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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 SOCAP 리뷰_절벽에 선 임팩트 투자


  • 사회적 가치로의 거대한 변화에 대해 한국의 기업, 정부, 비영리는 위기감이 있는가?
  • 국내에서 ESG는 또 다른 임팩트 워싱의 서막인가? 임팩트 투자와의 시너지는 가능한가?
  • 우리를 바꿀 정책과 인센티브는? 그리고 그것을 주도할 도덕적 리더십은 있는가?



ESG, 임팩트 투자는 올해 특히 더 큰 변화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명백한 기회이자 동시에 절박한 위기이기도 합니다. 글로벌 리더인 로널드 코헨과 포드 재단의 대런 워커는 적극적인 변화를 주도하는 리더십의 부재를 중대한 문제로 손꼽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경제 생태계 내에서 활동하는 우리들에게, 또 개인으로서의 우리들에게 당장 취해야 할 행동을 제안합니다. SOCAP 2020 메인세션으로 진행된 두 리더의 대담을 살펴보고, 국내 사회적 경제 생태계의 현황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야기합니다.


임팩트스퀘어 도현명

timothydho@impactsquare.com




2020년 소캡(SOCAP)은 코로나19 시대에 맞게 조정된 여느 컨퍼런스와 같이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멋진 풍경 속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물론 가장 좋겠지만, 기왕 이렇게 된 상황에서 그간 다 모으지 못했던 사람들이 모두 참여하도록 하겠다는 ‘더 큰 천막 Bigger Tent ’ 컨셉을 제시했고 올해도 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본래도 수많은 세션이 열리지만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더 다양한 세션들이 제공되었습니다. 그 중 단연코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세션을 꼽으라면 두명의 거두인 로날드 코헨 경 Sir Ronald Cohen 과 대런 워커 Darren Walker 의 대담이었습니다. 로날드 코헨은 임팩트 금융 국제기구인 GSG의 의장이자, 임팩트 투자 영역의 대표적 리더로 손꼽히는 인물입니다. 대런 워커는 자산규모 미국 2위의 공익 재단인 포드 재단의 CEO로, 자선 재단의 임팩트 투자 접근을 진두지휘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세션 이름은 절벽에 선 임팩트 투자 Impact Investing on the Precipice 입니다. 여기에서 절벽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회에 존재하는 자본주의에 대한 것이며, 또 사회 그 자체에 대한 위기감을 뜻하는 것입니다.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살펴보겠습니다.



Impact Investing on the Precipice : 두 리더의 솔직한 대담


이들은 먼저, 기업이 오직 이윤 Profit alone 만을 추구하는 것이 오늘날 큰 문제를 만든 핵심 요인이라고 지적합니다. 몇몇이 이익을 얻기 위해 사회와 환경을 희생시켰는데, 이를 복구하고 대가를 치르기 위해 우리 모두가 세금을 내고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는 불공평도 역설합니다.


리더십의 공백

연사들은 도덕적인 리더의 부재를 언급합니다. 이는 정부의 리더이기도 하고, 기업의 리더이기도 합니다. 도덕적 리더십의 부재는 변화를 촉발할 정책이나 인센티브를 적절히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때는 아직 미국 대선이 치러지지 않은 시기이기에 (사회적 가치에 우호적인) 바이든이 당선 된 뒤에도 연사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집니다만, 연사들은 정부의 리더십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못박습니다. “밀턴 프리드먼의 이데올로기” 즉 회사의 목적이 이윤이라는 이데올로기적 프레임워크가 비즈니스 스쿨에 의해 CEO 세대에 깃들어 있다고 현재 기업들의 상황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합니다. 여전히 기업의 리더들은 단기 재무 성과로 평가받고 임기 내에 성과를 내야하기 때문에 능동적으로 변화를 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기업 이익에 대한 단기적 사고가 변화를 가로막는 상황에서, 실제로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정책과 인센티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합니다. 


자본주의의 재정립과 새로운 투명성

연사들은 기존 시스템을 조금씩 개선하는 정도의 접근을 넘어, 자본주의 재정립의 필요성을 이야기합니다. 기업의 사회적, 환경적 영향을 측정해서 그것을 성과 정보로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대표적인 논의입니다. 측정 가능한 임팩트, 투명성을 가진 임팩트가 주류 경제의 한복판으로 연결되는 것이지요. 이런 상황은 절벽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넘어가는 문턱이기도 합니다. 


“I actually think we're on the threshold now of a new frontier for society and capitalism which will come from this new impact transparency.” – 로널드 코헨


모두가 인식하다시피, 지금의 이런 변화는 피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닙니다. 특히 각국의 정부와 기업들은 이미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로널드 코헨은 낙관할 수 있는 예시로 그가 참여하고 있는 Impact Weighted Accounts Initiative를 소개합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주도하는 이 이니셔티브는 회사의 재무와 더불어 사회 및 환경 임팩트를 반영한 회계 보고 체계를 만들고 있고, 현재까지 1,800개 이상의 회사를 분석했습니다. 이들이 발견한 나쁜 소식은, 1,800개 기업 중 250개 기업이 그들이 창출하는 이익보다 더 많은 환경 피해를 만들고 있고, 600개의 기업이 이익과 비슷한 규모의 환경 피해를 만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좋은 뉴스도 발견했습니다. 환경에 더 많은 피해를 입히는 기업이 주식 시장에서 가치가 낮게 반영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투자자와 소비자는 벌써 이를 기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최근 ESG 투자의 성장을 잘 설명하는 단초입니다.


ESG 투자가 성장하고 바뀌기 시작한 것의 영향은 큽니다. 실제로 전 세계 모든 관리 자산의 1/3 이상이 이미 사회적 ∙ 환경적 영향을 미치기 위해 투자되고 있습니다. 이미 3경원, 크게 보면 4경원을 넘었다고 합니다. 금융이 바뀌면 생각보다 기업이 많이 바뀝니다. 과거의 비영리 조직 정도로는 꿈쩍도 안했던 기업이 그들을 둘러싼 투자자, 소비자, 정부가 바뀌기 시작하면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로날드 코헨은 해당 세션의 며칠 전 있었던 P&G의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산림 벌채를 반대하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고 말합니다. 이제 이것이 현실입니다. 아마존이 RE100에 참여한 것은 제프 베조스의 뛰어난 도덕성이나 리더십이 때문이 아니라 수 천명의 노조원이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전력의 올해 실적은 과거 수년에 비해 좋아졌지만, 동남아시아 석탄 관련 투자를 집행하면서 블랙록에서 해명을 요구받았고, APG의 주식 매각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행동 촉구

마지막에 두 명의 연사가 행동을 촉구하는 말도 아주 강하고 명료합니다. 



먼저 생태계에 있는 이들에게는, 기업의 사회적, 환경적 영향을 측정하기 위한 프레임워크에 대한 합의 구축을 촉구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기업들은 좋은 ESG 등급을 주는 컨설턴트와 프레임워크 쇼핑에만 몰두할 것이라는 솔직한 경고를 보냅니다. 대중이자 주주인 우리에게는, 기업이 분기별 이익이 아니라 미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행동을 장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나아가 개인으로서 우리는, 우리가 존중하는 회사에서만 일하고 또 그들 회사의 물건만을 구매해야한다고 촉구합니다. 



2020년 현재 한국의 상황과 현실


한국은 아쉽게도 이 정도의 변화에 서있지는 않습니다. 임팩트 투자를 절벽에 선 마음처럼 하고 있지도 못합니다. 그저 투자 컨셉이나 방법론의 일종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임팩트 펀드 중 상당수가 일반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으로 간다는 비판이 많고, 새롭게 생겨난 ESG 펀드도 결국 구성은 기존의 펀드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되고 있습니다. 위기와 기회로 절박하지 않습니다.


요즘 글로벌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는 화두 중 하나가 바로 임팩트 워싱입니다. 투자나 자금을 확보할 때에만 임팩트에 대한 의지를 드러낼 뿐, 실제로는 이를 지속하지도, 만들어내지도 않는 기업이나 프로젝트에 대한 경계가 그것입니다. ESG는 다른 의미로 임팩트 워싱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두 화자가 경계한 ESG 프레임워크 쇼핑의 조짐은 이미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습니다. ESG는 결국 투자와 금융 맥락에서 기인함에도, 어제까지 분명 투자와 관련이 없던 “사회적 가치” 행사가 오늘 “ESG” 행사라는 새 타이틀을 걸치고 나타납니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다들 홍보에만 여념이 없습니다. 이렇게 흘러가고 없어지는 잠깐의 유행이라고 생각되는 것일까요? 어떤 기업들은 이미 연락이 와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SDGs 색을 알록달록 칠했던 것처럼 ESG 카테고리를 반영해달라는 요청을 합니다. 전략과 활동은 바뀐 것이 없는데 말입니다. 대런 워커가 지적했듯이 우리나라도 리더십 이슈가 기업에서 강하게 나타납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임원들의 임기가 짧기 때문에 대부분 단기 실적에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CSV 컨설팅을 여러 차례 해봐도, 아이디어가 없어서 사업이 추진되지 못한 적은 없습니다. 사업이 추진되지못한 이유의 대부분이 CSV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긴 타임라인을 감당하고 의사결정 하기 어렵기 때문이었습니다. 실행된 CSV 전략은 대부분 기업 최고위 리더의 의지와 참여가 있을 때에만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방치했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은 또 다른 의미로 절벽 앞에 서있습니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전세계 소비와 통상이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마치 산업혁명 뒤에, 그리고 세계전쟁 뒤에 경제적으로도 철학적으로도 위기가 찾아왔듯이, 코로나19 이후 기후변화와 같은 거대한 담론에 맞서야 하는 우리는 지금 거대한 리더십의 공백에 처해있습니다. 앞서 두 연사가 말한 것처럼 “기업 이익에 대한 단기적 사고가 변화를 가로막는 상황에서, 실제로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정책과 인센티브에 대한 고민”이 절실합니다. 최근 정부는 K-ESG를 만들고 포상도 한다고 합니다. 세금과 정책자금은 제대로 된 것은 칭찬하고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가이드하는데 사용되어야 합니다.



희망의 동력


우리가 가질 수 있는 희망의 동력 중 하나는 ESG와 임팩트 투자의 시너지입니다. 한국은 글로벌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견고한 사회적 경제 생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사회문제에 확고부동한 진정성을 가진 수많은 괴짜 nerd 들이 밤을 지새며 스타트업으로, 비영리로, 협동조합으로 사업을 꽃피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진정성에 부응하는 투자자와 정부 그리고 기업의 노력으로 임팩트 투자 생태계는 무르익기 시작했습니다. ESG에 대응하는 글로벌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은 임팩트 투자 자체를 하나의 능동적인 기회 창출 방안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국내에 ESG가 정상적으로 안착한다면, 이 두가지 접근이 적극적인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구조는 충분히 상상 가능하고, 실현 가능합니다. 


또 하나의 희망은 두 연사도 언급한 젊은 세대에 있습니다. MZ세대의 가치 소비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사실 아직까지 현장에서는 이를 체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 투자결정권을 가진 주주로 거듭나기까지 불과 몇 년이 남지 않았습니다. 로널드 코헨은 세션 말미에 이런 이야기를 남깁니다. “좋은 일을 하는 회사의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고 믿고, 좋은 사회를 달성하는 회사에 에너지를 투입하고 싶어하는 젊은 세대들이 있습니다. 이들에 의해 미래의 유니콘은 10억 달러의 가치가 있는 벤처가 아니라 10억 명의 삶을 개선하는 벤처가 될 것입니다.” 



마치며


본래 Impact Investing on the Precipice 이라는 세션 제목은, 지금 세계가 경각에 서있다는 표현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Investing on 을 “투자하다”로 번역하면 “절벽에 투자하자”는 의미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기회로 바꿔야 합니다. 절벽 곧 위기에 투자해서 기회로 바꾸어 나가기를 희망하는 마음으로 다음 이야기를 논의하고 싶습니다.


1. ESG가 임팩트 투자와 연결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오히려 ESG로 임팩트 투자가 대체될까요?
2. 우리나라에서 기업/정부/소셜 벤처 및 사회적 기업/비영리 중 어디가 가장 사회적 가치로의 변화에 뒤쳐져 있을까요? 어떤 부분이 그러한가요?
3. 국내는 사회 변화에 대한 위기감이 없다고 보시나요? 아니면 위기감은 있는데 뭔가 다른 장벽이 막고 있는 것일까요?
4. 한국의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정책과 인센티브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 리더십은 어떻게 생겨날까요?




함께 볼만한 SOCAP 세션


Entrepreneurs: Reshaping Capitalism to Drive Real Change with Sir Ronald Cohen (링크)

SOCAP 메인세션 이전에 진행된 대담으로, 로널드 코헨이 메인세션에서의 의견을 좀 더 사회적 기업가 관점에서 긴 시간 논의를 진행합니다. 

Sir Ronald Cohen, GSG 의장

Cedric Chavez, Feed(푸드뱅크앱) 설립자 

Bobby Parmar, UVA Darden School of Business 교수

 

The Developing Nation as a Social Entrepreneurial State (링크)

Durreen Shahnaz, Impact Investment Exchange (IIX) 설립자/CEO

Jed Emerson, Blended Value Group 설립자

Kojo Parris, Centre for African Social Entrepreneurship (CASE) 교수

luciano Balbo, Oltre Venture 의장

 

Building Trust in the Impact Label (링크

Andrew Lee, UBS 글로벌 임팩트 투자 책임

Elizabeth Boggs-Davidsen, UNDP 디렉터

Ommeed Sathe, Prudential Financial 임팩트투자 총괄

Bart Houlahan, B-Lab 공동창립자

 

The CSO-CFO-IR Connection in Practice: Case Studies of Productive Multicapital Collaboration (링크)

Kathleen McLaughlin , Walmart 최고 지속 가능성 책임자 및 Walmart 재단 회장

Suzanne Fallender ,인텔 글로벌 기업 책임 사무소 책임자

John Hanselman, Vanguard Renewables (미국 최대의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업체) CEO 

Scott Broomfield, Sustainable Brands C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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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문가기고] SOCAP 리뷰_절벽에 선 임팩트 투자 등록일 2020.12.23
카테고리

금융/투자

출처 SOVAC
유형 Article
해시태그

#임팩트투자 #SOCAP #임팩트스퀘어 #도현명 #K-ESG #지속가능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