이 다르다. 

이들은 난제 해결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며 본인의 자아를 실현할 유전자적 준비가 된 사람들이다. 초등학교부터 치열한 경쟁으로 길들여진 개인주의의 표상인 세대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사회 부조리, 불평등, 불공정을 참지 않는 이들은 서로 대척되는 가치를 동시에 융합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진취적인 사람들이다. 

본인의 이해에 반해서든 공정의 가치에 어긋나는 상황 때문이든 사회문제에 대한 감수성이 높고 해결하려는 열망이 큰 집단이다. 따라서 과거에 시대를 대표했던 어떤 젊은 세대보다 지금의 MZ세대는 사회적 가치 창출의 히어로이자 사회문제 해결의 어벤저스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 우리 대학은 이런 청년 세대를 위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 대학이 사회혁신의 실험장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 책 속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직접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해볼 수 있게 ‘판’을 깔아주면 젊은이들은 어떤 화답을 할까?
     

연세대학교는 이런 질문에 답하는 교육혁신을 시작했다.



연세대학교 고등교육혁신원(Institute for Higher Education Innovation, 이하 IHEI)은 다음 세대가 사회적 가치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안내하고, 그들이 디자인하는 사회혁신 실험을 지원하며, 이를 통해 도출된 솔루션을 서로 연결하여 더 큰 임팩트를 창출하기 위해 2018년 3월에 출범하였다(https://ihei.yonsei.ac.kr/ihei/index.do). 


강의와 교재를 통한 지식 습득을 주요 골자로 하던 기존 교육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학생 주도의 사회문제 해결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사회혁신역량 기초과목을 제공하며, 외부 다양한 파트너와의 연계를 통해 젊은 세대의 사회기여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서울혁신파크나 성수동 소셜밸리처럼 지역 기반의 사회혁신가 지원조직이나 실험의 장은 이미 존재해 왔다. IHEI는 대학 기반의 사회혁신 클러스터로 성장하고 있다.


먼저, 똑똑한 인재보다는 공동체 의식을 지닌 따뜻한 인재를 육성하는 비전을 수립했다. 새로 만든 비전을 기반으로 전공지식을 혼자 저장하여 쓰는 내지능(intelligence)이 아닌, 상상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문제, 사람, 역량을 연결하는 외지능(extelligence)을 함양하고, 엘리트 양성보다는 사회변화에 이바지하는 역동적 혁신가를 배출하는 교육 시스템으로 혁신하고자 교과와 비교과를 전방위적으로 바꾸는 사업을 펼쳐왔다.



학생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변화는 양적인 측면뿐 아니라 내용 면에서 모두 놀랍고 감사한 일뿐이다. 2018년 3월 이후 지난 3년 동안 총 449개 사회혁신역량 교과목을 개설하였고, 14,488명의 학생이 수강하며 전공, 교양 수업을 통해 문제해결 교육에 동참하였다. 이를 통해 1,053개의 우수 학생 프로젝트가 발굴되었다. 과목을 새로 만든 게 아니라 기존 교과목에 사회혁신의 요소를 접목하는 전략을 취했기 때문에 확산 속도가 빨랐다. 

예를 들어, 전공과목의 마지막 기말시험을 해당 수업과 관련된 사회문제 해결 팀프로젝트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다양한 전공에서 여러 방법으로 광범위하게 사회혁신 교육이 이뤄지길 바랐기 때문에 이런 방법을 택했다.

 

대학은 교과목을 통해 사회혁신역량 함양의 기본 교육을 제공하였고,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비교과 프로젝트 모임인 ‘워크스테이션’에서 본인들이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발굴하여 1년 단위로 해당 문제에 도전하였다. 지난 3년간 총 397개 팀 2,090명의 학생이 이 과정에 참여하였고, 2020년 코로나 비대면 상황에서도 180개 팀 917명의 학생이 활동을 지속하였다. 


지난 3년간 지원받은 혁신 활동 장학금이 26.3억 원이었는데, 학생들은 이를 마중물로 하여 모금, 공모전, 외부기관 펀딩 등을 통해 총 17.25억 원의 기금을 유치해냈다. 특히 2020년 한 해 동안 13.8억 원의 기금을 받아내며 도약했다. 이 젊은 세대의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가슴 뛰는 화답이다. 워크스테이션에 어느 한 팀도 소중하지 않은 팀이 없지만, 그중 몇 사례만 소개해 본다.

 




(주)피트메디(www.fit2.app)는 운동을 통해 건강해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의학 전공자, 스포츠과학 전공자, 마케터, 개발자들이 모여 창업한 스타트업 팀이다. 


대표 학생은 병원 실습을 하면서 현재 예방 목적의 의료 시스템이나 서비스가 부재하다고 느껴 창업을 결심하였고, 2018년 워크스테이션에 합류하여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1:1 경쟁형 운동 습관 형성 서비스 ‘핏투’를 런칭했다. 이후 창업경진대회 수상, 청년창업사관학교 선정, VC 투자 유치로 3억 원 이상의 기금을 확보했다.


- 관련 기사: 하나벤처스, 초기 스타트업에 총 50억원 투자




2019년 IHEI 방학기간 중 역량 강화 컨설팅 프로그램을 통해 시작된 Vlook(http://letsvlook.com) 은 의류 폐기물로 인한 환경 문제 완화를 목표로 지속가능패션 소비의 실천을 확장하기 위한 거래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패스트패션으로 대표되는 SPA브랜드들의 성행과 더불어, '보세 의류'라 칭해지는 제작 의류 시장이 발달한 국내 환경에서 브이룩은 의류 소비의 대안을 제공한다. 또한 브이룩은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담은 매거진, 유튜브 등 자체 미디어 콘텐츠를 개발하여 중고 의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다양한 투자처를 통해 확보한 3억5천만 원의 자금 규모로 운영 중이다. 


-관련 영상: 연세가 낳은 스타트업: VLOOK with. 김지영 대표님

 



Recoffery(https://www.recoffery.com)는 커피 소비로 발생하는 다량의 커피 원두 찌꺼기 커피박과 일회용 플라스틱 남용의 환경 문제를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를 통하여 해결하고자 하는 팀이다. Recoffery는 현재 바이오 플라스틱인 C-PLA 개발 마무리와 시제품 제작 및 대량 생산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C-PLA는 기존의 플라스틱 대체재로 주목받아온 PLA와 커피박을 섞어서 만든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Coffee-PLA를 의미한다. 2019년 하반기부터 IHEI 워크스테이션 팀으로 활동했고, 이후 정부 사업 선정과 공모전 수상을 통해 1,600만 원에 달하는 기금을 마련하였다.


-관련 기사: 한국환경공단, 환경 분야 청년창업 우수사례 선정




마우스마우스는 지체장애인들의 정보 소외 현상에 주목하였고, 특히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는 경우 정보격차가 큰 학습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현재 손을 사용할 수 없는 지체장애인이 구강을 이용해 스마트폰을 조종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 중이다. 


2020년 워크스테이션에 합류하여 IHEI 성과공유회 우수상 등 교내외 여러 공모전에서 수상하며 1천만 원에 육박하는 자체 기금을 마련했다. 기존 수백만 원까지 호가하는 보장구와 유사한 기능을 가졌지만 10~20만 원의 파격적인 가격대의 완제품을 개발하여 지체장애인 스마트폰 사용의 불편을 해소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현재 프로토타입 디자인까지 완료되어 제품 제작을 앞둔 상황이다. 


-관련 영상: [마우스마우스] 장벽 없는 스마트 세상, 마우스마우스_IHEI Show-off Festa 2

-관련 기사: 황말이오 황규현 대표 “신체적 장애가 더는 스마트폰 사용의 장벽이 되지 않았으면 해요”




엔포레(http://vegandogam.com)는 환경, 동물, 사람, 모두를 위한 비거니즘 커머스다. 1차 ‘씻는 비건’과 2차 ‘스낵 비건’, 3차 ‘설날 비건,’ 4차 ‘라면 비건’ 그리고 현재 5차 '라떼 비건'까지 비건 상품 구독 서비스 V-Box의 성공적인 서비스 런칭을 통해 24개 기업과 B2B 협력 네트워크 구축하였다. 


비건 지향인 10명, 비건 공간 8곳, 동물권 및 비건 지향 단체 4곳과 함께한 비거니즘 무크지, <Vegan’S MORE>를 발간하여 커머스와 비거니즘 콘텐츠의 융합과 커뮤니티 확립을 통한 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제품 큐레이션 서비스 시스템과 네트워크 구축, 물류와 CS 경험 축적, 비거니즘 무크지 발행을 통한 콘텐츠 융합 서비스 도입을 기반으로 현재 소셜벤처 사업자 등록을 준비 중이다.


-관련 영상: [비건도 맛있다] 엔포레 설날비건박스와 연두레시피북 소개

 



정치외교학과 사회혁신역량 기초과목 전공 수업을 통해 결성된 모엔(https://www.modu-ngo.world)은 비영리의 지속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위한 새로운 후원플랫폼을 제안한다. 모엔은 IHEI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우수 팀으로 뽑혔고, 이후 워크스테이션에 합류하여 본격적으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였다. 


현재 ‘2020 사랑의 열매X다음세대재단 비영리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사업’에 선정되어 더욱 활발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모엔의 플랫폼은 '나'를 발견하고 나와 같은 가치와 사회참여 성향의 비영리단체를 찾아주는 <나만의 NGO찾기 테스트>, 사용자 액션(user action)에 따른 ‘가치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이슈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하는 MZ세대에 어필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관련 기사: 비영리단체에 대한 새로운 시선, 큐레이팅 플랫폼 ‘모엔’ 오픈

-비영리단체 매칭 테스트





IHEI는 이처럼 교과와 비교과에서 발굴된 학생 프로젝트팀에 혁신 활동 장학금을 지급하고, 운영 지원의 다각화를 통해 미래 사회혁신가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일례로, 법률, 세무, 회계, 컨설팅 등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사회혁신 협력위원이나 실무자문단들은 학생들이 부족한 전문지식과 실무경험을 제공하며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바쁜 전문가들의 프로보노 자문만으로는 학생들의 도움 요청을 모두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고자 2020년에는 연세 인증 사회혁신가와 선배 활동가를 ‘IHEI 앰버서더’로 임명하여 학생들의 혁신 프로젝트 실행에 대한 밀착 동료컨설팅 및 멘토링을 제공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사회혁신 활동 결과물의 확산과 성과 공유 및 상호 학습을 위해 온라인 플랫폼 ‘사회혁신타운(https://iheitown-yonsei.net)’을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다. 활동 단위의 구성이나 해당 플랫폼의 사용은 연세대학교 학생으로 한정되지 않고 외부에도 개방되어 있으며, 현재 4,600여 명의 가입회원이 890개 이상의 포트폴리오를 공유하며 협력 중이다. 

카이스트, 한양대 등 국내 일부 대학에 사회적기업가, 소셜벤처 인재 육성을 위한 학위과정과 교과목은 있지만, 대학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과-비교과 종합 프로그램은 찾기 어렵다.

 

다음 세대를 위한 투자는 연세대 재학생만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IHEI 워크스테이션 활동팀에는 연세대 재학생과 함께 국내외 대학생, 스타트업 창업자, 외부 전문가들도 합류할 수 있다. 또한 대학 밖의 기업, 스타트업, 연구원, NGO, 공공기관, 국제기구 등 다양한 조직에 총 51명의 학생들이 파견되어 협력적 문제해결을 시도하는 익스턴십(externship) 프로그램을 통해 임팩트 체인(impact chain)을 확장하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까지 협력을 확대하는 혁신 활동 역시 주목할 만하다. 2018-19년 2개년 동안 총 1,792명의 대학생 멘토와 지역 청소년이 참여한 청소년 진로·진학 및 사회혁신 행사 <하이드림콘서트 (멘토링&강연 교육기부 봉사단)>, 2019년 총 2,935명의 청소년사회혁신 연구자와 함께한 국제 청소년 학술대회 <KSCY (Young Scholars)>, 2020년 코로나 확산에 대응하며 정보 소외 지역 청소년 200여 명에게 온라인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한 < (멘토링&강연 교육기부 봉사단)>, 2018년 이후 지금까지 총 450여 명의 지역 청소년 멘티와 연세대 멘토들이 함께한 <IHEI Mentoring League>, 굿네이버스와 협력하는 서울시 초등학생 대상의 멘토링 프로젝트 <꿈을꾸물>, 영유아 대상 두뇌교육 글로벌 소셜벤처 ‘두브레인’과의 익스턴십 협업까지 IHEI에서는 3년간 총 5,580명의 참여자와 함께 아동·청소년 사회혁신 사업 <Y2(Yonsei & Youth) Dream>을 운영했다. 


이처럼 청소년 대상 봉사활동과 사회혁신의 연계점을 넓히며 임팩트 체인을 확장해 가고 있다. IHEI와 함께 한 청소년들이 사회혁신가로 크게 성장하는 가까운 미래가 기대된다.




“우리 함께 세상을 바꾸는 따뜻한 사람들 마음 모여 더 좋아

아낌없이 주는 키다리 아저씨 그거 나도 해볼래”

 

IHEI 워크스테이션 참여 학생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만든 ‘고교혁’송(https://www.youtube.com/watch?v=VUwfE5QEUEw) 가사 중 일부다. 사회적 가치의 추구가 우리 젊은 세대에게 좀 더 친근한 과정이 되고 삶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사회혁신 생태계의 완성을 위해서는 비전과 열정을 가진 인재가 그 생태계에 자리 잡도록 교육을 통해 투자해야 하며, 배출된 인재들의 활동이 지속가능하도록 임팩트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 


학생들의 엉뚱한 프로젝트의 실패가 반복되고, 구체적 성과가 당장 보이지 않는 투자처럼 보일 수 있으나 세상을 바꾸는 궁극적인 변화를 원한다면 그 비용은 절대 과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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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문가기고] 다음 세대를 위한 사회적 가치 교육, 아무리 투자해도 과하지 않다 등록일 2021.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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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교육

출처 SOVAC
유형 Article
해시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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