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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VAC Column] 소셜(S)은 리스크만 있을까? S로 비즈니스 기회 잡은 소셜벤처

프로필 이미지 임**온(no*****)

2023.03.27 13:50:45 483 읽음


김환이 임팩트온 책임연구원은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개발협력을 전공했으며, 임팩트온에서 기후테크와 글로벌 ESG 트렌드 중심의 컨텐츠를 전달한다. 국내 대기업과 협업해 ESG 내재화를 위한 사업에 관심이 많아 네이버 ‘E커머스 ESG전략 사내 세미나’, LG전자 '기후테크 컨퍼런스' 등 사내 포럼 사업을 진행했다.


글 김환이 임팩트온 책임연구원


ESG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를 꼽아보자면 ‘리스크’와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 공급망 전반의 환경∙사회 리스크를 파악하고, ESG요소와 핵심사업을 연계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듦으로써 지속가능성과 기업의 밸류체인(Value Chain)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환경(E)분야의 경우 재생에너지, 배터리, 친환경 신소재 등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가 있지만, 사회(S)분야의 경우, 기업 입장에서 명확한 비즈니스 기회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때문에 ESG가 지속가능경영의 핵심 어젠다(Agenda)로 떠오른 이후, 환경 분야가 크게 부각된 반면, 사회 분야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줄어드는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소셜 벤처를 중심으로 사회(S)분야의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가는 모델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혁신 IT 기술로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사회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높이는 사회적기업들이 있습니다. 먼저 소개할 곳은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안전 문제를 드론 데이터로 해결하는 소셜 벤처 엔젤 스윙입니다. 엔젤 스윙은 데이터를 통해 시공관리 뿐 아니라 통합적인 안전 계획을 설계해 산업 재해를 예방하는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건설 현장은 여러 안전사고와 각종 위험에 많이 노출되어 있습니다. 국토관리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건설 현장에서만 766명이 사망하고 1만5896명이 상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된 후 안전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지만 여전히 건설 현장에서의 산업 재해나 안전사고는 개선되지 않고 제자리 걸음입니다. 지나친 공기 단축, 위험한 업무에 대한 안전 계획 미비 등 안전사고의 원인은 많고 다양해 쉽게 해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엔젤스윙 박원녕 대표는 이러한 건설 현장 문제를 드론으로 해결했습니다. 드론이 시공 과정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실시간으로 촬영하면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업무 가상 지도와 작업 지시서를 만들었습니다. 현장에서 변경되는 장비, 자재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어 작업 반경에 따라 안전 계획을 수립하고 측량 오차 범위를 줄였습니다. 


나아가 모든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현장 상황을 공유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할 뿐 아니라 반복된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건설 현장은 작업 지시서 양이 방대하고 실시간으로 현장을 확인할 수 없어 안전 계획을 제대로 수립할 수 없는 고질적인 취약점을 엔젤스윙이 이를 모두 디지털화해 해결한 것입니다.


2017년 엔젤스윙 플랫폼을 처음 론칭한 이후, 현재 200개 이상의 현장을 통합관리하고 있으며, 삼성물산, GS건설, 현대건설 등 국내 상위 20개 건설사 중 70~80%가 엔젤스윙의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합니다.  


엔젤스윙은 이 기술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했습니다. 인도네시아 팔루 대지진 피해 규모를 추산하기 위해 드론 매핑과 재난 피해 정량화 분석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네팔 카트만두 도시화 현장, 네팔 지진 복구 사업 등에 참여해 드론으로 현상을 모니터링 했습니다. 캄보디아에서는 플라스틱 쓰레기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하천 유역 및 바닷가 쓰레기 산을 매핑하고 정량 분석했습니다.

 


또 주목할만 사회적기업으로 고령자 장애인의 문제를 ICT 기술로 해결하는 네오에이블이 있습니다. 네오에이블은 데이터를 이용해 욕창 발생 위험을 예측하고,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욕창예방 방석과 매트로 욕창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욕창은 한 자세로 계속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때 신체 일부가 지속적인 압력을 받아 혈액순환이 잘 안 되거나 피부 조직이 손상되는 것을 말합니다. 심하면 근육이나 뼈 조직이 무너지고, 합병증을 유발해 사망에 이를 수 정도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를 방지하려면 1~2시간마다 환자 자세를 바꿔 피부 압력을 감소시켜야 하는데 이조차도 쉽지 않습니다. 욕창 환자 90%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층이나 중환자이고 요양보호사나 간호 인력이 부족해졌기 때문입니다.


요양병원 환자의 40%가 욕창을 겪고 있으며, 욕창 치료비용이 연간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네오에이블 한상엽 대표는 새로운 사회 문제로 떠오른 욕창을 해결하기 위해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를 통합한 스마트 헬스케어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인공지능(AI)으로 돌려서 체압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결합해 압력을 해소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자동으로 기구를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이 기술을 방석이나 매트 제품에 적용해 출시했습니다.


네오에이블은 돌봄 서비스 분야에서 차별성과 경쟁력을 갖춰 설립 3년 만에 총 18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습니다. 욕창예방 의료 플랫폼 분야 최초로 중소벤처기업부 팁스(TIPS) 프로그램 기업으로 선정됐고, 여러 대학 병원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욕창 진단 및 예측을 위한 정밀의료 AI 프로그램을 공동연구 개발했습니다. 이 외에도 압력 센서로 노인들이나 환자들의 보행을 분석하고 건강 상태를 예측할 수 있는 스마트 지팡이 기술도 있습니다. 



해외의 소셜벤처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곳이 많습니다. 돌봄 분야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액티브 프로스펙츠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액티브 프로스펙츠는 학습 장애, 신체 · 정신적 질환, 자폐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주거 · 생활 및 사회 서비스 제공합니다. 액티브 프로스펙츠는 올해 영국 100대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됐으며, 영국 남동부 돌봄 분야(Great British Care Award)에서 최고 고용주상(The Care Employer Award)을 수상한 곳입니다. 


핵심은 단기적인 돌봄 서비스가 아닌 통합적인 중장기 사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학습 장애, 자폐증 등 신체적 및 정신적 문제를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맞춤화된 보건, 의료, 주거, 훈련 등을 제공하는 일명 올케어(All care) 사회 서비스입니다. 


환자들은 요양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거나 요양보호사가 개인 방문을 통해 개별적으로 돌봄 서비스를 받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액티브 프로스펙츠는 지역사회 근교에서 환자가 거주하기 편한 6인용 맞춤형 숙박 시설이나 개인 전용 아파트를 지원합니다. 24시간 대응 가능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상호작용, 긍정적인 행동 지원 등 환자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해 환자들이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엔젤스윙과 네오에이블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관리했던 것을 AI, 드론 등 혁신 기술로 전환했고 기술과 사회적 가치를 결합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해외 사례인 액티브 프로스펙츠는 차별화된 모델로 개인과 기관 기부로 4억원 가량을 받았으며, 돌봄지원과 자산서비스 수입으로 각각 822만유로(114억원), 282만유로(39억원)의 수입을 얻었습니다. 


이러한 소셜벤처들의 사례를 통해 기업으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사회 문제를 혁신적인 방식으로 해결하거나 차별화된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이해관계자 간의 협력입니다. 소셜벤처, 대기업, 지역사회 등이 함께 협력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함께 상생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이 중요합니다. 금융계에서도 이러한 사회적 가치창출 모델을 지원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실제, 한국거래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사회적책임투자(SRI) 채권의 규모는 2018년 3000억원에서 2021년 61조8000억원으로 무려 20배 이상 급증하였습니다.


친환경 전환을 통해 ‘기후변화대응’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이루어가듯, 산업계 또한 혁신기술과 협력을 통해 사회(S) 분야의 비즈니스 기회를 함께 찾아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