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업의 역할은?
미래의 우리 사회는 현재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는 종종 잊고 지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 현시점의 한국인은 사회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사회문제 해결 방안을 연구하는 사회적가치연구원(CSES)에서 발간한 <2023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 연구>를 통해 국내 사회문제의 미래를 진단하고, 우리의 선택과 행동들이 지속 가능한 미래로 이어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합니다.
지난 5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인 공중보건 비상사태 해제를 선언하고 우리나라에서도 3년 4개월 만의 엔데믹(Endemic·일상적 유행)을 맞아 일상 회복이 빨라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국민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요? 일상 회복도가 높게 나타난 국민일수록 행복감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지난 3년간 코로나 대응 수준이 국민의 행복감에 영향을 준 반면, 올해를 기점으로 일상으로의 회복 수준이 행복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됩니다. 코로나19 종식이 국민의 행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모두가 일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사회가 함께해야 합니다. 회복으로부터 소외되고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살피며,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맞춤형 전략이 필요합니다.
Ⅰ. Impact Issues: 현재와 미래의 이슈
협력으로 서로의 위기를 극복하고 행복감을 높여가는 사회가 절실한 때입니다. 국민의 삶에 미치는 영향력이 높은 사회문제를 선정해, 현재의 나를 가장 어렵게 만드는 사회문제와 10년 후 미래의 나를 어렵게 할 사회문제는 무엇인지 살펴봤습니다.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 연구>는 '삶의 질’과 관련된 연구를 종합해 안전성(Security)과 응집성(Cohesion), 포용성(Inclusion), 역능성(Empowerment) 등 4개의 지표를 ‘살기 좋은 사회’의 기준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분석 결과, ‘안전, ‘신뢰’, ‘공평’, ‘활력’ 총 4가지 지표 모두에 대한 인식이 코로나로 혼란스러웠던 지난 3년(2020~2022)에 비해 올해 더 부정적으로 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공평사회(4.58점)’에 대한 평가는 지난 4년간 모든 지표를 통틀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또한 작년에 비해 모든 연령대의 점수가 감소한 반면, 60대 이상 국민들의 ‘공평사회(▲0.14점)’, ‘활력사회(▲0.14점)’에 대한 평가만 유일하게 증가했습니다. 세대별로 우리 사회에서 느끼는 어려움도 다른 만큼, 이러한 문제 해소를 위한 노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분석됩니다.
국민들이 현재 가장 우려하는 문제는 ‘투명하지 못한 정부 운영’과 ‘소득 양극화 심화’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소득 양극화(부익부 빈익빈) 문제는 현재와 미래에 국민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의 총합이 가장 크게 나타나, 지금 국민들이 겪는 힘겨운 삶이 미래에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염려가 큰 상황입니다.
10년 후 미래에 떠오를 가장 큰 이슈로는 ‘노인 일자리 및 노후 대비’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습니다. ‘고령화 심화 및 생산가능인구 감소’ 문제도 현재보다 미래에 미칠 부정적 영향력이 더 큰 모습입니다. 이 외에도 ‘폭염•한파 증가’, ‘대체 에너지 개발 기술 부족’,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 관련 이슈들의 미래 임팩트는 더 커지는 양상이 나타났습니다. 태풍을 동반한 폭우가 잦아지고, 인명 사고로까지 이어지며 국민의 불안감이 더욱 커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사회문제, [누가] 해결해야 할까?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국민들은 ‘정부, 기업, 국회 및 정당, 시민사회 등 다양한 주체간 협력의 어려움(39.7%)’을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았으며, 다음으로 ‘주체별 책임 및 역할 부족(21.8%)’과 ‘무관심(13.6%)’이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국민들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주체별 역할과 책임의 중요성을 갈수록 느끼고 있었습니다. 국민 2명 중 1명(51.5%)은 ‘정부가 주도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되, 기업 및 시민사회 등 민간과 협력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답했으며, 국민 10명 중 3명(29%)은 ‘정부, 기업, 시민사회 등이 모두 동등하게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식(29%)’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국민은 어떤 사회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싶어할까요? 1,000명에게 ‘100조 원의 자원을 배분할 수 있다면, 어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예산을 얼마만큼 편성’할 것인지 물었습니다. 가장 많은 금액이 소득(경제) 및 주거 불안(18.8%)에 배분됐습니다. 고용 및 노동 불안정(14.6%),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11.3%)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할 때 국민이 편성한 예산이 가장 늘어난 문제는 삶의 질 저하(4위)였으며, 순위 변동은 없지만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 예산은 지난 3년(2020‐2022) 평균보다 1조 968억 원, 자연재해는 9,582억 원 높아져 기후위기 대응에 주목하는 모습도 나타났습니다.
Ⅱ. Sustainability Issues : 국민이 바라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기업의 의사결정에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기업이 우리 사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만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책임 있는 역할과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모두가 행복하고 좋은 사회가 되기 위해 기업은 어떤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할까요?
ESG의 인식 수준을 ‘0~10점(전혀 모른다~매우 잘 안다)’으로 평가하게 한 질문에, 44.8%의 국민들이 ESG를 ‘알고 있다(6점 이상)’고 응답했습니다. 대기업의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에서도 올해는 긍정적 평가가 12.6%P 더 많았습니다.
100만 원의 투자금 있다면, 어떤 기업에 투자할까?
설문 결과, 국민들은 ‘온실가스 배출 및 대기오염 관리’ 이슈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평균적으로 자산의 14.2%(약 14만 원)를 투자하겠다고 응답했습니다. 다음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 및 위험 평가(11.5%)’, ‘지역사회 기여 및 공헌(11.5%)’, ‘제품 품질 및 안전 (11.2%)’, ‘친환경 제품 개발 및 특허 획득(10.6%)’이 뒤를 이었습니다. 작년 10위를 기록한 ‘지역사회 기여 및 공헌’의 경우 올해 3위로 상승한 것을 보면 사회의 일원으로서 기업이 해야 하는 역할과 책임에 대한 기대감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Ⅲ. AI Impact : 인공지능의 발전과 사회문제
인공지능(AI)이 우리 삶의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기술 격차, 고립, 소외 등 이와 연계될 수 있는 다양한 사회문제들이 함께 주목받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서,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준비와 대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인공지능이 어떤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반대로 어떤 사회문제를 심화할 수 있을지 국민의 관점과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1위부터 5위까지 각각 다섯 개의 사회문제를 순위별로 선택하는 설문에서, 국민들은 AI가 ‘삶의 질 저하(49.5%)’, ‘급격한 사회구조 변화(48.8%)’, ‘교육 불평등(44.6%)’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 답했고, 이중 1순위로는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는데 AI가 크게 활용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습니다.
반면에, 국민 3명 중 1명 이상이 1순위(35.5%)로 ‘일자리 위협’을 가장 걱정하고 있습니다. AI 기술로 인해 ‘고용 및 노동 불안정’ 문제가 가장 악화될 것이라는 답변이 무려 75.3%로 나타났으며 ‘급격한 사회구조 변화(54.7%)’와 ‘사회통합 저해(54.5%)’ 문제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급격한 사회구조 변화’ 문제는 AI로 인해 악화될 문제이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꼽혀(각 2위),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 및 활용에 따라 우리의 삶에 미칠 영향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Ⅳ. Beyond 2023 : 사회를 세우는 개인, 개인을 돌보는 사회
자료를 정리해 보면, 행복을 바라는 국민들은 엔데믹 이후 일상으로의 복귀, 가계 경제 회복 등 각자의 삶의 문제에 더욱 초점을 맞춘 모습입니다. 이렇듯 사회의 문제는 점차 개인의 문제로 개별화되고 있습니다. 반면 개인의 행복감은 사회에 대한 신뢰와 안정을 통해 얻어지며, 그 연관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즉, 살기 좋다고 여길 수 있는 사회 속에서 개인의 삶의 질과 행복감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사회문제에 대한 기업의 관심과 참여가 더욱 필요한 상황입니다. ESG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고용, 일과 생활의 불균형, 저출생, 기후 위기 등 국민의 삶에 가장 어려움을 미치는 문제들은 이제 기업의 비즈니스와 떼어 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혁신의 기회를 포착해야 합니다. 기업을 비롯한 사회문제의 해결 주체들이 서로 협력하고 진정성 있는 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야 합니다.
사회문제에 대한 개인의 무관심은 다른 종류의 문제인 동시에,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요한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안전망을 견고하게 구축하는 것이 개인이 행복해지는 과정임을 서로가 인식하고, 내가 아닌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참을 꺼리지 않는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제목 | [월간 ESG]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업의 역할은? | 등록일 | 2023.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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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비즈니스 |
출처 | Magazine SK |
유형 | Artic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