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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Salon] 아시아 임팩트 블록의 가능성 : 체인지메이커의 일본 출장

2026.02.13

상세정보

| SOVAC Salon X 서울숲임팩트밋업 ‘체인지메이커의 일본 출장’ 현장 기록


한국은 그간 실행력과 기술력을 갖춘 혁신 임팩트 생태계를 형성해왔으며, 일본에서는 최근 임팩트 자본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두 생태계가 연결될 때 아시아 임팩트 영역에는 어떤 기회가 열리게 될까요? 지난 11일(수), 헤이그라운드 브릭스 성수에서 열린 ‘SOVAC Salon X 서울숲임팩트밋업’은 바로 이 질문의 답을 찾는 자리였습니다.

‘아시아 임팩트 블록의 가능성 : 체인지메이커의 일본 출장’을 주제로 모인 연사들은 일본 임팩트 시장의 구조와 비즈니스 문화를 짚어보고, 한국의 실행력과 결합할 때 어떤 확장이 가능한지 설명했습니다. 특히 일본을 단순히 진출 시장이 아닌 협력 파트너로 바라보자는 제안이 이어졌으며, 이번 행사는 SOVAC Salon과 임팩트얼라이언스가 공동 기획하고 임팩트확산네트워크와 루트임팩트가 협력하여 마련되었습니다.


일본 비즈니스 스타일: 속도보다 예측가능성

첫 발표자로 나선 엠와이소셜컴퍼니(이하 MYSC) 김정태 대표는 ‘거래인가, 관계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일본을 단순한 해외 시장이 아니라 고유한 비즈니스 코드가 작동하는 공간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전제했습니다. 역사 전공자로서 일본을 자주 오가며 체감한 경험을 언급한 그는, 3·1절과 광복절에 일본에서 발표했을 때 그 소식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공유하지 못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일본과의 관계에는 여전히 복합적인 감정과 맥락이 존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거래면 거래처럼, 관계면 관계처럼 명확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정리했습니다. 일본에서는 거래를 통해 관계가 확장되기도 하고 관계를 통해 거래가 열리기도 하지만, 두 방식을 혼합하면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결국 일본 시장 진출의 관건은 속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신뢰가 작동하는 구조를 이해하고 설계하는 데 있다는 점이 이날 발표의 핵심 메시지였습니다. 그는 일본 비즈니스를 이해하기 위해 『국화와 칼』의 내용을 짧게 소개하며 한국 기업이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다음과 같이 조언했습니다.

MYSC 김정태 대표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의 비즈니스 문화 특성을 소개했습니다. /사진=조태현 작가

첫 번째는 ‘신뢰의 시간’입니다. 일본에서는 ‘기리(의리)’와 ‘메이와쿠(민폐)’의 균형이 중요하며, 비즈니스의 출발점은 ‘민폐가 되지 않는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는 “첫 만남에서 업무협약(MOU, 양해각서)을 요청하거나 며칠 전에 급하게 미팅을 잡는 방식은 일본에서 예측 불가능한 행동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일본에서 빠른 실행보다 상대의 루틴을 깨지 않는 안정성이 더 중요하게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업의 철학과 브랜드, 미션(Mission, 조직의 사명)과 비전(Vision, 지향점)이 일관되게 유지될수록 그것이 곧 신뢰로 연결되며, 일본 시장에서는 ‘예측 가능성’이 설득의 핵심 자산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번째는 ‘질서와 존중’입니다. 한국 기업이 속도와 수평적 의사결정을 강점으로 삼는 반면, 일본은 링기(Ringi, 내부 합의 결재 시스템) 시스템을 통해 단계적 합의를 거칩니다. 따라서 대표가 직접 결정을 요구하는 방식은 내부 구조를 무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그는 일본 조직 내에서 ‘알맞은 위치(Proper Station, 적절한 역할과 자리)’를 존중하고 실무자와의 관계를 먼저 맺을 것을 권했습니다.

김정태 대표는 우수한 한국의 제품만으로는 일본의 문턱을 넘기 어렵다며, 일본의 문화적 코드를 읽으며 전략적으로 접근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검증된 모험'을 강조했습니다. /출처=발표 장표 캡쳐

세 번째는 ‘검증된 모험’입니다. 김정태 대표는 일본 비즈니스 환경을 “실패보다 수치를 더 경계하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실패가 학습 과정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에서는 실패가 조직과 개인의 수치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혁신적인 제안만으로는 설득력이 부족하며, 외부 인증이나 사회적 증거(Social Proof, 사회적 검증), 혹은 공신력 있는 기관의 보증 등이 함께 제시되는 것이 유리하다는 전략을 공유했습니다.

나아가 그는 MYSC가 구상 중인 ‘아시아 임팩트 하이웨이(Asia Impact Highway, 아시아 임팩트 연결 전략)’를 소개했습니다. 이는 한국·싱가포르·태국·일본을 연결해 아시아 임팩트 생태계를 확장하는 개념으로, 현재 일본 법인 설립과 한·일 공동 벤처 스튜디오(Venture Studio, 창업 공동 설계 모델), 그리고 혼합금융(Blended Finance, 공공·민간 자본 결합 금융) 모델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일본을 단순한 투자 대상이나 수출 시장이 아니라 공동 설계를 위한 파트너로 설정하는 접근입니다.

김정태 대표는 발제 전반에 걸쳐 일본과의 협력은 결국 ‘신뢰 설계’의 문제가 가장 중요함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거래를 성사시키는 기술보다 상대가 부담 없이 결정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감각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는 관계를 기반으로 신뢰의 시간을 쌓고 예측 가능한 태도로 접근하며, 검증을 통해 불안을 낮출 때 비로소 협업의 문이 열린다고 전했습니다.


자본은 열렸고, 생태계는 성장 중! 일본 임팩트 시장의 구조 변화

두 번째 발표에 나선 임팩트스퀘어 정재원 책임매니저는 빠르게 성장하는 일본 임팩트 투자 시장의 변화 흐름을 구체적인 수치로 설명했습니다.

임팩트스퀘어 정재원 책임매니저는 빠르게 성장하는 일본 임팩트 투자 시장의 변화 흐름을 구체적인 수치로 설명했습니다. /출처=발표 장표 캡쳐

그는 GSG Impact Japan National Partner가 2025년 발표한 ‘Impact Investing AUM in Japan’ 자료를 근거로 일본의 임팩트 자본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기시다 전 총리가 국회 시정연설에서 임팩트 투자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2021년 이후 막대한 규모의 임팩트 투자 자금이 모이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이에 반해 한국은 10년에 걸쳐 약 1.5조 원 규모의 임팩트 자본을 축적해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일본에서 공시한 규모는 모기지 등 광의의 임팩트 자본을 모두 포함하는 수치이기에 한국도 동일 기준으로 측정할 경우 수치가 더 증대될 수 있지만, 자본이 성장해온 속도만 고려하더라도 한국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한국은 10년 동안 비교적 잘 구축된 스타트업 생태계와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수많은 창업가가 모여 있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정재원 책임은 일본의 경우 스타트업 수가 많지 않고 임팩트 생태계도 이제 막 성장 중이라는 점을 짚으며, 이를 격차가 아닌 강점의 차이로 해석했습니다. 즉 한국은 창업 밀도와 실행력이 강점이고 일본은 장기 자본과 제도적 기반이 강점이기에, “이렇게 양국의 강점과 한계가 명확할 때가 두 국가가 협력할 수 있는 논리가 잘 갖추어진 시기”라고 강조했습니다.

정재원 책임은 최근 ‘도쿄 스타트업 피치(Tokyo Startup Pitch)’에 참석한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매년 2월 도쿄에서 개최되는 이 행사는 일본 임팩트 스타트업 15개사와 해외 투자사 약 40곳이 초청 기반으로 참여합니다. 본 행사는 단순 피칭에 그치지 않고 사전 온라인 미팅을 통해 투자사와 스타트업을 연결하며 행사 이후에도 관계가 지속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는 스타트업 수와 VC가 많지 않은 일본의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VC와 만나 대화하고 협력을 논의하는 경험을 만들어주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그는 2년 연속 행사에 참여한 소회를 나누며, 한국에서도 이처럼 임팩트 생태계를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행사를 구성해 추진해 보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임팩트스퀘어 정재원 책임매니저는 일본을 단순한 시장이 아닌 '솔루션 검증의 장'으로 접근했습니다. /사진=조태현 작가

정재원 책임은 일본의 생태계 현황을 짚어봄과 동시에 임팩트스퀘어가 일본과 상호 보완하며 협력하고 있는 구체적인 사례도 공유했습니다. 바로 피투자사인 라잇루트, 딥비전스, bTaskee(비태스키)의 사례였는데요. 정밀 기술을 가진 많은 한국 기업이 일본의 인프라와 규제 환경 속에서 실증(PoC, 개념 검증)을 수행하고 상업적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는 ‘솔루션 검증의 장’으로 일본에 진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먼저 라잇루트는 폐배터리 분리막을 재활용해 고기능성 소재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일본 자동차 내장재 시장과 협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일본 진출 시 파타고니아의 공장 방문 실사와 일본 자동차 부품사와의 공동 개발 협력 등을 기술 검증의 근거로 활용함으로써, 검증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본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고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습니다. 딥비전스는 홋카이도 니키힐즈 와이너리에서 영농형 태양광과 드론 기술을 결합한 실증을 진행했으며, 성과공유회를 통해 현지 관계자들에게 기술을 소개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베트남 포트폴리오사인 bTaskee(비태스키)는 가사도우미 및 노인돌봄 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 한국보다 일본이 제도적으로 외국인 돌봄 인력 활용에 열려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일본을 우선 진출지로 선택했습니다.

정재원 책임은 이처럼 일본이 단순한 해외 시장을 넘어 한국이 더 큰 시장과 연결되기 위한 경제 블록의 파트너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일본은 자본과 글로벌 밸류체인을 갖춘 국가이므로 한국의 기술 및 실행력이 결합될 경우 공동 확장 전략을 설계할 수 있으며, 양국의 강점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현재가 협력 논리를 구축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정리했습니다.


한·일 협력은 아시아 임팩트 블록 전략의 일부, 협력의 핵심은 장기 비전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정원식 책임심사역은 ‘한국은 아시아의 뉴욕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회사를 대표하기보다 글로벌 및 지역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진 개인의 관점에서 참여했음을 전제하며, 기후테크 투자와 지역 문제 해결 활동을 병행해온 자신의 배경을 소개했습니다. 아울러 도시와 자연의 회복에 사람과 자본을 연결하는 역할을 ‘임팩트 아키텍트(Impact Architect)’라는 표현으로 설명했습니다.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정원식 책임심사역은 기후테크 투자와 지역 문제 해결 활동을 병행해온 자신을 도시와 자연의 회복에 사람과 자본을 연결하는 ‘임팩트 아키텍트(Impact Architect)’로 설명했습니다. /사진=조태현 작가

정 책임심사역은 발표를 세 가지 축, 즉 ‘왜 글로벌인가’, ‘왜 한·일 협력인가’, 그리고 ‘한국이 아시아의 뉴욕이 될 수 있는가’로 나누어 진행했습니다.


그는 먼저 국내 시장의 한계를 언급하며, 한국 임팩트 투자 생태계가 10여 년간 빠르게 성장했지만 펀드가 재무적 성과와 임팩트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첫째는 재무적 역량, 둘째는 펀드만의 뾰족한 투자 논리(Thesis)와 이해관계자 간 시너지 설계, 셋째는 글로벌 시장 및 자본과의 연결입니다. 단순히 테크 분야에 투자하는 데 그치지 않고 특정 섹터에 집중하여 대기업·인프라·정책과 연결하는 구조를 설계해야 임팩트가 확장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 예로 ‘한일 기후테크 펀드’처럼 두 나라의 기술과 자본을 결합해 글로벌 자본을 유치하는 구조를 제안했습니다.


문제 해결 관점에서도 그는 글로벌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지역 문제를 해결해 온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지역 내부의 고착된 이해관계나 제한된 자원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국 네트워크가 연결될 때 비로소 외부 시선이 유입되고 문제의 재정의가 가능해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으며, 이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 역시 글로벌 네트워크와 연결될 때 새로운 해법이 나올 수 있다는 논리에 기반하고 있었습니다.

이어 그는 한일 협력이 필요한 구조적 이유를 덧붙였습니다.


일본 임팩트 투자 생태계는 최근 은행·보험·자산운용사 등 다양한 금융기관이 대규모로 참여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프라이빗 에쿼티(Private Equity, 비상장 지분 투자)보다 부채·채권(Debt·Bonds)과 공공주식(Public Equity, 상장주식)  비중이 높은 구조로 금융 시스템 전반이 참여하는 시장이라는 특징이 있지만, 반면 초기 단계 임팩트 혁신을 지원할 촉매 자본(Catalytic Capital)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은 민간 주도의 혁신 생태계와 임팩트 VC, 그리고 IPO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성수동을 중심으로 형성된 임팩트 클러스터 역시 한국만의 특징적인 자산입니다. 즉 일본의 장기 자본 및 제도적 기반과 한국의 혁신 및 실행력은 상호보완적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판단입니다.

또한 일본은 초고령화, 저출산, 지역 소멸 등 한국이 마주한 구조적 문제를 먼저 겪고 있는 국가이기에 공동 해법을 설계할 토대가 이미 존재합니다. 정 책임심사역은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가 2016년부터 운영해 온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Asia Impact Nights)’를 통해 이러한 협력이 축적되어 왔음을 설명했습니다. 2024년에는 ‘코리아–재팬 전략적 임팩트 파트너십(Korea–Japan Strategic Impact Partnerships)’ 세션을 통해 논의를 본격화했으며, 현재 일본의 SIIF(Social Innovation and Investment Foundation)와 공동 개최를 추진하며 협력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나아가 그는 2026년 고베에서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를 공동 개최할 계획도 공유했습니다. 약 100명 규모의 리더 포럼을 통해 일본의 주류 금융 참여를 레버리지 삼아 한국 금융의 참여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동아시아 임팩트 투자 리더십을 형성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와, 한국이 아시아의 뉴욕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외형적 확장이 아니라 지방 균형발전과 같은 구조적 기반이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하며 발표를 마무리했습니다.


‘골든타임’을 기회로 바꾸려면?

패널 토론은 임팩트스퀘어 김소선 매니저가 진행을 맡았습니다. 그는 앞선 발제들의 공통된 진단을 바탕으로, 청중이 가장 궁금해할 질문인 “그렇다면 지금이 한-일 협력의 골든타임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졌습니다. 신중함과 검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본의 문화적 문법을 고려했을 때 이 골든타임에 대한 해석이 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랐습니다. 

2부 패널토의에서는 임팩트스퀘어 김소선 매니저가 모더레이터로 나서며 MYSC 김정태 대표와 임팩트스퀘어 정재원 책임매니저의 대담을 이끌었다. /사진=조태현 작가


정재원 책임은 정치·경제·산업 환경을 고려할 때 지금이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답했습니다. 국제적인 거래 환경 변화 속에서 한국과는 유례없이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으며, 양국의 강점과 단점이 상호보완적으로 맞물리기 때문입니다. 그는 일본 현장에서 체감한 경험을 덧붙이며, 일본이 생각보다 닫혀 있지 않고 서로를 협업 가능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음을 느꼈다고 전했습니다.

김정태 대표도 ‘골든타임’이라는 판단에 동의하며, 일본은 시차 부담 없이 실무 협업이 가능하다는 걸 상징적으로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답변을 이어가던 중 흥미로운 상황이 전개되기도 했는데요. SOVAC Salon 현장을 찾은, 일본 법인을 설립해 활동 중인 유디임팩트 우영승 본부장에게 마이크를 넘겨 추가 경험 공유를 청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일본 진출을 ‘한국의 것을 수출하는 방식’으로만 접근하면 장벽에 부딪힐 수 있으며, 일본의 언어와 문화 안에서 비즈니스를 재정의하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예컨대 일본 시장은 이미지보다 촘촘한 정보 제공 등 ‘맥락을 설명하는 방식’이 중요하고, 오프라인 비중이 큰 구조임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의사결정 과정이 길더라도 이는 단순 지연이 아닌 숙의의 과정임을 전제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본의 자본이 기다리는 키워드가 있는가?

이어진 질문에서 김정태 대표는 일본은 지역별 상황이 매우 다르기에 도쿄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지역 맥락에 맞춘 접근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일본 자본은 산업적 필요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므로, 시장 전체의 흐름보다는 특정 LP의 산업적 니즈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재원 책임 역시 일본이 겪는 사회문제와 산업의 취약성이 만나는 지점에 주목할 것을 권했습니다. 예를 들어 인력 부족이 심각한 일본 노동시장에 한국의 고도화된 센싱 기술이나 솔루션이 접목된다면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한국의 기술과 일본의 인프라가 결합해 일본에서 성공한 모델은 다시 글로벌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토론 후반부에는 한국식 ‘에자일’과 일본식 ‘신중함’의 접점을 찾는 법이 논의되었습니다. 김정태 대표는 상대의 공간을 바꾸려 하기보다 함께 가고자 하는 ‘새로운 공간’을 제시해 실험해보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고, 정재원 책임은 일본 역시 결정 이후의 전파 속도는 매우 빠르다는 점과 비영리적 해결 방식이 공존한다는 점 등 다양한 관점을 덧붙였습니다.

약 30분간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진출 방법론을 넘어 양국이 어떤 구조로 연결될 것인가에 대한 깊이 있는 질답이 오갔습니다. 연사들은 일본의 장기 자본 및 제도와 한국의 기술 및 실행력이 맞물리는 지금이 바로 협력의 적기라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문화적 문법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며, 한·일이 서로만 바라보기보다 제3의 무대에서 공동 프로젝트를 설계하는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진정으로 유의미한 한-일 협력을 기대하며

이날 현장에서 제시된 구체적인 다음 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일본의 도도부현별 수요를 전제로 한 지역 단위 접근이 필요합니다.
둘째, 한국의 기술을 일본의 인프라와 연결할 수 있는 
실증과 레퍼런스 설계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셋째, 개별 진출을 넘어 아시아 임팩트 블록을 작동시킬 
공동 투자 구조를 점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연사들은 일본 임팩트 생태계를 ‘같이 두드릴 팀’을 찾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기회 탐색을 위해 현장을 오가는 시점에서 함께 탐방하고 파트너십을 설계할 이들이 있다면 언제든 문을 열어두겠다는 제안이었습니다. 한·일 임팩트 협력의 논의가 담론을 넘어 실제 프로젝트와 자본 구조의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