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국가로의 전환과 이주배경주민* 현황
오늘날 대한민국은 다양한 문화와 인종적 배경을 지닌 이주배경인구의 증가에 힘입어 빠르게 다문화 사회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4년 4월 기준, 총 인구의 5.07%가 이주민으로 기록되며 대한민국은 공식적으로 다문화 국가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주민을 위한 인식과 인프라는 충분할까요?
*국민통합위원회는 2023년 8월, 한국으로 이주한 외국인 및 귀화자와 부모 세대가 한국으로 이주한 사람을 ‘이주배경주민 (이주배경인구, 약칭은 이주민)’로 명명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다문화’라는 용어도 기존 사회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함께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국리서치 정기조사 ‘여론 속의 여론[1]’에 따르면 24년 2월 기준 응답자 1,000명 중 95%가 일상 속에서 이주배경주민을 마주하고 있으며, 3명 중 한 명은 지인 중 이주민이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는 이주민이 우리와 매우 가까운 일상의 구성원이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주민의 사회 적응 및 자립을 위한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여성가족부의 ‘2021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2]’에 따르면 응답자(결혼이민자, 귀화자)중 약 30%가 가족 외에 어려움을 논의하거나 도움을 요청할 사회적 관계가 없다고 대답했으며, 69.8%는 직장 또는 일터에서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경제 활동 측면에서도 비상용 근로자(임시근로자, 일용근로자, 무급가족 종사자 등 포괄)의 비율이 52.3%를 기록하며 국민 평균인 45.4%보다 높아 근로 안정성 역시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러한 통계는 이주민의 경제적 자립 및 사회적 연결망 형성을 위한 사회적 관심과 유관 지원 확대가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2] 여성가족부 2021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 보고서 (2022년6월 발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선명하고 지속 가능한 솔루션
이주민의 자립과 안정적인 생활을 위한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위해 몇 가지 핵심 요소를 살펴보았습니다.
- 경제적 자립을 위한 지원 : 경력 개발 및 취업, 창업 지원
이주민의 경제적 자립은 그들의 잠재력을 발휘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발판 입니다. 이에 따라 사회적 가치 생태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주민을 대상으로 직업 훈련과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카페오아시아'가 있습니다.카페오아시아는 이주민에게 직업 훈련을 제공하여 일자리로 연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이들은 단순히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의 안정적인 경제적 자립을 위해 체계적인 교육과 실습 과정을 마련하여 자립의 기반을 마련해줍니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민간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지속 가능한 지원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특히 카페오아시아는 고용노동부 인증 제1호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시작,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국 30여 개 매장으로 규모를 확장하며 이주배경여성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지속 가능한 솔루션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 카페오아시스 바로가기 - 언어 및 문화 적응 지원: 이중 언어 역량 강화
이주민이 지닌 이중언어적 역량에 집중한 솔루션도 존재합니다. ‘온아시아’는 이중배경여성에게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을 제공하여 이중언어라는 장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어 문법을 높은 수준으로 습득했더라도 한국어 발음이 미숙해 취창업에 제한 및 차별이 있다는 문제 의식을 발견한 뒤 ‘한국어 발음교정 전문과정’을 개설하는 등 실생활에서 더욱 도움이 되는 체계적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이후 한국어 능력을 일정 수준 이상 습득한 이주배경여성이 이중언어 역량을 활용해 통번역가라는 새로운 직접을 가질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합니다. 전국 단위의 교육 프로그램은 그 자체로 하나의 커뮤니티가 되어 문화 적응에도 도움이 되고 있으며, 실제로 ‘온아시아’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50여 명의 이주배경여성과 함께 다문화 청소년을 위한 NGO 단체를 설립해 문화 적응의 인프라를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 온아시아 바로가기 - 건강권 보장: 언어 장벽을 극복한 다국어 의료 서비스
건강권 보장은 모든 사람에게 필수적인 권리이며, 특히 언어적 장벽으로 인해 의료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려운 이주민에게 더욱 중요합니다. 이들이 건강을 유지하고, 필요한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의료 지원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다국어 의료 상담 및 통역 지원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메디라운드'가 있습니다. 메디라운드는 원격 의료 상담과 의료 통역 서비스를 통해 언어 장벽을 해결하고, 이주민이 한국 의료 시스템을 원활히 이용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삼성이 서울대학교병원 및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운영하는 '희망진료센터'는 건강보험이 없는 외국인 근로자, 다문화 가정, 난민 등 의료 취약계층에 대한 진료와 건강 증진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들은 한국 내의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민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여 그들의 건강 상태를 개선하고, 나아가 이들이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 메디라운드 바로가기 ▶ 희망진료센터 바로가기
민간의 협력이 다시 한 번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앞선 솔루션 외에 협력을 통해 더욱 큰 시너지를 만들어가는 민간 기업의 사례도 존재합니다. 기아, 우리금융그룹과 같은 대기업들은 자체 보유한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정부, 학계 및 이주민 지원 기관을 연결함으로써 포괄적이며 지속 가능한 지원 기반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기아는 최근 ‘다문화 청소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진로 교육,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하모니움’ 사업을 새롭게 선보이며 이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다문화 인재가 한국 사회에서 자립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리금융그룹의 우리 다문화 장학재단은 다문화 자녀들을 위해 매년 학업 장학금과 재능 장학금을 지원하며, 이들 청소년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합니다. 또한, 이 재단은 ‘우리누리’라는 장학 서포터즈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다양한 팀프로젝트 및 강연 등 정기 교류활동을 제공함으로써 다문화 청년들이 진로를 탐색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주민과 기업 간의 협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9월, ‘제5차 다 함께 나눔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금융그룹과 협력해 이주배경가족이 직면한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신사업 추진 협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이는 국내 주요 기업체의 연합체로서 이주민의 성장과 연대를 위한 새로운 상호작용의 물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밖에도 이주민과의 융합을 위해 조금 더 다채로운 솔루션을 기획, 제공하고 있는 흥미로운 해외 사례도 존재합니다.
- 네덜란드 'Startblok Riekerhaven' – 이주민 주거 환경 개선
안정적인 주거 환경은 이주민이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고 정착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주거의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이주민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사회적 자립을 이루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이에 이주민에게 적합한 주거 환경을 제공하고 그들의 주거 안정을 지원하는 사례도 살펴보겠습니다.
네덜란드의 'Startblok Riekerhaven' 프로젝트는 난민과 현지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며 문화적 교류를 할 수 있는 주거 환경을 제공합니다. 405개의 모듈식 주택으로 구성된 이 공동 주거 공간은 18세에서 27세 사이의 청년들이 입주할 수 있으며, 입주자들이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형태로 운영됩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주거 제공을 넘어, 주거 공유 플랫폼이 이주민의 언어적, 문화적 특성을 반영하여 맞춤형 주거 매칭을 제공함으로써 이들이 새로운 환경에 안정적으로 적응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이주민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고, 장기적인 정착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 Startblok Riekerhaven 프로젝트 바로가기 - 독일 'Start with a Friend' – 이주민 지역 사회 연결망 강화
이주배경주민이 지역 사회에 잘 정착하고, 현지인들과의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관심사와 문화적 배경을 공유할 수 있는 연결망 구축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독일의 비영리 조직 'Start with a Friend'는 이주민과 현지인 간의 연결을 돕기 위해 운영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이 조직은 난민 등의 이주민과 현지인을 매칭하여 그들 간의 문화적 차이를 줄이고, 서로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10년째 운영되고 있는 이 플랫폼은 단순한 만남을 넘어, 이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통합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캠페인과 컨퍼런스를 주최합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이주배경주민에 대한 편견을 줄이고 사회적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Start with a Friend 바로가기
‘다문화 국가’로의 전환은 곧 우리의 다채로운 미래를 예견한다.
이주민에 대한 단순한 존중과 환영을 넘어 이들이 겪는 구체적인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상호 협력적이고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제적 자립, 주거 안정, 건강권 보장, 사회적 연결망 구축과 같은 다각적인 지원을 통해 이주민은 안정적인 정착과 사회적 통합을 이루어 나갈 수 있습니다.
이주민이 안정적인 정착을 이루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기여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곧 한국 사회의 미래에 대한 투자입니다. 이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안정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때, 대한민국은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고 포용하는 진정한 다문화 사회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목 | [SOVAC View] 다양성을 품은 대한민국, 이주배경주민과 함께 꿈꾸는 다채로운 미래 | 등록일 | 2024.1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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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
인권 |
출처 | SOVAC |
유형 | Artic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