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가 세상을 바꾼다!"..사회적가치 플랫폼 SOVAC의 특별한 실험

세.바.퀴. 시즌2, 친근한 퀴즈쇼 형식으로 사회적가치 확산 나서
민간 주도 SOVAC, 출범 3년째 대표 사회적가치 플랫폼으로 성장
코로나19 위기에도 영리한 온라인 전략으로 회원 9만명 유치
투자유치부터 판로확대까지, 'SV 오픈 플랫폼' 되는게 목표

세상을 바꿀 사회적가치 퀴즈쇼 ‘세.바.퀴’ 시즌2에 참여한 참가자들/출처=SOVAC

"자, 이제 15번째 퀴즈~! 코로나19 이후 건강, 환경,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 산업'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2030년에는 전 세계 육류시장의 30%를, 2040년에는 60% 이상을 '이것'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것은 무엇일까요!? 주관식입니다!"

- 정답: ‘대체육(대체단백질 또는 배양육)’.

퀴즈도 풀고 사회적가치도 확산하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사회적가치(SV) 민간 플랫폼 SOVAC(Social Value Connect)이 개최한 '세.바.퀴.('세'상을 '바'꿀 사회적가치 '퀴'즈쇼) 시즌2'가 29일 방영됐다. 퀴즈를 풀면서 사회적가치 관련 지식을 쌓고 기부도 하는 이날 행사는 유튜브 방송 조회수 16만회(당일 기준)를 기록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 이번 퀴즈쇼에는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비영리단체, 공공기관, 영리기업 종사자를 비롯해 학생까지 사회적가치와 ESG에 관심이 많은 참가자들이 2인 1조로 총 30개팀을 꾸려 참가했다. 발달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스프링샤인, 1인 1장학금 문화를 만드는 드림스폰, 청년들의 지역정착을 돕고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양양청년협동조합 등 참가팀의 면면도 다양했다.

세바퀴 시즌2에서 우승한 김아경(왼쪽), 유송 씨./출처=SOVAC

이들은 퀴즈쇼 우승 상금과 최종우승자의 이름으로 기부되는 기부금을 두고 치열한 대결을 펼쳤다. 퀴즈쇼 중간중간 참가자들의 인터뷰와 랩, 댄스 등의 개인기도 등장해 재미를 더했다. 최종우승의 영광은 코원에너지서비스팀의 유송, 김아경씨가 차지했다.

코원에너지서비스팀은 상금 300만원을 받았고, 문제마다 적립된 기부금 850만 원 전액은 경기도 이천시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기부했다. 유송, 김아경씨는 "'퀴즈쇼 나가볼까?'로 시작했는데 우승까지 해서 너무 기쁘고 놀랍다"며 "난이도 높은 문제들을 만날 땐 힘들기도 했지만, 우승을 할 수 있도록 (마지막에) 정성껏 힌트를 제공해준 참가자 여러분들께도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민간 주도 사회적가치 플랫폼, 다양한 온오프라인 시도로 가치 확산 성공

2019년 SOVAC 행사에 참가한 최태원 회장/출처=SOVAC

SOVAC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안해 2019년 5월 시작했다. 이후 지난 3년간 각계 전문가와 시민들이 모여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는 소통의 장 역할을 하며 사회적가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흔하지 않았던 민간 주도 플랫폼을 표방하면서 첫 행사에 5000여 명의 참여자가 방문하는 등 출범 당시부터 사회적가치 생태계 구성원들에게 주목받았다. 2020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때문에 오프라인 기반 행사를 진행하기 힘들었지만,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온라인 기반의 월례 SOVAC으로 전환하며 오히려 청중과 참여 기업을 확장하는데 성공했다.

SOVAC 사무국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홈페이지와 유튜브, 인스타그램을 포함한 SV 플랫폼의 회원은 총 8만8000명이다. 또 올해 상반기 월례 SOVAC 평균 조회수는 13만 9000회로 집계됐다. 사무국은 올해 연말까지 회원수 10만명 돌파를 목표로 잡았다.

SOVAC은 코로나19 위기에도 다양한 주제의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했다/출처=SOVAC

SOVAC은 올해 ‘일상으로의 복귀를 넘어, 더 나은 일상으로(Beyond Back to Normal-Better Normal)’를 대주제로 매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월례SOVAC을 통해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비영리재단, 학계, 일반인 등이 ▲ESG ▲탄소중립 ▲지역재생 ▲사회적기업(SE) 생태계 등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으며 연말까지 ▲다양성 ▲청소년 문제 ▲취약계층 지원 등의 주제도 다룰 예정이다.

SOVAC 사무국 관계자는 “월례 SOVAC에서 사회적가치 관련 의제를 발굴 및 확산시키고, 사회적기업 생태계 내 유기적 협력을 강화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 논의를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적가치와 ESG 등을 다양하게 다루는 전문 파트너사도 증가했다. 현재 비영리재단, 비정부기구(NGO), 기업 등 SOVAC 파트너는 모두 216개다. 파트너사와 함께 제휴해 만든 사회적기업 및 사회적 생태계 관련 콘텐츠는 700개에 달한다. 사회적가치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콘텐츠부터 가치소비, 분리배출 등을 주제로 해 시민들이 쉽게 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콘텐츠도 마련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임진 대한상공회의소 SGI 원장, 이형희 SK SUPEX 추구협의회 SV위원회 위원장, 이욱정 다큐멘터리 감독, 신아영 아나운서, 사회적기업을 창업한 알베르토 몬디, 방송인 황광희 등 다양한 사람들이 사회적가치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29일 방영한 세바퀴는 SOVAC이 시도하는 다양한 실험 가운데 하나다. 친숙하고 재미있는 퀴즈쇼 형식을 빌려 일반인들이 보다 자연스럽게 사회적가치에 관심을 갖도록 했다. 또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는 조직들을 참가시키고 이들이 하는 일을 소개하는 홍보의 장 역할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지난해 9월 진행된 세바퀴 시즌1 역시 10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시즌1에서는 SK 대학생 자원봉사단인 SUNNY에 참여중인 김민국 학생이 최종우승을 차지하고, 코로나19 상황 극복을 위해 일하는 국립중앙의료원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

투자유치부터 판로확대까지... SV 오픈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SOVAC

사회적가치 창출을 실질적으로 돕는 SOVAC IR룸/출처=SOVAC

2021년 6월 처음 선보인 SOVAC IR룸(이하, IR룸)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IR룸은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등 사회적경제조직이 임팩트 투자자 및 전문가에게 사업 운영 방향 및 투자 유치를 위한 조언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IR룸에는 김용건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부사장, 김정태 MYSC 대표, 권혁태 쿨리지코너인베스트 의장,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 배수현 인비저닝 파트너스 이사, 신채호 퓨처플레이 수석심사역 등이 전략적 IR을 위한 방법과 조언을 전했다. SOVAC 사무국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5000회 수준이었던 회차별 조회수가 올해 6배 이상 상승하며 3만2000회를 기록할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실질적인 성과도 거뒀다. 지난해 ▲이노버스 ▲비웨이브 ▲아름다운가게 ▲돌봄드림 등 18개 기업이 IR Room에 참여했으며, ▲폐어망을 활용해 재생 나일론을 제작하는 넷스파 ▲장난감을 수리해 취약계층아동에게 전달하는 코끼리공장 ▲2차 전지 제작 시 발생하는 폐필름으로 신소재를 개발하는 라잇루트 등 3개사가 총 38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시즌2인 올해 IR Room에는 ▲잇그린 ▲만드로 ▲잇마플 등 12개 기업이 참여했고 참여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유익한 콘텐츠 제작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적가치 창출 기업들의 경영에 구체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쇼핑몰 11번가와 함께하는 ‘SOVAC 마켓’도 사회적경제기업의 판로 확대에 톡톡한 역할을 한다. 지난해 발생한 매출은 75억원이며, 올해는 매출 100억 원이 목표다.

SOVAC은 향후 아이디어 논의부터, 솔루션 발굴, 투자까지 받을 수 있는 ‘SV 오픈 플랫폼’으로 발전해나간다는 목표다. SOVAC 사무국 관계자는 “SOVAC은 올 하반기까지 온라인 플랫폼의 질적, 양적 성장기반을 마련하고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오프라인 기반 네트워킹 활동을 병행할 방침”이라며 “IR룸과 SOVAC 마켓 활성화에 집중해 사회적가치 생태계 활성화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