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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ESG] 왜 공정무역을 해야 하는가?

월간 ESG

지속가능한 소비를 향하여
왜 공정무역을 해야 하는가?



기업의 필수 생존 규칙이 된 ESG는 단순히 ‘착하게 사업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경영을 위해 지금까지 다소 경시되었던 인권, 환경, 노동 등에 대한 이슈도 잘 살피자는 것입니다. 생산자와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생산부터 제조-공급-판매에 이르는 전 단계에서 환경과 사회적 측면을 고려하자는 세계적인 소비자 운동, ‘공정무역’에 대해 이야기해 봅니다.



글로벌 ESG 기조는 기업이 돈을 얼마나 버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버는지, 즉 생산부터 소비까지의 과정이 얼마나 공정한지를 들여다보자고 합니다. ESG 붐이 일기 전부터 가치 소비의 대명사로 주목받아 온 것이 공정무역이었습니다. 공정무역은 세계 무역 시장에서 개발도상국의 생산자와 다국적 글로벌 기업 간 공정한 무역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글로벌 운동입니다.

 수익 창출 극대화에 중점을 두어, 환경을 해치고 생산국 노동자들의 인권을 지키지 않았던 기존 무역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낀 비영리 기구들은 1997년 국제공정무역기구를 설립합니다. 생산자들의 최저 임금 보장 및 여성 생산자들의 인권 보장, 아동 착취 노동의 엄격한 금지, 그리고 환경을 해치는 유전자 변형 식품이나 인체에 해로운 농약,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은 원료 생산자 조합들을 인증하고, 고유 번호를 부여해서 유통 시스템 내에서 추적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공정무역 원료들을 이용한 완제품들의 포장지에는 공정무역 인증마크를 부여하여 소비자들로 하여금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한 소비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합니다.


국제공정무역기구와 공정무역 인증마크



국제공정무역기구는 독일 본(Bonn)에 본부를 두고, 한국을 비롯한 32개국 사무소와 전세계 73개국 1880여 개 생산자들의 협동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생산자 지원뿐만 아니라 공정무역에 임하는 원료 수입 기업, 제조 기업, 유통사들을 지원하고 소비자들과 함께 다양한 캠페인 및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공정무역 인증마크가 부착된 커피나 바나나와 같은 단일 재료 및 제품의 경우 제품 및 재료 구성의 100%가 공정무역 기준에 부합한다는 뜻입니다. 쿠키나 아이스크림, 초콜릿 바와 같은 복합제품의 경우 공정무역 범주에 있는 모든 재료가 공정무역 인증마크 재료여야 합니다. 각 공정무역 인증마크 재료의 함유율이 제품 후면에 표기되어야 하며, 적어도 20% 이상의 원료가 공정무역 인증을 받아야 공정무역 인증마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공정무역 인증마크는 공정무역관련 유일한 인증마크이며 전 세계 공정무역 유통시장의 90~97%가 국제공정무역기구 인증마크로 투명성을 담보하고 있습니다.



공정무역이 보통 개발도상국에게만 이익이 가는 운동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역시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받을 수 있고, 원료 생산에서부터 친환경성이 강조되고 있어 사람과 지구 모두에게 이점을 주는 글로벌 소비자 운동입니다. 공정무역은 UN의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DGs)’ 달성과 궤를 같이 하고 있어 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많은 이들이 동참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공정무역 시장 규모는 2019년 13조 원에서 2020년 14조 원으로 성장하였습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대부분의 기업이 매출 부진을 면치 못했음에도 공정무역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성장세를 보인 것입니다. 코로나는 소비자들이 개인의 작은 선택이 지구와 환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그 여파가 인류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한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소비자들은 더 안전하고 환경친화적인 먹거리와 제품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환경가치와 안전성, 윤리성, 지속가능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공정무역 시장은 또 하나의 블루 오션 시장으로 떠올랐습니다. 2021년 전 세계 공정무역 관련 기업의 매출은 15조 원으로, 점점 많은 기업들이 ESG의 가치를 실천하기 위한 방법의 한 가지로 공정무역 인증제품 출시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영국, 독일, 스위스 등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소비자들이 공정무역 상품 중심으로 소비를 해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유럽의 대형 슈퍼마켓인 리들(Lidl), 알디(Aldi), 코옵(Co-op) 등은 지속가능한 소비를 위해서 공정무역 인증 상품을 경쟁적으로 더 많이, 더 다양하게 판매하려고 합니다. 미국의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앤제리스(Ben & Jerry’s), 벨기에 초콜릿 브랜드 길리안(Guylian)과 영국 초콜릿 브랜드 디바인(Divine) 등은 공정무역 인증 원료들을 사용하고 그것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글로벌 뷰티 기업인 로레알(L’Oreal)의 경우 이미 유럽 내에서는 공정무역 인증 면화로 만든 유니폼, 수건, 화장솜 등을 사용해왔습니다. 그리고 2021년 1월부터는 전 세계 사업장에 공정무역 인증 면화만 납품받아 고객에게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일반 목화는 기후 변화에 가장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작물 중의 하나입니다. 지구상에 뿌려지는 농약의 11%와 살충제의 24%가 목화 재배 과정에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파타고니아, 독일의 르에브(Leve)의 매장에서도 100% 공정무역 면화 제품과 수건을 팔고 있습니다. 공정무역 인증을 받은 면화는 재배시 농약과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고 제작 및 염색 과정에서도 물을 최소한으로 사용합니다. 따라서 공정무역 인증을 받은 유니폼, 교복, 양말, 수건, 에코백 등을 소비하는 것은 소비자와 기업이 ESG를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소비 행태이자 접근 방법이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선진 유통점 및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은 이들에 제품을 납품하는 국내 식음료, 면화, 귀금속 기업들에게까지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로레알 본사의 방침에 따라 로레알코리아도 공정무역 인증 면화를 전격 도입하였습니다. 로레알코리아에 화장솜, 파우치 백, 그리고 직원들의 유니폼 및 수건을 납품하는 한국 기업들도 공정무역에 한발 더 가까워진 셈입니다. 전 세계 12,000개의 매장을 가진 독일의 글로벌 체인 마켓 리들(LIDL)의 경우, 최근 국내 와이셔츠 원단 기업을 통해 독일 매장 납품 건을 체결했는데, 글로벌 바이어의 요청에 따라 코스트코, 까르푸, 월마트, 갭 등에도 한국 기업의 공정무역 인증 면화 제품을 납품하고자 국제공정무역기구 한국사무소를 찾기도 했습니다. 국내 기업들이 ESG의 가치를 잘 담아낼 수 있다면 내수와 수출의 기반을 다지는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이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국내에서도 점차 많은 기업이 공정무역에 관심을 보이고 이를 활용하는 분위기입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정무역 인증마크를 획득한 상품은 온라인 몰 '공정무역가게(smartstore.naver.com/shopfair)'를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커피, 차, 초콜릿, 과일청 등 다양한 공정무역 인증 제품들을 직접 구입할 수 있습니다. 공정무역과 관련해 소비자에게 가장 익숙한 제품은 커피일 것 입니다.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착한 커피, 의미 있는 커피, 윤리성을 보장한 커피나 차와 같이 공정무역 인증 제품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개발도상국의 생산자, 어린이, 여성, 그리고 청년들의 삶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내가 소비하는 제품의 원료가 누가, 어디서, 어떻게 재배·생산하고 내가 살고 있는 사회와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생각하고 소비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소비자의 선택이 원료 생산자, 수입자, 제조사, 유통사, 소비자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지속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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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월간 ESG] 왜 공정무역을 해야 하는가? 등록일 2022.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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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트렌드 | 유통/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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