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그룹이 주관하는 국내 최대 Social Value 축제 ‘SOVAC(Social Value Connect)’이 사회적기업 생태계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현재 국내 사회적기업은 ‘저수익성’, ‘저생산성’, ‘저자립도’라는 3저(低) 문제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데, 과연 이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요? 3인의 사회적기업 전문가 그리고 SE 창업가이자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와 함께 사회적기업 생태계의 성장을 위한 해법을 알아보았습니다. |
25년째 3저(低) 문제를 안고 있는 사회적기업 생태계
그린스완(Green Swan)은 ‘예상치 못한 위험’을 가리키는 블랙스완(The Black Swan)을 변형한 말로,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 위기를 뜻합니다. 존 엘킹턴(John Elkington) 교수의 동명의 책 <그린스완>에서 현존하는 사회 문제를 ‘사악한 문제(Wicked Problem)’로 표현했는데, 현재 인류가 봉착한 ESG 문제가 바로 사악한 문제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는 누가 해결해야 할까요? 정부와 기업도 노력해야 하지만, 더 많은 사회적기업이 힘을 보탤 때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에서 사회적기업 생태계가 시작된 지 약 25년이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양적 팽창을 했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저수익성, 저생산성, 저자립도의 3저(低) 문제입니다.
왜 국내 사회적기업 생태계는 많은 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다양한 사회적기업의 필요성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 돕기와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21세기의 사회적기업은 창의적인 생각과 기술로 어떻게 사업화해서 인류를 도울지 고민합니다. 따라서 더 다양한 사회적기업이 생겨나야 더 많은 사회 문제 해결과 사회적 가치 실현이 가능할 것입니다.
#사회적기업 생태계 확대를 위한 민간과 공공의 노력
다행히 기업들의 사회적기업 생태계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SK E&S의 경우 자발적인 상생협력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소셜 이노베이터(Social Innovator)가 모여 지역의 사회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창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 혁신 생태계 구축을 지원 중입니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도 사회적 경제 지원 사업을 꾸준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경제 혁신과 사회 발전을 위한 솔루션을 국민 스스로 찾아보자는 취지로 국민들의 아이디어가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를 시행 중입니다. 이처럼 사회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사회적기업 활성화 노력이 모여서 2022년 현재 우리나라는 사회적기업 3,000개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평가 기준과 인센티브의 필요성
한국의 사회적기업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지난 10년 동안 무려 5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양적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사회적기업의 메카 영국과 비교하면 수익성, 생산성, 자립도가 매우 낮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정부의 재정 지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입니다. 현재 고용노동부의 인증을 받으면 3~4년간 큰 어려움 없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명확한 평가 기준과 잘할 수 있는 기업이 더 잘할 수 있게 하는 인센티브가 필요합니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면 그곳에 투자자들이 모일 것이고, 그러다 보면 민간 부분에서 활발한 투자가 진행될 것입니다. 그럼 사회적기업은 당연히 더 많은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선순환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글로벌 임팩트 투자 동향
임팩트 투자란 재무적 수익 추구와 함께 사회적, 환경적 문제의 해결을 추구하는 투자 방법입니다. 글로벌 임팩트 투자 시장은 요즘 직업, 소비, 투자가 나의 정체성을 드러낸다고 믿는 밀레니얼 세대가 주요 세력으로 부상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윤리적이고 가치 있는 곳에 소비하고자 하며, 투자의 수익뿐만 아니라 그 돈의 책임성과 투명성까지 확인하고자 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국내 사회적경제의 성장과 임팩트 투자 동향
국내의 경우 사회적경제 생태계의 성장과 함께 임팩트 투자가 활발해졌습니다. 고용노동부는 2011년부터 사회적기업 투자 펀드를 조성했으며, 2017년 전후로 정부의 자금이 임팩트 투자 시장에 크게 유입됐습니다. 또한 임팩트 보증 등 다양한 자금 정책이 등장하면서 전체적인 임팩트 투자 시장이 확장됐습니다.
이렇게 양적인 성장이 일어나면서 질적으로도 작은 변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업을 통해 이 사회에 큰 변화를 이끌어내고 위대한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로 사회적기업을 선택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의미 있는 변화가 일기 시작했습니다.
#ESG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사회적기업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이미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그것을 모니터링하고, 대외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해 노력했던 사회적기업들은 투자자들과 소비자들에게 선택받는 시간이 올 것입니다.
임팩트 투자사들은 어떻게 하면 재무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잘 연동해낼 수 있는지, 그것들을 모니터링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지표로 봐야 할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계속해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지에 대한 준비와 고민을 계속 해왔습니다.
사회적기업과 소셜 벤처들이 자본 시장과 ESG라는 거대한 금융의 흐름 속에서 더 성장해나가고 싶을 때 임팩트 투자사들이 기여할 것입니다.
#사회적 가치 측정 보상 시스템, 사회성과인센티브(SPC)
2007년 국내 사회적기업 수는 55개였으나, 2015년 1,506개로 급증했습니다. 그리고 그해에 우리그룹은 사회성과인센티브(Social Progress Credit, 이하 SPC)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SPC는 사회적기업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사회적기업이 해결한 사회 성과를 화폐가치로 측정해 보상하는 제도입니다. 2022년 현재 총 326개의 사회적기업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2021년까지 SPC를 통해 총 288개의 사회적기업에 456억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했습니다.
#측정과 보상, 왜 필요한가?
사회적기업의 성과를 위해서는 측정과 보상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측정이 중요한 이유는 사회적 성과를 측정해야만 그 기업이 어떤 일을 하는지 가치를 제대로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만드는 가치는 돈만 있지 않습니다. 돈이 아닌 비재무적인 성과도 충분히 검토해야 합니다.
또한 획일적인 방식의 인센티브는 안 됩니다. 현재 대부분의 지원금이 단순하고 획일적인 방식을 따릅니다. 하지만 SPC는 측정된 사회 성과에 맞춰 비례적으로 지급합니다. 일률적으로 지원금을 나누는 것보다 성과에 따라 비례적이고 자율적인 보상을 할 때, 더 효과가 있습니다.
만약 국가 차원의 지원 제도들이 SPC처럼 성과 측정에 기반하고 비례 보상 방식으로 전환한다면 사회적기업들의 가치는 더 정확하게 인정되고, 그들의 혁신에 더 큰 동기 부여가 될 것입니다. 또한 사회적기업이 가진 3가지 문제인 저수익성, 저생산성, 저자립도 역시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