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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 MZ세대가 만드는 지속가능한 세상

프로필 이미지 김종대 (jdk**)

2021.05.24 09:04:01 1,207 읽음



내 최초로 대학원에 지속가능경영과 녹색금융 전공을 개설하여 현재 녹색금융대학원의 주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환경경영학회 창립인으로서 회장을 역임했고, 지속가능경영연구소 ESG 센터장, 국민연금기금 사회책임전문위원과 인천시 녹색성장위원장 등을 지내기도 했다.

 

대표 저서로는 <책임지고 돈 버는 기업들> 등이 있으며, 지속가능경영 관련 다수의 논문을 게재하는 등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녹색금융 분야의 지식과 실무를 겸비한 인재를 육성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글. 인하대학교 녹색금융대학원 김종대 주임교수




맥킨지 컨설팅의 2019년 보고서 (The influence of ‘woke’ consumers on fashion)는 Z세대 (1996~2010년 사이 출생한 세대)가 미국에서 연간 천억 달러, 밀레니얼 세대 (1980년대 초반 ~ 2000년 전후 출생한 세대)가 천 오백억 달러를 소비하는 영향력이 큰 소비자 그룹으로 성장했으며, 2020년에는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통칭)의 소비가 전세계 시장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이 보고서는 그들의 소비능력(Spending power)보다는 구매 행동과 동기에 더 주목하고 있다. 밀레니얼 이전 세대의 구매 행동에서는 환경과 사회 이슈가 전혀 중요하지 않았던 반면, 밀레니얼 세대는 주로 환경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Z세대는 환경과 사회 이슈 전체를 고려한 구매 행동을 보인다고 얘기한다. #Metoo, #Blacklivesmatter, #Timesup 등의 캠페인이 전세계 MZ세대의 큰 호응을 얻은 현상은 Z세대 10명 중 9명이 ‘기업은 환경과 사회적 책임 모두를 져야 한다’고 믿는 최근의 동향과 일맥상통한다. 

 

소비자들이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그것을 구매행동과 연계시키는 현상은 2000년 미국의 LoHAS 소비자(지속가능소비자) 개념 탄생 이후 밀레니얼 세대가 영향력 있는 소비자 그룹으로 성장함에 따라 꾸준히 증가해 왔다. 특히 Z세대는 최근 취업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하면서 급격하게 ‘깨어 있는 (Woke)’ 소비자 그룹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간에도 차이는 존재하지만 두 세대 간에는 공통점이 많다. 그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가 개인의 경제적, 물질적 효용 뿐 아니라 환경과 사회적 가치를 반영한 소비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그들의 지속가능한 소비 행동이 밀레니얼 세대에서 Z세대로 갈수록 더 강화되어 간다는 것은 이들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Awareness)이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요구하고 나아가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변환을 촉진하는 사회적 세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러한 흐름은 Z세대 다음에 올 새로운 세대에서는 더욱 더 극대화될 것이다.



MZ세대는 지속가능성과 관련하여 다양한 특징을 보인다. 

첫째, 이들은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s)으로 digital lifestyle이 몸에 밴 세대이다. 기업의 사회책임경영(CSR)에 대한 소비자와 다른 이해관계자의 요구가 더욱 더 거세지는 이유 중에 하나도 디지털화 된 세상에서 실시간으로, 거의 무료에 가까운 정보가 무제한으로 제공되기 때문이다.

기업의 환경 및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정보가 공공기관이나 언론사보다 먼저 디지털 원주민끼리 실시간으로 전세계에 공유된다. 그들이 만드는 virtual community는 속도, 지역적 포괄성 및 영향력에 있어서 가공할 만하다. 무책임한 기업의 행동과 실무관행은 곧 바로 기업의 생존을 위협한다.



둘째, 지역과 사회별로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부모 세대보다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살면서도 고도 성장의 끝자락에서 경제 침체의 좌절을 겪은 세대이다. 따라서 2007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 위기는 고용시장에 갓 뛰어드는 MZ세대들의 세계관과 가치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장기 근속과 안정적 직장의 개념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긱(Gig) 일자리와 함께 길어진 수명에 대비하는 삶의 방식에 적응해야 했다. 


미국의 HR 전문 비영리단체 SHRM에 의하면 MZ세대는 대체로 직장에 만족을 못하고 2~3년 이내에 직장을 옮길 생각을 하지만 작은 금전적 인센티브에도 동기부여 되고 직장에 오래 남을 유인을 느낀다고 한다. 또한 MZ세대가 원하는 직장 문화는 정체성 공유(Shared identity), 사회적 보상(Social rewords) 및 자기계발 피드백(Progress feedback)과 같은 비금전적 프로그램에 큰 만족을 느낀다고 한다. 

 

셋째, MZ세대는 자본주의 한계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자본주의 경제가 가능하게 해준 눈부신 최첨단 기술혁신 문명의 혜택을 누리지만 역설적으로 그 고마움이나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기후변화로 드리워진 환경 재앙의 가능성과 위협, 코로나 위기에서 보는 생존의 불안, 악화되는 소득불평등 통계로부터 느끼는 분노와 좌절, 그리고 금융위기가 던져준 경제체제의 불안정성 등이 어쩌면 살아서 22세기를 만나는 첫 세대가 될지 모르는 Z세대들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을 준다. Z세대는 미래 세대가 아니라 자신들의 생존을 위한 투쟁 수단으로 지속가능성을 선택할지 모른다.

 


넷째, 국가별로 차이가 많지만 전반적인 소득수준의 향상과 함께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시대적 변화를 겪으면서 살아온 MZ세대들은 기성 세대의 가치 주입을 덜 당한 세대이다.

수직적으로 전이되는 전통적 가치체계보다 소셜미디어와 SNS를 타고 수평적으로 전파되는 글로벌 보편적 가치에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노출되어 문화적 다양성과 포용성을 쉽게 수용한다. 경제 성장 위주 획일적 문화의 어두운 굴레를 덜 짊어진 세대들이 지속가능성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가치와 생활 및 행동 방식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MZ세대가 지속가능성을 주도하는 세력이 된 배경




MZ세대는 금전적 보상에 민감하다. 평생 직장의 개념을 포기한 세대는 자신의 길어진 수명 동안 재무 계획에 대해 젊은 나이부터 고민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극도의 가난 속에 어린 시절을 보낸 베이비부머 세대처럼 경제적 생존과 물질적 풍요를 위해 자신의 가치와 행복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래서 더 많은 연봉을 받는 직장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하고 싶은 직장을 더 선호한다. 


2020년 Wall Street Journal 기고에 의하면 셰브론, 엑손 모빌 등과 같은 석유회사는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으로 MZ세대의 사회적 가치 및 환경적 지속가능성 존중 성향에 부합하지 않아 젊은 세대의 구직 리스트에서 밀려 나기도 했다. 그들은 높은 연봉을 약속해도 젊은 유능한 인재를 구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MZ세대는 자신들의 가치와 신념을 일상적인 생활에서 실천한다. 가성비와 가심비에 민감하지만 자신의 자긍심을 소비활동과 직장 선택 및 직장 생활에서 지키려 한다. 소비와 투자의 목적은 전통적으로 실용적 목적 (소비로부터의 효용과 투자수익률), 표현 욕구 (다른 사람들에게 환경이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자신의 관심을 표현), 정서적 욕구 (지속가능한 소비나 가치기반 투자가 정서적 만족을 줌)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MZ의 소비는 또 다른 측면을 가진다. 인류의 미래를 위한 공동선의 실행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동시에 작용한다. 나의 행동이 기업의 행동에 영향을 미쳐, 보다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을 촉진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물론 그 배경에는 깨어 있는 지속가능한 이해관계자로서의 인식 외에도 미래에 대한 불안이 동시에 깔려 있다.

 

포브스(Forbes)의 2021년 보고서 『Gen Z and the Future of Spend: What We Know about this Generation, the Pandemic and How they Pay』에 소개된 패션상품의 소비에 대한 MZ세대의 광범위한 설문조사 결과는 MZ세대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진정성과 심각성을 보여준다. 전통적인 브랜드 충성도 결정요인 중에서 Z세대는 스타일을, 밀레니얼 세대는 품질과 가격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주목할 만한 것은 MZ세대의 브랜드 충성도가 그 기업의 지속가능성, 다양성 및 평등과 같은 추구 가치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Z세대의 20%와 밀레니얼 세대의 17%가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충성도가 좌우된다고 대답하였고 Z세대의 24%, 밀레니얼 세대의 15%가 평등과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흥미롭게도 “평등과 다양성”이 브랜드 이름만큼 중요한 요소로 나타났다. 

 

▣MZ세대의 브랜드 충성도에 미치는 요인 (지속가능성, 평등, 다양성) 

출처: Forbes, Jan. 21, 2021  





최근의 ESG투자는 2000년대 초에 태동하여 코로나를 거치면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투자자들이 투자 대상을 선택할 때 경제적 성과와 전통적 관심사인 지배구조(governance) 외에 환경 및 사회적 성과를 고려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 ESG이다. 

 

이제 투자자도 사회와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향한 여정에 의식 있는 이해관계자(conscious stakeholder) 대열에 서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ESG 투자를 촉발한 가장 큰 동인(driver)이 MZ세대의 환경과 사회에 대한 진정성 있는 인식(awareness)이며 공정(fairness), 공유(sharing) 및 배려(caring)에 대한 강한 열망이 반영된 결과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투자자가 ESG를 천명하는 이유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미래 장기적 성장과 자신들의 기대수익률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이 되었음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고, 그러한 변화를 촉진하는 것이 바로 소비자와 종업원이란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의식 있는 소비자로서, 종업원은 깨어 있는 종업원으로서 지속가능한 기업들의 장기적 기업가치를 제고할 것이다. 2000년 이후 MZ세대가 바로 이러한 현상을 만들어 낸 주역이므로 결국 ESG 투자 열풍은 MZ세대 없이는 불가능했거나 한참 늦게 찾아왔을 지도 모른다.



MZ세대의 DEI (diversity, equity, Inclusion)에 대한 높은 인식(awareness)은 기업에게 지속가능성 위험을 부과 동시에 21세기 새로운 혁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선진국에서 파타고니아, 벤앤제리스, 나이키 등의 기업들을 중심으로 인종차별 반대, 양성 평등, 성소수자 인권 등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방하는 기업행동주의 (corporate activism)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현상도MZ세대의 지속가능성 및 DEI에 대한 강한 열망을 반영한 기업 전략으로 이해해야 한다.  

 

MZ세대는 우리나라에서도 자신들의 가치와 동일시할 수 있는 기업의 출현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MZ세대와 일치하는(aligned)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동시에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는 best practice가 만들어진다면, 이는 다시 MZ세대와 그 뒤를 이을 새로운 세대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신념을 강화해 줄 것이다. 

 

이해관계자의 열정적 지지 속에 기업이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키워 나가고, 그것이 다시 이해관계자를 지속가능하게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도전 과제를 우리 기업은 떠안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사회적 가치 창출에 진정성을 가진 CEO가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참고문헌

1. The influence of ‘woke’ consumers on fashion, Feb 12, 2019 

2. Generation Z and Millennials Seek Recofnition at Work, Stephen Miller, CEBS September 12, 2019

3. Oil Industry Frets About Recruiting Its Next Generation of Workers, by Rebecca Elliott, Wall Street Journal, Aug. 18, 2020 

4. Gen Z And The Future Of Spend: What We Know About This Generation, The Pandemic And How They P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