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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on Interview] 임팩트 커리어가 ‘빛을 발하려면’ 무엇이 바뀌어야 할까

2026.01.27

상세정보

|  「서울숲 임팩트 밋업 X 미래청년일자리: 선 넘는 커리어!」 참여 연사의 SOVAC Salon 회고



지난 2025년 12월 18일, 헤이그라운드 브릭스 서울숲점에서 「서울숲 임팩트 밋업 X 미래청년일자리: 선 넘는 커리어!」가 열렸습니다. SOVAC 운영 사무국은 이 자리가 ‘정답을 안내하는 자리’라기 보다‘각자가 넘어야 할 선을 발견하도록 돕는 자리’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본 아티클은 임팩트 커리어를 둘러싼 막막함을 개인의 능력 부족으로 환원하지 않고, 경로·정보·조건이라는 생태계의 문제로 끌어올린 기록이기도 합니다.


그날의 발제와 대화를 따라가며, 임팩트 커리어가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확장되며, 무엇이 뒷받침되어야 오래 지속될 수 있는지를 차분히 기록해보고자 합니다. 

*상단에는 10문 10답을 간추린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보다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하단의 인터뷰 전문 확인해주세요. 본 아티클은 소셜임팩트뉴스와 함께 기획, 제작하였습니다. 


자유롭게 넘나들며, 서로의 길을 비추다

이번 서울숲 임팩트 밋업은 SOVAC Salon과 연계된 ‘살롱형 밋업’으로 진행됐습니다. 정해진 답을 전달하기보다, 질문을 중심에 두고 자유롭게 소통하는 이 형식은 연사와 참여자 모두에게 새로운 감각을 남겼습니다. 세 연사가 남긴 소회는, 그 감각이 어떻게 각자의 커리어와 맞닿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세 연사가 말하는 ‘선 넘는 커리어’의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개별의 이야기가 공감으로 확장되는 경험” : 무의 황시인

시인님은 임팩트 생태계에서 자신의 커리어 여정을 나누며, 발표를 듣는 자리에서 오히려 함께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궁금해졌던 순간을 떠올렸습니다. 각자의 고민은 매우 개별적이고 구체적이었지만, 밋업과 살롱이라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그 고민들은 서로의 이야기로 이어졌고, 어느새 보편적인 공감과 응원으로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시인님은 “서로 다른 자리에서 각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이 사회에 질문을 던지고 그것을 커리어로 풀어가고자 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닮아 있다는 깨달음도 남았습니다. 그는 이번 자리를 통해, 이 여정을 함께하는 생태계의 동료들이 더 많이 생기고, 더 오래 일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욱 분명해졌습니다”라고 회고했습니다.

“흩어져 있던 길이 하나의 서사가 된 시간” : 월간 옥이네 전 편집장 박누리

누리님은 그동안 기사를 쓴 이후 지역사회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리고 지면을 통한 ‘이슈 파이팅’의 한계를 늘 고민해왔다고 말합니다. 그 고민은 자연스럽게 기자로서 지면 바깥의 일을 모색하는 동력이 되었고, 공론장을 만들고, 캠페인을 기획하고, 함께 공부하는 자리를 여는 등 기자의 영역을 넘나드는 시도로 이어졌습니다.

“기자가 왜 저런 걸 해?”라는 낯선 시선을 받기도 하고, 지지 기반 없는 상태에서 일을 추진해야 했던 외로움도 따라다녔기에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고 이어온 일들은 크고 작은 지역사회의 변화로 연결됐고, 과거 의구심을 보이던 이들이 어느새 같은 길을 걷는 모습을 마주하기도 했습니다.

누리님에게 이번 밋업이 특별했던 이유는, 그동안 걸어온 길을 처음으로 ‘커리어’라는 언어로 정리해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그 이면에 어떤 맥락과 역사가 있었는지를 돌아보고, 그 이야기에 공감해 주는 사람들과 만난 경험은 흩어져 있던 활동들을 하나의 서사로 묶어주었습니다.

그는 “세상이 정해놓은 커리어의 틀에 갇히기보다, 애정이 깃든 현장이라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길 바란다”며, “언젠가 다시 만나 서로의 길을 확인하고, 또 각자의 현장으로 돌아가 길을 만들어가는 일이 인생에서 반복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개인의 선택이, 서로의 이야기로 확장되는 순간” :  베어베터 모민희

민희님은 연사로 참여하며, 그동안 개인적인 질문과 선택의 결과라고만 여겨왔던 과정들이 누군가에게는 비슷한 고민의 흔적으로 읽힐 수 있다는 점을 새삼 느꼈다고 전합니다. 커리어란 각자의 자리에서 출발하지만, 결국은 서로의 이야기에 기대어 확장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체감한 시간이었습니다.

민희님은 “이번 밋업이 자신에게도, 그리고 참여자들에게도 커리어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상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고 소회를 전했습니다. 


Q&A로 정리한 ‘선 넘는 커리어’ 10가지 질문

Q1. ‘임팩트 커리어’는 대체 뭐예요?

A. ‘직업’이라기보다, 각자가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사회로 이어지는 방식입니다. 황시인님은 이직의 방향보다는, 전공-시행착오-이동권-접근성으로 이어지는 질문의 확장으로 커리어를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모민희님은 한 문장으로 규정하기 어려운 모호함을, 박누리님은 직함의 경계를 넘어 기록-연결-책임을 이어온 서사를 말했습니다.

임팩트 커리어는 문제의식이 일로 연결되고 그 일이 다시 나를 확장시키는 진행형의 이야기였습니다. 마치 불연속처럼 보이는 선택들 사이를 잇는 공통점은 ‘무엇을 성취했나’가 아니라 ‘어떤 문제 앞에서 멈추지 않을 수 있는 용기’였습니다.


Q2. 왜 임팩트 커리어는 ‘정답이 없다’는 말을 자주 하나요?

A. 생태계 자체가 빠르게 변하고, 역할도 계속 재정의되기 때문입니다. 임팩트 영역은 성공 공식이 단단한 산업이 아닙니다. 역할이 유동적이기에 모호함은 성장의 공간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과부하와 소진의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박누리님의 번아웃 고백은 개인의 한계가 아니라, 역할 확장을 뒷받침할 시간·자원·회복 장치가 부족한 생태계의 현실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질문은 자연스럽게 ‘어떻게 해야 이 생태계에서 더 오래 일할까’ 쪽으로 무게를 옮겼지요.


Q3. 임팩트 커리어를 ‘시작’하기가 왜 이렇게 어렵죠?

A.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진입 경로’가 좁게 설계돼 있기 때문입니다. 모민희님은 ‘청년혁신활동가(당시 제도)’가 없었다면 임팩트 조직에서 일할 상상을 하기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임팩트 커리어는 ‘관심’만으로 시작되지 않으니까요.

그러니 앞으로는 임팩트 커리어의 시작을 개인의 용기나 결단에만 맡겨두지 않고, 더 다양한 배경과 질문을 가진 사람들이 유입되도록 나아가야 합니다. 이번 밋업은 바로 그 출발점에서, ‘임팩트 커리어를 언제/어떻게 시작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변을 개인의 몫이 아닌 구조의 질문으로 되돌려놓고자 한 시도였습니다.


Q4. 영리/비영리…어디로 가야 하나요?

A. ‘형태’보다 ‘문제 해결 방식’과 ‘가치의 흐름’을 봐야 합니다. 황시인님은 영리에서 비영리로 옮기며 수익 구조, 성과의 환류, 의사결정 방식에서 차이를 체감했지만, ‘어느 쪽이 더 낫다’는 결론을 내지는 않았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은 ‘어느 조직 소속인가’가 아니라 ‘이 일이 어떤 가치의 흐름 위에 놓여 있는가’라고 조언합니다. 따라서 영리/비영리는 목적지가 아니라 문제를 풀기 위한 도구이며, 선택의 기준은 언제나 문제의식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Q5. 도메인을 바꾸면 커리어가 끊기지 않나요?

A. ‘도메인(어떤 비즈니스가 전문적으로 다루는 특화된 지식 영역)’이 아니라 ‘본질 키워드’를 붙잡으면 계속 커리어를 이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모민희님은 홈리스에서 발달장애인 고용으로 옮기며 본인은 ‘‘사람’이 키워드인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겉으로 다른 문제처럼 보여도 ‘사람 중심·관계 설계·존중 구조’라는 본질로 이어졌습니다. 도메인 이동은 단절이 아니라 재배치일 수 있습니다. 핵심은 ▲문제의식의 축 ▲역량의 축 ▲가치의 축. 이 축이 정렬될수록 이동은 불안이 아니라 방향을 가진 확장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Q6. 임팩트 생태계에서 ‘강점’은 뭔가요?

A. 가장 강력한 역량은 ‘자신의 언어로 해석’하고 ‘연결하는 힘’입니다. 황시인님은 지금까지 낯선 문제를 배워 자기 언어로 풀어내며 사회와 조직 사이를 잇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임팩트 생태계에는 모든 걸 아는 사람보다 분절된 세계를 잇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역량이 개인의 센스로만 남지 않으려면 직무 설계에서 브릿지 역할을 명시하고, 성과·보상·성장 경로를 만들고, 신뢰·관계 같은 장기 성과를 인정하는 문화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Q7. ‘역할의 선을 넘는다’는 건 결국 무슨 뜻일까요?

A. 직함을 버리는 일이 아니라, 각자가 책임지는 세계의 반경을 넓히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이 역할만으로 이 사회 문제가 해결될까?’라는 의문을 종종 마주합니다. 박누리님은 기록에서 멈추지 않고 변화의 결과를 돌아보려 했고, 그 과정에서 프로그램 기획·공동체 조직·참여의 장 설계로 역할을 확장했습니다.

그의 이야기에 따르면 ‘선을 넘는다’는 것은 무리하게 일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역할을 다시 설계하고 책임의 범위를 확장하는 능력입니다. 커리어는 직함이 아니라 어떤 문제 앞에서 멈추지 않았는지로 기억됩니다.


Q8. 그런데 왜 다들 종종 번아웃에 빠지죠?

A. ‘좋은 일’이라는 도덕성이 과로를 정당화하는 구조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임팩트 영역의 책임감은 때로 개인의 헌신과 희생 위에 얹히고, 이런 경우 안타깝게도 커리어는 성장보다 소진으로 이어지곤 합니다. 

패널토크의 등장했던 “지칠 때 서로의 멱살을 잡자”(동료 안전망)와 “힘들면 미룰 수도 있어야 한다”(지속 가능한 속도)는 이들의 현실을 대변합니다. 그들이 실제로 어떤 힘으로 버티고 있는지도 설명합니다. 

번아웃은 때때로 현재 구조의 경고 메시지일지도 모릅니다. 이제 질문은 “이 일을 하는 사람이 내년에도 3년 뒤에도 남아 있을 수 있나”로 바꿀 때입니다. 오늘의 업무 설계와 조직의 선택이 지속가능성을 논할 수 있게 합니다.


Q9. 연사들은 왜 밋업에 참여하게 되었을까요?

A. ‘개인의 용기’만 요구하는 생태계를 넘어서, 누군가 앞서 지난 ‘경로’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세 연사의 이야기는 결국 “어떻게 오래 일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모였습니다. 이는 개인의 의지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입니다. 진입 경로, 첫 경험, 역할의 명료화, 핵심 역량의 가치화, 지속 가능한 속도가 갖춰질 때 임팩트 커리어는 산업의 흐름이 됩니다.

이번 밋업 경험을 통해 앞서 걸어온 사람들의 질문과 시행착오를 ‘경로’로 남겨, 다음 사람이 같은 지점에서 다시 망설이지 않도록 커리어 인프라를 축적해가려 합니다.


Q10. 그래서 앞으로 이 생태계는 어떻게 흘러가야 더 나아질까요?

A. ‘채용시장’이 아니라 ‘커리어 생태계’로 업그레이드 돼야 합니다.

    • 진입의 표준화: 직무 정의·요구 역량·성장 경로의 투명화, 초입을 키우는 인턴십/펠로우십/프로젝트형 채용 확대
    • 해석·연결 역량의 시장화: 커뮤니케이션·브릿지 역할의 가치와 보상 기준 확립
    • 지속가능성 중심 운영: 건강한 속도·마음 돌봄·회복탄력성을 ‘복지’가 아니라 ‘성과 조건’으로 전환
    • 정책과 민간의 연결: 제도를 ‘일자리 수치 아니라 ‘ 경험 인프라 설계민간 플랫폼/커뮤니티/미디어가 다음 단계로 이어지게 연결


각자의 길이, 생태계의 경로가 될 때

「선 넘는 커리어」는 특정한 정답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임팩트 커리어가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용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서로의 경험이 경로로 축적되고, 그 경로를 따라 다음 사람이 걸을 수 있는 생태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이번 밋업과 SOVAC Salon의 만남은, 그 경로를 함께 만들어가는 하나의 시도였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선을 넘으며 길을 내온 이야기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질문이 되고, 다음 선택의 참고선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인터뷰 전문]

Q1. ‘임팩트 커리어’는 대체 뭐예요?


A. ‘직업’이라기보다, 내가 던지는 질문이 사회로 이어지는 방식이에요.

무의 황시인님은 임팩트 커리어를 ‘어디로 이직했는지’에 집중하기 보다 자신의 질문이 ‘어떻게 확장됐는지’로 설명했습니다. 프랑스어 전공→교생실습→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이동권 조직(토도웍스)으로 들어간 뒤, 지금은 ‘접근성’ 전반으로 문제의 반경을 넓혔습니다.


베어베터 모민희님은 ‘내가 하는 일을 한 문장으로 말하기 어려운 모호함’을 임팩트 커리어의 특징으로 꼽았고, 월간 옥이네 전 편집장 박누리님은 ‘기자는 기사만 써야 한다’는 직함의 경계를 넘어 지역에서 기록-연결-책임을 이어가며 자신만의 커리어를 만들어왔습니다.


즉, 임팩트 커리어는 ‘정해진 직무 트랙’을 밟아가는 경로라기보다, 문제의식이 일로 연결되고, 그 일이 다시 나의 관점과 역할을 확장시키는 반복 과정에 가깝습니다. 이 과정에서 커리어는 선형적으로 상승하지도, 한 방향으로만 정리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질문이 깊어질수록 역할은 겹쳐지고, 설명은 어려워지며, 때로는 이전의 선택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묶이기까지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임팩트 커리어를 가진 사람들의 이력서는 종종 ‘비효율적으로’ 보입니다. 전공과 직무가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고, 분야가 바뀌거나 설명하기 어려운 경험들이 끼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 불연속처럼 보이던 선택들 사이에는 분명한 공통점이 드러납니다. 무엇을 성취했는가보다, 어떤 문제 앞에서 멈추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입니다.


임팩트 커리어란 결국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증명하는 이력이 아니라, “이 사회에서 어떤 질문을 끝까지 붙잡아 온 사람인가”를 보여주는 서사에 가깝습니다. 직무명이나 직함은 바뀔 수 있지만, 질문은 축적되고, 그 질문을 감당하는 방식이 곧 커리어의 결을 만듭니다. 그래서 임팩트 커리어는 완성된 정답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 쓰이고 있는 진행형의 이야기라고 부르는 편이 더 정확할지도 모릅니다.



Q2. 왜 임팩트 커리어는 ‘정답이 없다’는 말을 자주 하나요?


A. 생태계 자체가 빠르게 변하고, 역할도 계속 재정의되기 때문이에요.

임팩트 영역은 ‘정해진 성공 공식’이 강한 산업 생태계가 아닙니다. 오히려 각 조직이 해결하려는 문제가 제각각이고, 산업 구조도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역할이 유동적입니다.


모민희님은 “‘개발자’ 혹은 ‘마케터’처럼 하는 일에 대해 단번에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현실적인 고민으로 꺼내면서도, 그 모호함이 늘 자신을 깨어 있게 만든다”고 설명 했습니다. 정의되지 않은 영역에서 스스로를 계속 업데이트해야 하는 환경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지점이 강점인 동시에 때때로 함정이 되기도 합니다. 모호함은 성장의 공간이지만, 역할 과부하와 소진의 통로가 되기도 하니까요. 


박누리님의 번아웃 고백은 이 문제가 개인의 체력이나 의지의 한계가 아니라는 사실을 정면으로 보여줬습니다. 그는 지역에서 기자로 일하며 단순히 기사를 쓰는 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문제를 기록했고, 시간이 지난 뒤 그 문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다시 확인하려 했고, 기사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지점 앞에서는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공동체를 조직하고, 주민이 참여하는 장을 설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의 역할은 점점 넓어졌지만, 역할을 뒷받침할 시간과 자원, 회복의 장치는 충분히 따라오지 못했습니다.


결국 그는 극심한 과로와 건강 악화 속에서 일을 내려놓는 결정을 해야 했습니다. 이 선택은 ‘포기’라기보다,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은 구조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판단이었습니다. 박누리님의 경험은 임팩트 생태계에서 자주 반복되는 장면을 압축해 보여줍니다. 문제의식이 깊을수록, 책임을 끝까지 감당하려 할수록 개인의 소진이 빨라지는 구조. 그의 번아웃은 개인의 약함이 아니라, 열정과 헌신에만 기대어 굴러가 온 생태계의 한계를 드러내는 증거였습니다.


그래서 그의 다음 질문은 “무엇을 더 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더 오래 갈 수 있을까”로 옮겨갔습니다. 박누리님의 고백은 임팩트 커리어에서 번아웃을 ‘예외적 실패’가 아니라,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신호로 읽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Q3. 임팩트 커리어를 ‘시작’하기가 왜 이렇게 어렵죠?

A.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진입 경로’가 좁게 설계돼 있기 때문이에요.

모민희님은 임팩트 조직에서 첫 경험을 만든 계기로 ‘청년혁신활동가(당시 제도)’를 언급했습니다. 지금의 미래청년일자리와 닮은 제도가 없었다면, 임팩트 조직에서 일한다는 상상 자체가 어려웠다고요.

여기서 드러나는 핵심은 두 가지 입니다. 하나, 임팩트 커리어는 ‘관심’만으로 시작되지는 않는다는 점과, 또 하나는 ‘정보(어디서 구직?)’, ‘경험(처음엔 무엇부터?)’, ‘제도(첫 기회가 열리는 구조)’가 함께 있어야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이번 밋업을 ‘현장형 커리어 인프라’로 기획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임팩트 커리어를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은 이미 충분한 문제의식과 동기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어디에서, 어떻게, 누구와 함께 첫 경험으로 옮겨야 할지를 알기 어렵습니다. 관심은 개인 안에 쌓여 있지만, 그것이 행동으로 이어질 통로는 구조적으로 부족한 상태인 셈입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관심이 경험으로 전환되는 구체적인 접점입니다. 실제로 일하는 사람을 만나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자리, ‘나도 저기에서 시작해볼 수 있겠다’는 상상을 가능하게 하는 사례, 그리고 제도와 조직이 연결되는 명확한 경로 말입니다. 이런 접점이 있을 때, 임팩트 커리어는 더 이상 특별한 사람만의 선택지가 아니라, 현실적인 진로 중 하나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임팩트 커리어의 시작을 개인의 용기나 결단에만 맡겨두는 생태계에서는, 늘 같은 유형의 사람들만 반복해서 유입될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진입 경로가 넓어질수록, 더 다양한 배경과 질문을 가진 사람들이 유입되고, 그만큼 생태계의 문제 해결 방식도 풍부해집니다. 이번 밋업은 바로 그 출발점에서, ‘임팩트 커리어를 언제/어떻게 시작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변을 개인의 몫이 아닌 구조의 질문으로 되돌려놓고자 한 시도였습니다.


Q4. 영리/비영리…어디로 가야 하나요?

A. ‘형태’보다 ‘문제 해결 방식’과 ‘가치의 흐름’을 봐야 해요.

황시인님은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이 질문의 답변으로 현답을 내놓았습니다. 사실 본인도 소셜벤처(영리)에서 비영리로 옮길 때 ‘어차피 월급 받는 건 똑같지 않나’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직접 법인격이 다른 조직에서 일해보니 다음과 같은 차이가 분명했습니다. 영리에서는 수익 창출/배분이 명확하고, 비영리에서는 성과의 결과가 ‘내 조직의 이익’이 아니라 사회로 흘러가는 구조를 체감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조직 의사결정에서 구성원의 가치관과 마음을 묻는 방식이 비영리에서 더 두드러졌다는 점이 달랐던 거죠.

물론 차이점을 알게 된 지금이나, 그 차이를 잘 알지 못했던 과거나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황시인님의 경험이 보여준 것은, 조직의 형태가 커리어의 방향을 결정하기보다 내가 어떤 문제를 어떻게 풀고 싶은지에 대한 태도가 선택의 기준이 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같은 문제의식이라도 어떤 조직에서는 시장의 언어로, 어떤 조직에서는 공공성과 연대의 언어로 풀어갈 수 있고, 그 방식의 차이가 곧 일의 리듬과 책임의 범위를 달리 만듭니다.

그래서 임팩트 커리어에서 중요한 질문은 ‘어디 소속인가’가 아니라 ‘이 일이 어떤 가치의 흐름 위에 놓여 있는가’입니다. 각자의 노동이 만들어내는 성과가 어디로 흘러가고, 누구에게 어떤 변화를 남기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의 가치관이 존중받는 구조인지가 더 중요해집니다. 영리와 비영리는 목적지가 아니라 문제를 풀기 위한 서로 다른 도구일 뿐이며, 그 도구를 선택하는 기준은 언제나 문제의식에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임팩트 커리어는 하나의 형태에 정착하는 여정이 아니라, 문제를 중심에 두고 필요에 따라 형식을 유연하게 선택해 가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황시인님의 선택은 ‘비영리가 더 낫다’는 결론이 아니라, 커리어를 판단하는 기준을 조직의 간판이 아니라 문제와 가치의 흐름으로 옮겨야 한다는 제안으로 읽힙니다.


Q5. 도메인(분야)을 바꾸면 커리어가 끊기지 않나요?

A. ‘도메인’이 아니라 ‘본질 키워드’를 붙잡으면 계속 커리어를 이을 수 있어요.

모민희님은 홈리스 분야(빅이슈코리아)에서 발달장애인 고용(베어베터)으로 옮기며 두려움이 없었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사람’이 키워드인 일을 해야 하는구나”와 같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모민희님이 선택했던 홈리스와 발달장애라는 문제는 표면적으로 전혀 다른 영역처럼 보이지만, 사람을 중심에 두고 관계를 설계하고, 존중의 구조를 만드는 일이라는 본질에서는 이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이동은 새로운 출발이라기보다, 이미 쌓아온 질문과 감각이 다른 현장으로 옮겨간 과정에 가깝습니다. 이때 커리어를 잇는 힘은 ‘전문성의 깊이’만이 아니라, 문제를 대하는 태도와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나옵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임팩트 커리어에서의 이동은 단절이 아니라 재배치에 가깝습니다. 도메인이 바뀌는 순간 커리어가 끊길까 두려운 이유는, 우리가 여전히 커리어를 ‘분야 중심’으로 이해하도록 길들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작동하는 커리어의 실체는 훨씬 유동적입니다. 같은 역량과 가치가, 서로 다른 문제 영역에서 반복적으로 호출되며 축적됩니다.

임팩트 커리어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이 대목은 중요한 힌트를 줍니다. 다음 도메인을 고를 때 ‘이전 분야와 얼마나 비슷한가’를 묻기보다, ‘내가 반복해 온 질문이 이 문제에서도 유효한가’를 물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축을 의식적으로 붙잡을수록, 이동은 불안한 공백이 아니라 커리어의 반경을 넓히는 경험으로 전환됩니다. 임팩트 커리어에서 ‘선을 넘는 이동’이란, 결국 더 멀리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문제를 감당할 수 있는 자신으로 확장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문제의식의 축(사람/접근성/지역/돌봄/기후 등) ▲역량의 축(번역/기획/조직화/세일즈/운영 등) ▲가치의 축(존중/공존/책임/연대 등), 어떤 축을 가장 우선 순위에 두고 계신가요? 

이 세 가지 축 가운데 무엇을 가장 우선에 두고 있는지가 분명해질수록, 커리어의 이동은 흔들림이 아니라 방향을 가진 확장이 됩니다. 문제의식의 축은 내가 멈추지 않는 이유를, 역량의 축은 내가 작동하는 방식을, 가치의 축은 내가 오래 버틸 수 있는 조건을 설명합니다. 이 축들이 정렬된 상태에서의 이동은 단절이나 후퇴가 아니라, 같은 질문을 더 넓은 세계에서 감당할 수 있게 되는 커리어의 확장으로 이어집니다.


Q6. 임팩트 생태계에서 ‘강점’은 뭔가요?

A. 가장 강력한 역량은 ‘자신의 언어로 해석’하고 ‘연결하는 힘’이에요.

황시인님은 자신이 임팩트 영역의 전문가가 아니었지만, 낯선 문제를 배워가며 자기 언어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강점을 찾았습니다. 비장애인 마케터로서 장애 이동권 이슈를 이야기로 만들고, 조직과 사회의 사이를 잇는 역할을 해왔죠.

임팩트 생태계에는 ‘모든 걸 아는 전문가’보다, 분절된 세계를 연결하고 이해시키는 다음과 같은 사람이 필요합니다. ▲현장의 언어를 대중의 언어로 바꾸는 사람 ▲미션을 제품과 서비스로 번역하는 사람 ▲조직의 일을 사회적 의미로 설명해내는 사람 ▲‘좋은 의도’를 ‘지속 가능한 구조’로 연결하는 사람 그리고 그 연결은 개인의 재능만으로 되지 않습니다. 생태계는 이 역량이 제대로 값 매겨지고, 성장 경로가 만들어지는 구조를 가져야 합니다.

그래서 임팩트 생태계가 앞으로 설계해야 할 산업 구조는, 이 ‘번역과 연결’의 역량이 우연히 발견되는 재능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길러지고 축적되는 자산이 되도록 하는 방향이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이 역할은 종종 ‘부가 업무’나 ‘개인의 센스’로 취급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언어를 사회의 언어로 바꾸고, 미션을 실행 가능한 구조로 연결하는 일 없이는 어떤 임팩트도 확장되기 어렵습니다. 이 역량은 핵심 기능이지 보조 역할이 아닙니다.

이를 위해 산업은 몇 가지 전환이 필요합니다. 

첫째, 직무 설계 단계에서부터 자신의 언어로 풀어내는 능력을 점검하고, 연결하는 역할을 명시적으로 인정해야 합니다. 커뮤니케이션, 기획, 파트너십, 커뮤니티 운영처럼 분산돼 있던 기능을 ‘브릿지 역할’로 재정의하고, 성과 기준과 보상 체계에 반영해야 합니다. 

둘째, 이 역량이 커리어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성장 경로가 설계되어야 합니다. 현장 실무에서 쌓은 감각이 중간관리, 전략, 생태계 설계로 이어지는 경로가 열릴 때, 연결의 경험은 개인의 소모가 아니라 조직의 자산으로 축적됩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언어 재정의와 연결의 성과를 단기 지표만으로 평가하지 않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관계 형성, 신뢰 축적, 공감대 형성은 숫자로 즉시 드러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조직과 생태계의 확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입니다. 임팩트 생태계가 이 보이지 않는 성과를 감지하고 인정할 수 있을 때, ‘연결하는 사람들’은 오래 일할 수 있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임팩트 또한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산업의 흐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Q7. ‘역할의 선을 넘는다’는 건 결국 무슨 뜻일까요?

A. 직함을 버리는 일이 아니라, 내가 책임지는 세계의 반경을 넓히는 일입니다.

임팩트 영역의 일은 대개 비교적 명확한 역할에서 출발합니다. 누군가는 글을 쓰고, 누군가는 기획을 하고, 누군가는 운영하거나 연구합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일을 계속하다 보면, 이내 이런 질문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 역할만으로 이 사회 문제가 정말 해결될까?”

박누리님은 지역에서 일하며, 문제를 발굴하고 알리는 데서 멈추지 않고 시간이 지난 뒤 그 문제가 실제로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다시 돌아보는 책임을 느꼈다고 말합니다. 그 질문 앞에서 그는 자연스럽게 역할의 경계를 넘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일은 기자가 할 수 있는 일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기록공동체를 만들고,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장을 설계하는 일까지 이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변에서는 종종 “그건 기자의 역할이 아닌 것 같은데요?”라고 물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그는 스스로에게 다시 물었습니다.“이 직함이, 내가 해야 할 일을 제한하도록 둘 것인가?”

이 지점이 임팩트 커리어의 본질과 맞닿아 있습니다. 임팩트 커리어에서 ‘선을 넘는다’는 것이 직무를 무시하거나 전문성을 포기하는 일이 아닙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하다면, 역할을 다시 설계하고 책임의 범위를 확장하는 능력입니다.


임팩트 생태계에서 필요한 사람은 ‘내 일이 여기까지다’라고 선을 긋는 사람보다, ‘이 문제를 끝까지 보려면 무엇이 더 필요할까’를 묻는 사람입니다. 커리어는 더 이상 하나의 직함이나 직무명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대신 어떤 문제 앞에서 멈추지 않았는지, 어디까지 책임지려 했는지로 기억됩니다. 역할의 선을 넘는다는 것은 더 많은 일을 떠안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문제를 끝까지 바라보겠다는 태도를 선택하는 일입니다. 그 태도가 반복될 때, 커리어는 직함이 아니라 신뢰와 연결이 축적된 하나의 궤적으로 남게 됩니다.


Q8. 그런데 왜 다들 종종 번아웃에 빠지죠?

A. ‘좋은 일’이라는 도덕성이 과로를 정당화하는 구조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박누리님은 과로와 번아웃, 그리고 건강 악화 끝에 결국 일을 내려놓았습니다. 그의 선택은 개인의 체력 부족이나 마음가짐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이 경험은 임팩트 생태계가 아직 ‘오래 일할 수 있는 설계’를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임팩트 영역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은 문제의식이 깊고, 책임감이 강합니다. 문제가 눈앞에 보이기 시작하면, 역할의 선을 넘어서서라도 끝까지 감당하려는 태도를 갖게 됩니다. 하지만 그 책임이 개인의 헌신과 희생 위에만 놓일 때, 커리어는 어느 순간부터 성장의 궤적이 아니라 소진의 경로로 기울어집니다.

이날 패널토크에서 나온 두 문장은 그래서 함께 읽혀야 합니다.

“지칠 때 서로의 멱살을 잡자.” :  쓰러지지 않게 붙잡아 주는 동료라는 안전망
“힘들면 미룰 수도 있어야 한다.” : 무리하지 않고 계속 갈 수 있게 하는 지속 가능한 속도

임팩트 커리어는 혼자 버티는 능력으로 유지되지 않습니다. 서로를 붙잡아 주는 관계와, 잠시 멈춰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구조가 함께 있을 때에만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임팩트 커리어가 빛을 발하려면, 산업은 이제 지속가능성의 기술을 기본값으로 삼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생태계에는 최소한 다음과 같은 전환이 필요합니다.

▲역할이 끝없이 확장되지 않도록 과부하를 제어하는 직무 설계
▲성장·보상·휴식이 함께 고려되는 일의 리듬과 기준
▲정서적 소진을 예방하고, 신호를 조기에 감지하는 리더십과 조직 문화
▲단기 성과뿐 아니라, 얼마나 오래 일할 수 있는가를 묻는 평가 체계

번아웃은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구조가 보내는 경고입니다. 그 조직과 생태계는 이미 누군가의 소진을 전제로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경우는 아무리 의미 있는 커리어라도 오래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제 질문은 바뀌어야 합니다. ‘누가 더 오래 버틸 수 있는가’가 아니라, ‘이 일을 하는 사람이 내년에도, 3년 뒤에도 여기에 남아 있을 수 있는가’를 떠올려야 합니다. 임팩트 커리어의 지속가능성은 선언이 아니라, 오늘의 업무 설계와 조직의 선택 속에서 이미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Q9. 연사들은 왜 밋업에 참여하게 되었을까요?

A. ‘개인의 용기’만 요구하는 생태계를 넘어서, 누군가 앞서 지난 ‘경로’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SOVAC Salon이 이번 밋업을 통해 함께 확인하고 싶었던 것은 단순한 커리어 성공담이 아니었습니다. 세 연사의 이야기는 서로 달랐지만, 결국 한 질문으로 모였습니다.

“이 생태계에서 우리는 어떻게 ‘오래’ 일할 수 있을까?”

이 물음은 개인의 의지나 용기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구조와 환경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임팩트 커리어는 ‘좋은 사람’이 많아서 자라지 않습니다. 진입 경로, 첫 경험, 역할의 명료화, 번역 역량의 가치화, 지속가능한 속도가 갖춰질 때, 임팩트 커리어는 개인의 선택을 넘어 산업의 흐름이 됩니다. 이번 밋업은 그래서 ‘응원’만 남기는 자리가 아니라, 생태계가 어떤 방향으로 바뀌어야 하는지를 묻는 자리였습니다.

이번 밋업은 이미 앞서 그 길을 지나온 사람들의 질문과 시행착오를 하나의 ‘경로’로 남기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함께 만들었습니다. 누군가가 처음부터 모든 것을 감당하지 않아도 되도록, 다음 사람이 같은 지점에서 다시 망설이지 않아도 되도록, 커리어의 흔적을 축적하기 위해서요. 개인에게 ‘묵묵히 버티자’고 말하기보다, 버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SOVAC은 앞으로도 이러한 질문을 흩어지게 두지 않으려 합니다. 밋업과 콘텐츠, 조직과 제도를 잇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사람과 조직, 정책이 만나는 접점을 만들어가며, 임팩트 커리어가 특별한 결단이 아니라 현실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커리어 인프라를 차근차근 쌓아갈 계획입니다. 

이번 기획은 하나의 행사로 끝나는 답이 아니라, ‘그 다음 사람은 어디서 시작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남겨진 첫 번째 이정표에 가깝습니다.


Q10. (제언) 그래서 앞으로 이 생태계는 어떻게 흘러가야 ‘더 나아질까요?’

A. ‘채용시장’이 아니라 ‘커리어 생태계’로 업그레이드 돼야 합니다.

1. 진입의 표준화
- 임팩트 조직의 직무 정의, 요구 역량, 성장 경로가 더 투명해져야 합니다.
- ‘경력자’만 찾는 구조에서 벗어나 초입을 키우는 인턴십/펠로우십/프로젝트형 채용이 늘어야 합니다.

2. 번역·연결 역량의 시장화
- 임팩트 영역에서 반드시 필요한 ‘번역자’(콘텐츠, 커뮤니케이션, 브릿지 역할)의 가치를 제대로 책정해야 합니다.

3. 지속가능성 중심의 운영
- 과로에 기대는 조직은 결국 문제 해결도 지속되지 않습니다.
- 건강한 속도, 마음 돌봄, 팀의 회복탄력성이 ‘복지’가 아니라 ‘성과 조건’이 되야 합니다.

4. 정책과 민간의 연결
- 미래청년일자리 같은 제도는 단순 일자리 수치가 아니라, ‘커리어 첫 경험’의 인프라로 설계돼야 합니다.
- 민간 생태계(플랫폼/커뮤니티/미디어)가 그 경험이 ‘다음 단계’로 이어지도록 연결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