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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 임팩트 카테고리킹의 시대: 임팩트가 카테고리를 리드한다

프로필 이미지 김*헌(ia**********)

2021.11.09 10:46:05 750 읽음



언더독스 김정헌 대표는 하나은행과 Arthur D. Little에서 근무했으며, 딜라이트 보청기의 전략기획실장으로 사회혁신 창업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셰어하우스 우주 대표를 역임했으며, 약 8년간 부동산, 제조, 유통, 식품, IT, 교육, 비영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직간접적으로 창업을 경험했다. 

2015년 혁신 창업가들의 성장과 도전을 함께하고 지속가능한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언더독스’를 설립하고 2019년에는 창업가의 성장 전 단계를 지원하기 위해 임팩트 컴퍼니 빌더 ‘뉴블랙’을 설립하였다.



글. 언더독스 김정헌 대표




우리는 최근 2년동안 COVID-19 시대를 살면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빠른 속도와 범주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우리의 삶과 연결된 수 많은 기업들의 흥망성쇠도 함께 보고 또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런 격변의 시대는 기업들에게도 리스크와 새로운 기회를 동시에 제공합니다. 선도기업은 압도적 지위를 더 공고히 하고자 집중하고, 후발기업은 판을 뒤집을 수 있는 기회와 틈을 만들어서 파고듭니다. 그렇기에 비즈니스 카테고리 내에서 누가 카테고리킹이 되느냐의 전쟁이 더 격렬해지는 시기입니다.
 



카테고리킹이란 용어는 2017년 출간된 <카테고리킹: 누가 새로운 세상을 지배하는가 엘 라마단 외 3인 공저>라는 책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조하고, 개발하고, 지배하는 기업을 ‘카테고리킹’ 이라고 부르며, 세상에 없던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내는 기업만이 끊임없이 성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특정 비즈니스 영역 내에서 카테고리킹이 된다고 해서 지속가능하게 성장하거나 사회구성원의 지지를 받는다는 보장이 없어졌습니다. 최근 국내 많은 플랫폼 사업자가 그러한 것처럼 임팩트를 어떻게 창출해서 긍정적 영향력을 만들어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디자인이 부족하면 제 아무리 카테고리킹이라 할지라도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고객에게 빠르게 외면당하는 걸 우리는 종종 경험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단순한 비즈니스 카테고리킹을 넘어서 우리 사회의 긍정적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임팩트 카테고리킹의 탄생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임팩트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정의할 순 없지만, 카테고리를 창조할 때 임팩트를 중심으로 창조하고 개발하고 지배하는 기업이 등장한다면 우리는 충분히 그들을 임팩트 카테고리킹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이제는 단일 비즈니스의 영역을 뛰어넘어 집합적인 임팩트를 동시다발적으로 창출하는 임팩트 기업이 카테고리를 리드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믿습니다.

 


임팩트 컴퍼니빌더 뉴블랙은 컴퍼니 빌딩이라는 방식으로 임팩트 카테고리킹을 만드는 것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컴퍼니빌더란, 극초기 창업가들과 함께 관점을 정의하고 솔루션을 고민하고 비즈니스모델 검증부터 조직/인사 등 사업화하는 전 과정에 걸쳐 공동창업자 수준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주체를 뜻하며, 인큐베이팅과 엑셀러레이팅보다 더 초기단계에서 창업가와 더 많은 부분을 협업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창업 교육 카테고리의 언더독스, 기부 앱플랫폼 카테고리의 빅워크, 프리미엄고시원 카테고리의 저스트리브 등과 같이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업가들과 함께 찾고, 비즈니스를 만들 때부터 임팩트 창출을 목표로 디자인하고, 재무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리드해나갈 수 있는 기업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과정들을 20여회 해오면서 쌓인 임팩트 컴퍼니빌딩 방식과 경험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임팩트 카테고리킹의 핵심요소> 
 


임팩트 영역에서 10년 동안 수많은 임팩트 창업가를 만나고 지켜보고, 또 함께 창업을 해오면서 임팩트 카테고리킹을 만드는 핵심요소는 결국 창업가의 관점문제해결력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창업가가 자신이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문제를 어떠한 과정과 경험으로 해석하고 바라보는가에 따라 사회문제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느냐의 여부가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창업가의 관점이라고 부르며, 창업가 본인의 철학을 바탕으로 관점만 명확하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계속 바뀌더라도 끝내 문제해결의 가장 적합한 방식을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좋은 관점을 가졌더라도 실행과 성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문제해결에 다가갈 수 없습니다. 빠른 판단과 가벼운 실행으로 솔루션 검증 과정을 수십번 반복하면서 관점을 잘 구현할 최적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다양한 변수와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서 갖게 되는 문제해결력의 힘이 임팩트 카테고리킹을 만드는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임팩트 카테고리 빌딩 사례 공유: 창업가의 관점도출 사례_저스트리브>

 

(출처) 저스트리브 홈페이지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만들어보자’ 라고 결정하고, 공동창업자들과 함께 제일 먼저 했던 것은 주거문제 중 어떠한 문제해결에 도전할 것인가 정의 내리는 일이었습니다.

문제를 정의하기 위해서, 먼저 문제와 관련된 최근 10년의 뉴스 리서치, 수혜자를 포함한 문제의 이해관계자 미팅, 기존 플레이어인 정부, NPO, 기업, 임팩트기업의 솔루션 진행 현황 확인 등으로 모은 정보를 6개월동안 다각도로 검토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서 결국 두 가지의 문제 정의로 좁히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해결하는 주거문제라는 것을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문제’로 볼 것이냐, ‘삶의 질 문제’로 볼 것이냐로 좁혀 정의했고, 문제의 정의에 따라 솔루션도 ‘공급량을 늘리는 셰어하우스와 같은 모델’이 될 수도, ‘주거의 질을 높이는 플랫폼이나 서비스’일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주거의 질 문제가 아직 기존 플레이어들이 충분히 도전하지 않은 카테고리이기도 하고, 많은 플레이어가 공급량을 늘리는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으나, 오히려 기존에 공급되고 있는 주거의 질 향상이 더 우선순위에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주거의 질이 가장 낮은 ‘고시원 주거질 향상’이라는 새로운 임팩트 카테고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저스트리브라는 기업을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실제 2018년 ‘더 나은 주거공간을 더 저렴하게’라는 목표로 6개월의 준비 끝에 저스트리브를 창업하였고, 기존 고시원 시장에서 월평균금액 25만원으로 깨끗하고 안전한 공간을 제공함에 따라 코로나 19 이전인 2019년 12월 기준, 창업 2년만에 객실 400개, 평균공실률 6%를 시현하면서 가파르게 성장하였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대학가 고시원 시장 전체가 급락하게 되었고, 신촌지역 밀집 지점 확장전략을 선택했던 저스트리브도 입주자의 수가 급감함에 따라 경영의 어려움을 겪었으며, 현재는 주거의 질 향상이라는 관점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수정하고 있는 중입니다.  

위의 사례처럼 임팩트가 함께 디자인된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임팩트 창출에 매우 유의미할 수있으나, 카테고리 내에서 솔루션은 항상 변수에 의해 유효하지 않을 수도 있기에 유연하게 비즈니스모델을 바꿔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임팩트 카테고리 빌딩 사례 공유: 문제해결력 사례_빅워크>

 

2019년, 당시 창업 5년차의 사회적 기업 빅워크를 인수하게 되었습니다. 걸음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라는 슬로건 아래 빅워크는 자체 걸음기부앱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생존을 위한 외부개발용역을 병행해야 했기에 앱의 성장을 위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였습니다.

 동시에 빅워크의 창업자인 한완희 대표가 정의내리고 있는 건강과 기부에 대한 문제의 관점에 완벽히 동의하고 있었기에 그 관점을 잘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한완희 대표와 함께 1년여간의 준비기간을 가지면서 당시 빅워크의 직원이었던 장태원 대표를 새로운 대표로 선임하고 기존의 외부 용역을 전면 중단하고, 자체 어플리케이션 리뉴얼에 온전히 집중했습니다.


(출처) 빅워크 홈페이지_빅워크 앱


걸음기부앱으로써 사용이 불편했던 UX/UI, 적은 캠페인 개설, 낮은 참여율과 수익성을 개선하고자 6개월여간 매출이 거의 없는 상황을 감수하고 개발에만 몰두하였습니다. 마침내 21년 2월 새로운 빅워크 앱을 런칭하게 되었고, 런칭 9개월만에 가입자 36만명, 일일 사용자 7만명의 걸음기부앱카테고리킹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이제는 개인 캠페인 개설, 광고연계, 공간기반의 솔루션제공 등 다양한 수익모델 연계를 통해 더 크게 걸음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빅워크가 가지고 있던 관점은 그대로 두고, 솔루션을 바꾸는 과정이었습니다. 조직문제, 수익모델 변경, 현금흐름 관리 등 어렵고 힘든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이미 관점을 충분히 잘 이해한 장태원이라는 새로운 창업가와 팀의 신속하고 묵묵히 해결해 온 뚝심과 문제해결력 덕분에 이제는 온전히 걸음으로 바꾸는 세상이라는 미션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결국 창업가의 관점을 어떻게 구현해내느냐가 핵심이므로, 과정의 어려움과 방해물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몰입해서 나아가다보면 언젠가 관점을 잘 구현해내는 솔루션을 찾게 되고 진짜 문제해결에 다가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뉴블랙이 컴퍼니빌딩을 할 때 임팩트 카테고리의 킹을 목표로 하는 내부의 창업가들에게 공유하는 가이드라인 중 일부를 공유합니다. 



1) 사회 변화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해하자
매일 등장하는 새로운 사회문제와 그 변화에 민감해야 합니다. 특히 정보의 유통 채널마다 관점의 차이와 정보의 제약이 있기 때문에 특정 채널이 아니라 책, 신문, 다큐멘터리, 영화, 직접경험 등 다양한 형태와 채널을 통해서 정보를 접해야 남들이 보지 못한 것, 내가 고민하는 문제해결의 단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2) 임팩트 카테고리 찾기는 기자처럼!
해결해야하는 임팩트 카테고리를 찾기 위해서는 문제의 원인과 결과, 현상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관점을 도출하기 위해 기자처럼 집요하게 리서치하고, 이해관계자를 만나고, 충분한 고민의 시간을 투자해야합니다. 뉴블랙의 경우 보통 창업준비 기간 중 70% 이상을 임팩트 카테고리 찾기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단계를 소홀히하면 문제의 정의를 잘못하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솔루션을 창업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3) 관점은 확고히, 실행은 유연하게!
충분한 이해관계자 분석을 바탕으로 해결할 임팩트 카테고리를 정의 내렸다면, 가장 좋은 카테고리 비즈니스 솔루션을 찾을 때까지 가볍고 유연하게 실행과 수정을 반복해야합니다. 그 때 창출될 수 있는 사회적/경제적 목표도 함께 고려하면서 여러가지 솔루션을 디자인합니다. 이후 임팩트와 실현가능성 두 기준으로 솔루션 검증의 우선순위를 정하여 빠르게 검증합니다. 


4) 창업의 첫 과업: 우리의 사명과 원칙 명문화하기!

 

<위의 이미지는 2015년 언더독스 창업 후 첫 과업으로 실제 공동창업자들과 디자이너와 함께 만들었던 이미지입니다.>

본격적인 임팩트 카테고리 솔루션을 실행하기 전, 가장 먼저 해야하는 과업으로 우리의 사명과 원칙의 명문화 작업을 추천합니다. 공동창업자들 사이에서도 회사의 비전과 미션, 일하는 문화가 통일되어 있지 않아 갈등이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대부분 창업 초기 조직의 원칙을 명문화하여 공유하고, 일치시키는데 소홀했기 때문입니다. 창업의도와 맥락을 충분히 담기 위해 단어 하나하나를 같이 고민하는 시간과 과정을 가지고 반드시 시각화하고 공유하는 것을 창업 후 첫 과업으로 하게 되면 이후 새로운 구성원과 협업하고 우리의 임팩트 카테고리 킹의 비전을 공유하는데 시간/비용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5) 임팩트란 용어에 매몰되지 말기!
임팩트 창업가들을 만나다 보면 기업의 모든 활동 지점에서 사회적 가치가 창출되어야 하고, 모든 경영 의사결정에 사회적가치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압박과 부담을 갖는 경우가 있습니다. 임팩트 창업가는 창업의 동기와 목적과 지점이 이미 임팩트 창출과 문제해결이기에 압박과 부담에서 벗어나 기업의 생존과 성장에 초점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우리 사회는 임팩트 창업가의 창업 정신에 대해 기본적인 신뢰와 지지가 있습니다.




2021년, 우리 사회는 단순히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원하지 않습니다. 복잡다단해지는 사회구성에 따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이해하고,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을 우리는 존경하고 또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임팩트 영역이 본격적으로 열린 지 20여 년 만에, 임팩트 창업가 그리고 그들이 만드는 임팩트 카테고리킹 등장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진 시대라고 확신합니다.


앞으로의 10년은 임팩트 창업가가 중심이 되어 임팩트 카테고리킹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하고 시대를 리드하는 때가 도래할 것이며, 다양한 시각과 관점으로 도전하는 임팩트 창업가의 DNA가 우리 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이러한 믿음을 함께 가지고, 이 시대의 모든 임팩트 창업가들과 협업하고 연대하여 임팩트가 리드하는 시대를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