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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 Hub 칼럼] 리걸 디자인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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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9 22:17:40 89 읽음


글 :  한양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정성훈 연구원

출처 :  사회적가치연구원 통합플랫폼 SV Hub




삶을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다양한 일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 중에서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일은 ‘법률과 관련된’ 경우가 많습니다. 변호사나 검사, 판사처럼 법률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뿐 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사람이 법률과 관련된 사회적 약속 안에서 살아갑니다.


법률과 관련된 사회적 약속에는 법원과 같은 공식 시스템에 의해 시행되는 공식적 규칙인 ‘법(Law)’과 공식 시스템에 의해 시행되지는 않지만 자발적으로 지켜지는 비공식적 규칙인 ‘사회적 규범(Social Norms)’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법에는 형법, 민법, 상법 등이 있고, 사회적 규범에는 공공장소에서의 에티켓, 비즈니스 매너 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법률은 너무나 모두의 일상에 깊이 연관되어 있지만, 우리는 법률을 제대로 이해하거나 준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법률이 모든 사람의 눈높이에 맞게 디자인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리걸 디자인 (Legal Design)은 '법률과 관련된 서비스, 시스템을 인간중심적으로 혁신’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입니다. 리걸 디자인은 법률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권리와 지켜야할 의무 등을 더 잘 이해하고 올바르게 준수하도록 도움으로써, 더 나은 법률 관련 경험을 제공합니다. 또한, 인간중심적 디자인을 바탕으로 디자인 씽킹, 비주얼 씽킹 등에서 활용되고 있는 다양한 혁신 프로세스, 방법론을 접목하여, 법률 관련 문제를 겪고 있는 현장에 사전예방적으로 접근하고,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합니다.



▲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의 한 장면 (출처 : 네이버 영화)


켄 로치(Ken Loach) 감독의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I, Daniel Blake, 2016)'에는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나는 의뢰인도, 고객도, 서비스 사용자도 아닙니다. 나는 게으름뱅이도, 사기꾼도, 거지도, 도둑도 아닙니다. 나는 국가 보험 번호도, 화면 속에서 깜빡이는 신호도 아닙니다. 나는 내가 내야할 돈을 모자라지 않게 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나는 굽실거리지 않았으며, 이웃을 도와주었습니다. 나는 자선을 구하거나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내 이름은 다니엘 블레이크, 개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나의 권리를 요구합니다. 나는 당신이 나를 존중해줄 것을 요구합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시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이 영화는 주인공 다니엘 블레이크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복지제도와 사회복지제도의 실행 과정에 리걸 디자인이 필요함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사회복지를 통해 시민에게 필요한 도움을 준다'는 사회복지제도의 목적과는 다르게, 복잡하게 반복되고 있는 사회복지제도의 실행 과정은 영화속에서나 현실 속에서 소외된 시민들이 계속 늘어나는 현상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리걸 디자인 사례 (The Street Vendor Project: Vendor Power)


법률 관련 이해당사자 간에 발생한 문제를 리걸 디자인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2009년, '어반 페다고지 센터(The Center for Urban Pedagogy)'와 디자이너 '캔디 장(Candy Chang)'은 뉴욕시 노점상인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법률을 어기지 않도록 돕기 위한 '스트릿 벤더 프로젝트: 벤더 파워!'(The Street Vendor Project: Vendor Power!) 라는 이름의 안내서를 만들었습니다.



▲ 스트릿 벤더 프로젝트 표지 (출처 : streetvendor.org)


그들은 뉴욕의 노점상인들이 자주 어기는 법을 정리하고, 그림 형태의 시각 정보로 디자인하여 10,000 명 이상의 노점상들이 법을 더 쉽게 이해하고, 법에 따라 노점을 운영 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습니다.


이 안내서가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노점상인들이 58페이지 정도 되는 뉴욕 법을 포함한 많은 양의 정보를 스스로 탐색해야 했습니다. 법률 관련 문서는 하나의 법률 관련 사이트에서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여러 사이트에서 자료를 복잡하게 따로 찾아야만 했고, 익숙하지 않은 언어로 쓰여있어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노점상들은 법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반 페다고지 센터와 디자이너 캔디 장은 뉴욕의 노점상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5개의 언어로 안내서를 작성하였습니다. 또한 노점상인들이 쉽게 가지고 다닐 수 있는 모양으로 문서를 만들어 매일 수천 장 이상씩 나눠주었습니다. 그 결과, 노점상인들은 법률과 관련된 마찰이 생겼을 때 자신이 이해한 내용으로 스스로를 변호하거나, 안내서를 경찰에게 보여주는 방법 등으로 자신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게 되었고, 노점상인들 뿐 만 아니라 노점상인과 관련된 문제를 고민하는 다른 조직에서도 이 안내서를 문제해결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동안 노점상인들이 법률을 어겼을 때 1,000달러 정도 내야 했던 벌금도 뉴욕시의회를 통해 최대 500달러까지로 낮추는데 성공했습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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