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운영하는 국내 최대 민간 사회적 가치 플랫폼 'SOVAC(Social Value Connect)'은 매월 둘째 주 사회적 기업이나 소셜벤처와 임팩트 투자*자가 만나는 IR*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 시작한 SOVAC IR Room이 벌써 일곱 번째 시간을 맞았습니다. 2022년 1월 SOVAC IR Room에는 SK이노베이션의 친환경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에그'에 참여한 기업들이 자리했습니다. 환경오염이라는 사회적 문제에 주목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인 소셜벤처들은 어떤 고민을 안고 있을까요? 임팩트 투자자들은 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어떤 조언을 해줬을까요? 친환경에 누구보다 진심인 친환경 소셜벤처들의 IR 현장을 만나봅니다. |
'에'스케이와 '그'린벤처가 함께 만든다는 의미를 지닌 '에그'는 SK이노베이션과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이 연합해 만든 '창업도약패키지 기반 대기업 협업 프로그램'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에그를 통해 친환경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이들이 그린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유럽 플라스틱·고무 생산자 협회인 ‘유로맵’의 2020년 글로벌 폐플라스틱 발생 실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구 1인당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세계 2위 수준인 67.4kg입니다. 폐플라스틱은 해양, 대기, 토양 등을 오염시키며 여러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소셜벤처 에코인에너지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폐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CR(Chemical Recycle, 화학적 재활용) 기술인 ‘열분해유화기술’에 주목했습니다. 열분해유화기술은 폐비닐·폐플라스틱 등을 가열해 열분해유를 생성하는 기술입니다. 열분해유는 공장 보일러, 버너, 정유 및 석유화학 공정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에코인에너지는 폐플라스틱 열분해 설비를 소형화하고 이동형으로 제작해 어디서든 열분해유를 만들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임팩트스퀘어 도현명 대표: 소규모 영역에서 고도의 효율성을 창출하기 위해 고민했다는 것이 에코인에너지의 미덕으로 여겨집니다. 다만 ‘대량 처리보다 나은 솔루션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드는 지점이 있습니다. 이런 의문에 대해 에코인에너지 설비의 장점을 설득하고 보여줘야 합니다. 자원 선순환에서의 플러스와 마이너스 요인을 따져보고, Net Value(순가치)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작업을 반드시 해야합니다.
실반캐피탈매니지먼트 정경선 대표: 화학 공정은 대용량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것에 비해 소용량 처리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폐플라스틱 처리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비효율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에코인에너지의 설비 특성인 ‘이동성’이 의미 있어 보입니다.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 외에도 이동형 처리 설비를 구매하고자 하는 정부 쪽 니즈가 이 사업의 중요한 Key가 될 테니, 정부를 대상으로 ‘왜 에코인에너지의 장비를 써야 하는지’를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겠습니다.
비하이인베스트먼트 우유택 팀장: 에코인에너지의 비즈니스 특성상 산업 규모가 커지다 보면 대기업이나 석유화학 기업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합니다. 또 시장 특성상 한계가 있는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부분을 기술적으로 풀어나갈지, 해외 진출 등을 통해 풀어낼지 생각해야합니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최근 가속화되는 환경오염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로 인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세계는 전기차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부 대체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전기차의 초기 구매 비용이 높다는 점도 전기차로의 전환을 더디게 하는 큰 요인입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전기차를 생산하고 기존 자동차를 폐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자동차 튜닝 업계에서 10년간 경력을 쌓은 박정민 대표는 기존의 자동차를 폐차하지 않고 전기차로 개조해 전기차 보급률을 빠르게 증가시키는 방법에 주목하고 이빛컴퍼니를 설립했습니다. 이빛컴퍼니는 합리적인 금액으로 기존 내연기관 물류 차량을 전기 트럭으로 개조해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차세대 전기차 회사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임팩트스퀘어 도현명 대표: 자동차 튜닝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기차로 개조한다는 사업 접근 방식은 굉장히 좋습니다. 전기차 특성상 튜닝이라는 엔지니어링적인 접근 외에도 개별 부품의 조합으로 구성되는 소프트웨어적 통합성 등의 요인을 검토해야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있다면 더 좋은 발표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실반캐피탈매니지먼트 정경선 대표: 새로운 전기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자원 소비와 탄소 배출이 발생할 텐데, 이빛컴퍼니의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이를 줄일 수 있다면 굉장히 임팩트가 클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전기차로 개조한 이후 발생 가능한 사후 관리 문제에 대한 대비책을 얼마나 준비했느냐가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비하이인베스트먼트 오유택 팀장: 전기차로의 개조는 기존의 내연기관 시스템을 전동화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자동차의 하드웨어적 측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으로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택배 물품을 상자에 넣고 포장하는 데 쓴 플라스틱이 쓰레기로 버려져 심각한 문제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기존의 택배 상자는 겉면에 붙인 테이프, 충격 완화를 위한 에어캡, 완충재, 스티로폼 등 다양한 플라스틱 포장재가 함께 배출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택배 포장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테이프 소음’이 발생해 작업자들이 고충을 겪는 것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택배업에 종사하던 황금찬 대표는 착한 택배 상자 ‘날개박스’를 고안해냈습니다.
날개박스는 테이프나 완충재 없이도 안전하게 제품을 배송할 수 있고, 포장 작업자들의 작업 효율을 높여주는 친환경적인 택배 상자입니다. 종이와 친환경 접착제만을 사용한 날개박스는 한진택배, 배달의민족, 록시땅 등 기업에서도 사용 중이며, 이 밖에도 에코라이프패키징의 고민에 공감한 많은 기업이 날개박스를 찾고 있습니다.
임팩트스퀘어 도현명 대표: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플라스틱 포장재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움직임이 보이거나 정부 규제가 부각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고도 물류, 집약 물류 영역이 발전했기 때문에 친환경 포장재 사업 분야의 성장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실반캐피탈매니지먼트 정경선 대표: 매출 측면에서 사업이 잘 운영되고 있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친환경 포장재는 이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있는 직관적인 시장이기 때문에 소형 업체부터 대형 업체까지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차별화 포인트를 잘 짚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하이인베스트먼트 오유택 팀장: 친환경 패키징 사업은 진입 장벽이 높지 않기 때문에 경쟁사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경쟁 구도에서 차별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또 ‘날개박스’의 카피 제품이 나올 가능성에 대해서도 염두에 두고, 제품의 특허를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세 곳의 사회적 기업과 임팩트 투자자들이 나눈 더 자세한 이야기는 IR Ro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