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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읽기] 『인디아더존스』를 통해 생각해본 다양성의 미래

글로벌 기업의 화두 중 하나는 DE&I(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입니다. 

이 가치를 비즈니스 전반에 반영하려는 브랜드와 기업이 증가하고 있으며, DE&I에 초점을 둔 ESG 경영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DE&I 중심으로 기업 문화를 개선할 경우 포용적인 환경을 만드는 비재무적 성과뿐만 아니라 재무적 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죠. 실제로 올해 칸 광고제(2023 Cannes Lions)에서는 그동안 강조해왔던 지속가능성과 다양성의 영역을 더욱 확장해 완성된 광고뿐만 아니라, 광고를 제작하는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과 팀 구성원의 다양성을 고려하는 등 모든 작품에 새로운 평가 기준을 적용하기도 했습니다.

국제사회가 2016년부터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한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슬로건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것(Leave no one behind)'은 DE&I의 가치를 강조한 것입니다. 이제 다양성은 우리 사회의 생존 열쇠가 되어버렸습니다. 도서 『인디아더존스(In The Other Zones) : 우리는 왜 차이를 차별하는가』를 통해 다양성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원인과 해결 방안을 고민해 봅니다.
※이 콘텐츠는 도서 『인디아더존스(In The Other Zones) : 우리는 왜 차이를 차별하는가』의 주요 내용을 재구성하여 제작했습니다.



"차이(Difference)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다만 그 차이에 인간이 의도적으로 위계(Hierarchy)를 부여하는 것이 문제다. 인간이 자연과 사회에 태생적으로 존재하는 차이에 의도적으로 위계를 부여하는 순간 차이가 차별을 넣고, 불공정과 불합리함이 발생하고, 폭력과 학대로 이어질 위험성이 생겨난다. 위계는 우와 열을 정하고 그에 따라 줄 세우기를 하는 것이다." - 도서 <인디아더존스(In The Other Zones)> 중에서


생존을 위해 ‘다양성이 필수인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차이’를 받아들이고 공존하며 나아가야 할까요? 먼저 인류를 인종으로 분류하고, 규정짓고, 위계를 부여하는 ‘인종 차별’이 생겨난 이유부터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Lecture01 >

인종 신화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인종이라는 개념은 인류가 인간의 다양성을 탐구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일 뿐입니다. 이 개념이 본격화한 것은 근대 유럽 국가가 먼바다와 다른 대륙으로 진출하기 시작한 15세기 말 이후 펼쳐진 신항로 개척 시대부터입니다. 유럽인은 먼 항해 끝에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그리고 아시아에서 만난 자신과 너무도 다르게 생긴 사람들을 타자화하고, 그들을 자신과 전혀 다른 사람, 다른 인종으로 규정하며 전형적인 이미지를 부여했습니다. 이렇듯 인종과 인종주의는 유럽인이 신항로 개척을 명목으로 다른 대륙에 진출하고, 침략하고 약탈하는 과정에 만들어진 근대의 발명품일 뿐입니다. 이것이 바로 인류 역사 속에서 ‘차이’가 ‘차별’을 낳고, 그 차별이 불공정과 불합리함을 낳았을 뿐 아니라 폭압적으로 변질해 간 연원입니다.



<우리 사회의 인종주의와 낙인>을 주제로 한 대담 중

경기대학교 범죄교정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다양성의 시대에는 나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한 현안이자 목표일 수밖에 없는데, 이와 관련해 혜안을 제시해줄 수 있을까요?

경희대학교 글로컬역사문화연구소 염운옥 학술연구교수

많은 이들이 '다른 사람과 공존하는 것이 나에게 이익이 된다', '공존이 나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고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준다'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이끌어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 Lecture 02 >

다양성의 시대 어떻게 살아남을까


태곳적부터 인류는 끊임없이 어딘가로 이동하며 생활해 왔습니다. 그리고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간 인류는 필연적으로 ‘다양성’을 만들어냈습니다. 2020년 국제이주보고서에 따르면 30년 동안 전 세계 인구는 25억 명 증가했고, 자신이 태어나지 않은 다른 곳에 살고 있는 사람 수도 1억 3,100만 명이나 늘었습니다. 세계 인구가 늘어난 만큼 다른 곳으로 이주해 생활하는 사람의 수도 늘어난 셈입니다. 지난 30년간 전 지구적으로 다양성이 그만큼 커져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가 간 문화 동질성과 동시간성이 확대되면서,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이 다양성의 확산을 수용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결국 미래 사회 핵심 역량은 다양성을 얼마나 체득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가 될 것입니다.


<생존의 필수조건: 다양성>을 주제로 한 대담 중

서울대학교 인구정책연구센터장&보건대학원 조영태 교수

한국에서도 BLM[Black Lives Matter,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대한 경찰의 잔인함에 따른 사고에 대항하는 비폭력 내지 폭력적 시민불족종을 옹호하는 움직임] 운동이 일어난 적이 있었어요. 대학로에서였을 거에요. 그때 기성세대 중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었죠. "너희들이 도대체 미국 흑인과 무슨 관련이 있다고 이런 일을 벌이냐? 라고. 그런데 이 친구들은 기성새대와 달리 흑인의 삶과 죽음에 공감됐나 봐요. 그리고 그 운동이 SNS를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되었죠. 전 세계 Z세대가 사회의 다양성을 인지하고 함께 공감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이런 현상을 지켜보면서 저는 다양성과 관련해 어려서부터 많은 경험을 해온 '젊은 세대가 다양성 지수와 공감 지수 측면에서 기성세대보다 훨씬 높구나'라고 느꼈습니다."


가천대학교 창업대학 장대익 석좌교수

'강아지 키우는 일'을 예로 들어 생각해보면 전혀 다른 관점이 생길 수 있거든요. 많은 사람이 모인 장소에서 '강아지 키우는 분들 손 좀 들어보세요'라고 한 다음, 손을 든 사람 중 두 사람을 지목해서 대화하게 하는 거에요. 그러면 처음 만난 두 사람이 즐겁게, 열정적으로 강아지 얘기를 한단 말이죠. 바로 이 지점에서 '공통의 경험'이 생기고 공감대가 형성되는 거예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이런 공통의 긍정적인 경험을 하는 것이 다양성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Lecture 03 >

다양성과 공감의 상관관계


공감은 다양성의 가장 중요한 심리 엔진입니다. 인류는 공감의 반경을 점점 확장하는 방향으로 꾸준히 진화해 왔습니다. 자기 자신에서 가족으로, 또 부족에 이어 민족, 국가로, 그리고 모든 인간으로 공감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데요. 더 나아가서는 생명체 전체에 대한 공감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이를 공감의 원심력이라 부르겠습니다. 공감의 원심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그 사회의 가치는 다양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구심력이 커지면 다양성이 증대하지 못합니다. 우리 사회는 개인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지속해서 억눌러왔으며, 지금도 여전히 그런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끝없는 경쟁으로 인해 가치가 일원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공감의 구심력에 강력한 영향을 받는 상태로 다양성 지수가 낮을 수밖에 없는 환경인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쟁적'이라고 느끼지 않게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생존의 필수조건: 다양성>을 주제로 한 대담 중

서울대학교 인구정책연구센터장&보건대학원 조영태 교수

향후 세계는 과거보다는 더욱 다른 사람을 포용하고 다양성을 높이는 일이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점에 대해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가천대학교 창업대학 장대익 석좌교수

오늘날 우리 사회는 글로벌 세계에 속해 있습니다. 다른 사람과 잘 어우러지고, 활발히 교류하고, 원활히 소통할 줄 아는 사람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세상인 겁니다. 이런 사회, 이런 세상에서 잘 살아가려면,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해 그야말로 생존하려면, 공감력을 키우는 것, 즉 '다른 사람의 입장과 관점에서 생각할 줄 아는 능력'이 필수 요소일 수밖에 없습니다.



< Lecture 04 >

미디어는 어떻게 다양성을 저해할까


현대 사회는 수많은 플랫폼과 채널로 넘쳐나는 미디어 포화의 시대입니다. 미디어가 잘못된 방식으로 작동하면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 이분법적이고 갈등 지향적인 미디어 담론은 다양성 자체를 불편한 갈등을 만들어내는 원인인 것처럼 여겨지게 만듭니다. 선택성과 능동성이 높아진 디지털 공간도 오히려 편향된 정보에만 주목하도록 해 경험의 개발성과 다양성을 저해하는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디어는 무엇보다 일부가 아닌 사회 전체를 반영하는 이야기를 전달해야 하며, 다양성이 갈증과 소모적인 비용을 발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조명해야 합니다. 미디어를 통해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제도와 문화가 정착된다면, 다양성을 인정하고 가치에 공감하는 사회 구성원도 늘어갈 것입니다.




< Lecture 05 >

신은 왜 인간에게 혐오를 가르쳤나


거룩함과 속됨, 정결함과 불결함은 감정과 종교적 규율 속에서 강화되어 개인과 사회를 강력하게 통제합니다. 이것이 바로 종교에서 혐오가 탄생하고 발전하는 기원이자 원리입니다. 문명의 발달은 전 지구를 일일생활권으로 바꿔 놓았습니다. 그 덕분에 오랫동안 일부 국가나 사회에 속한 사람들에게 신성하고 절대적이라고 믿어져 온 것이 사실은 상대적이고 특수하며, 역사의 산물이라는 점이 명백히 알려졌습니다. 지금 이곳에서 신성한 것이 다른 곳에서는 역겨운 것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발각’된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특정 지역, 특정 생활 문화권에서 생성되고 발전해 온 ‘신성함’은 보편적이지도 절대적이지도 않습니다. '틀리지' 않고 '다른' 것이 존재하며, 당연한 것은 당연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것은 자연스럽지 않게 됐습니다. 가장 거룩한 것이 가장 심각하게 타락할 수 있고, 가장 큰 사랑이 가장 무시무시한 혐오를 불러올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혐오와 두려움의 경계를 넘어섰을 때야말로 위대한 사랑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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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행복읽기] 『인디아더존스』를 통해 생각해본 다양성의 미래 등록일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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