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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 Hub 칼럼] ESG 경영의 과거, 현재, 미래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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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5 14:42:34 90 읽음


글. 사회적가치연구원 원장 나석권

출처 :  사회적가치연구원 통합플랫폼 SV Hub



최근 들어 ESG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고, 누구나 이를 자신의 영역에 접목시키려는 움직임이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최재천 교수님께서 코로나로 인해 ‘삶의 문법’이 달라졌다고 말씀하신 것과 유사한 맥락으로, 기업계에서는 ESG로 인해 ‘기업의 삶의 문법’이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기업의 시각에서 보는 ESG의 의미, 그리고 이에 대한 기업계의 대응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 시작으로 ESG의 의미와 ESG 과거의 모습을 만나보자.



ESG의 의미

이야기에 앞서 중요한 질문은, 현재 광풍처럼 불어 닥치고 있는 ‘ESG경영’이 한때의 미풍으로 스러져 갈 작은 차이(Small Difference)일까, 아니면 기업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치명적인 변화(Critical Juncture)일까 라는 것이다. 이를 알기 위해 우선 ESG의 의미를 살펴보고, ESG와 유사한 개념들과의 차이를 통해 ESG를 알아보고자 한다.


ESG라는 용어는 언제부터 활용되었을까? ESG 용어가 최초로 사용된 것은 UN 주도 글로벌 금융기관 참여 워킹그룹 보고서에서 2004년도에 발간한 “먼저 고려하는 자가 이긴다 (Who cares wins 2004)”였다. 그리고 이후부터 UN 환경 프로그램(UN Environmental Program)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면서, 널리 국제사회에 확산되기 시작했다.


ESG는 세 단어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합성어이고, 구체적인 의미는 기업이나 비즈니스의 투자가 갖는 지속가능성 혹은 윤리적 영향력을 대표하는 ‘3가지 중요 요소’이다. 환경(Environmental) 관련 요소에는 쓰레기와 오염, 자연자원 고갈, 온실효과, 산림의 황폐화, 기후 변화 등이 포함되고, 사회적(Social) 요소에는 취약계층 고용증대, 다양성 추구, 근무환경 개선, 지역사회 개선, 건강과 안정성 제고 등이 있으며, 지배구조(Governance) 요소에는 이사회 역할, 임원 보수체계, 부정부패 방지, 성실 납세전략 등이 있다.


이러한 ESG 개념 유사한 다른 개념들과의 비교를 통해 더욱 확실히 이해할 수 있다. 먼저, ‘기업의 사회적 책임 (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1979년에 호워드 보웬(Howard Bowen) 교수에 의해 제기된 개념으로, 기업가들이 우리 사회의 목적과 가치에 알맞은 의사결정을 한 뒤, 이를 사회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행동에 옮기는 의무를 말한다. 이는 기업이 본업을 통해 수익을 쌓은 뒤, 이 수익을 사회에 기여하는 것으로, 자선적, 기부적, 사후적 의미가 짙은 개념이다. 이에 비해 ESG는 기업이 준수해야 하는 바람직한 행태적 의무를 의미하지만, 이것이 본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는 측면에서, 기업의 본업과의 연관성이 더욱 짙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ESG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개념은 서로 어떤 차이점과 유사성이 있을까?

지속가능성은 1987년 세계환경개발위원회(World Commission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에서 논의하고 정립한 개념으로, 당시 노르웨이 환경부 장관이었던 브룬틀란(Brundtland) 장관이 주도했다. 이 위원회의 보고서에 나타난 지속가능성 개념은 “미래 세대의 필요를 충족할 능력을 손상시키지 않고 현재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즉, 지속가능성은 자연자원 및 부존자원에 대한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 간의 공평한 활용을 전제로 한, 다소 미래 지향적인 개념이다. 이에 반해 ESG는 세대 간의 공평성을 전제하지는 않지만, 사회가 추구해야 하는 가치를 달성하기 위한 비재무적 요소를 강조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지속가능성과 지향점은 같다. 또 각 경제주체가 ESG를 잘 추구하면 자연스럽게 사회의 지속가능성도 제고된다는 점에서, ESG와 지속가능성은 효과 면에서도 유사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인 CSR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개념인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는 2011년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의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 교수가 주창한 개념으로, 기업이 당면한 사회적 요구를 파악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가치(Economic Value)와 사회적 가치(Social Value)를 동시에 창출하는 경영전략을 의미한다. 기존의 CSR이 다소 소극적인 의미였다면, CSV는 기업이 본업을 통해 주체적으로 2가지 가치를 창출 하고자 하는 기업경영의 전략방법론으로서, CSR에서 한 단계 진화 발전한 개념이다. 반면 현시점에서의 ESG는 기업 경영전략에서의 주도적 역할이 반영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아직은 바람직한 ESG 지표 기준에 대한 적합성을 높이는 기업의 선한 행위 정도로 여기는 것이 적절하다.


나아가 ESG와 가장 맥이 닿아 있는 개념은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ment)이다. 임팩트 투자는 2007년에 록펠러 재단의 기금운용 대표인 안토니 버그레빈 (Antony Bugg-Levine)이 제시한 개념으로, 투자자의 시각에서 사회적 가치 또는 ESG를 실현하는 투자행위이다. 즉, 기업과 펀드에 자금을 적극적으로 투자해 ‘사회적, 환경적 선(Social and Environmental Good)’을 창출하고, 투자자에게는 최소한 투자수익(원금)을 돌려주는 사회적 자금조달 방법이다. ESG가 기업의 생산활동 측면에 녹아 있는 정신이라면, 임팩트 투자는 기업의 ESG 활동을 독려 및 격려하는 투자 측면의 움직임이다.


유사 개념들과의 비교를 통해 본 ESG는 기업이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서 준수 하면 바람직한 요소들뿐만 아니라 기존의 재무제표상에서는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던 비재무적인 요소들까지를 총망라한 것이다. 때문에 ESG는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여러 유사 개념들과 공존하며 상호작용하는 개념이지, 홀로 동 떨어진 개념이 아니다. 이는 최근 들어 기후변화나 코로나 팬데믹이 인류 공동의 문제로 부각되면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 자체의 ESG 활동을 독려할 수도 있기 때문에 투자자의 관점에서도 더욱 각광받고 있는 개념이다. 이런 면에서 ESG는 현재로서는 자본시장 중심의 시각이나 투자자의 관점으로 분류할 수 있는 개념인 반면, 사회적 가치(Social Value)는 투자자뿐만 아니라 기타 구성원까 지 모두 포괄하는 일반 국민의 시각에서 더욱 중요한 개념이다.





ESG의 과거

최근 ESG가 각광을 받게 된 데에는 몇 가지 배경이 있다. 이 중 현재 가시화되고 있고 또 글로벌 지성들이 동의하고 있는 배경에는 기후변화의 악화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급부상, 2가지가 있다. 이 글에서는 이 둘을 중심으로 ESG의 과거 모습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기후변화

기후변화는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수 세기 동안의 화석연료 개발과 남획으로 발생한, 인류의 경제활동의 결과물이다. 이러한 기후변화의 위협에 대해 여러 지성들은 다양한 언급과 지적을 해왔고, 그 결과 인류 공동체도 다각도의 대응 노력을 펼쳐왔다. ESG가 부각된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노력을 연혁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단계에서의 굵직한 합의 사항으로는 1992년의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채택, 1997년의 교토의정서 채택, 그리고 최근의 2015년 파리협정(Paris Agreement) 채택이 있다. 그리고 이 굵직한 합의들 사이에 민간 차원 및 국제기구, 그리고 대규모 기업들 간의 협정 체결 및 수행 원칙 수립 등이 있다. 이에 해당하는 것이 GRI 가이드라인(1997)과 ESG 등장(2005), RE100 결성(2014), TCFD 구성(2015), 그리고 최근 다수 국가의 넷제로(Net-Zero) 선언 등이다. 


세계 환경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교토의정서와 파리협정은 매우 중요하다. 1997년에 채택된 교토의정서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목표로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시행되어왔다. 하지만 논의 참여 국가였던 선진국 37개국에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여한, 다소 불완전한 국제협정이었다. 반면 2021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파리협정은 협약 당사국 전체인 195개 국가가 참여하는 보편적 기후변화 체제로, 각국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예정이다. 온도 제한 목표를 인류가 더욱 분명히 인지 하도록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씨로 제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파리협정의 기본틀 위에서 최근에 가장 부각되고 있는 것이 바로 ‘RE100’ 캠페인이다. 이는 민간기업들 차원의 자발적 운동으로, 기업의 전력 사용의 100%를 풍력, 태양광 등의 신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로 조달하겠다는 것이다. 비영리 단체인 더 클라이밋 그룹(The Climate Group)이 2014년 시작한 이래로,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이케아 등 전 세계 263개 기업이 가입했고(2020년 10 월 기준), 점차 세력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20년 11월 초에 SK의 8개 사 (SK주식회사,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C,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SK브로드밴드, SK아이이디테크놀로지)가 국내 최초로 가입했고, 현재 RE100 기준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러한 기업 차원의 노력 외에, 정부 차원에서도 넷제로(Net-Zero)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넷제로는 온실가스의 배출량과 제거량을 서로 상쇄시켜, 순 배출량을 제로(Zero)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구상이다. 이를 위해 UN은 2020년 말까지 각 나라에 2050 장기저탄소 발전전략(LEDS, Long-term Low Greenhouse Gas Emission Development Strategies)을 제출할 것을 권고했고, EU는 2019년 12월 세계 최초로 넷제로를 선언했다. 이렇듯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인류의 노력들 이 전 세계적으로 합의점을 찾아감에 따라, ESG는 이런 노력들을 측정, 평가, 관리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최근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ESG가 각광을 받게 된 배경에는 환경에서의 관점이 아닌 자본주의의 발전사와 관련된, 더 중심적인 이슈가 있다. 지금까지의 자본주의에서의 기업의 목표는 수익의 극대화, 나아가 주주 이익의 극대화로 대별되는 ‘주주자본주의(Shareholder Capitalism)’였다. 이는 1970년에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에 의해 제시된 것으로, ‘프리드먼 독트린(Friedman Doctrine)’으로 불리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자본주의 경제학의 큰 가정으로 회자되었다. 주주자본주의는 1998년도에 발간된 OECD의 ‘기업 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 : A Report to the OECD)’ 보고서에서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보다 더 큰 개념으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가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 개념은 1973년 다보스포럼이 발표한 ‘다보스 매니페스토’에서 새롭게 제시되었는데, 기업의 목적을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잘 조화롭게 하는 것(harmonize the different interest of the stakeholders)’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은 서서히 형태를 갖춰왔으며, 2019년에는 미국의 상공회의소 격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usiness Roundtable)이 ‘기업의 목적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는 주주자본주의를 탈피해,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노력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의 본격적인 이전을 주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은 대서양을 사이에 둔 영국에서도 나타났는데, 그것이 바로 영국의 유력 경제일간지인 ‹파이낸셜 타임 즈(Financial Times)›지가 주창한 ‘타임 포 리셋(Time for a Reset)’ 운동이었 다. ‹파이낸셜 타임즈›의 수석 경제 평론가인 마틴 울프(Martin Wolf)는 ‘Rentier Capitalism(불로소득 자본주의)’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자본주의의 변화가 필요함을 언급하였다.


자본주의의 병폐에 대한 심각한 인식은 2020년 다보스포럼의 ‘다보스 매니페스토 II(Davos Manifesto II)’에서 본격화되었다. 2020년은 다보스포럼이 설립된지 50년이 된 해로, 다보스포럼은 이를 기념해 자본주의의 본질에 대해 재고민했다. 그 결과 2020년의 테마로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이해관계자(Stakeholder for a Cohesive and Sustainable World)’를 내세웠고, 다보스 매니페스토 II의 주제도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업의 보편적인 목적(The Universal Purpose of a Company in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으로 결정했다. 다보스 매니 페스토는 ‘이해관계자’ 중심 자본주의가 약 47년의 시차를 두고 어떻게 진화해왔는지를 보여주는데, 관련 내용은 아래 표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1973년의 다보스 매니페스토Ⅰ과는 달리 2020년에 발표된 다보스 매니페스토 II는 본격적으로 이해관계자를 경제활동의 중심에 내세우고, 기업의 목표가 가치를 창출함에 있어서 이해관계자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되어야 한다(to engate all its stakeholders in shared and sustainable value creation)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리고 기업은 단순한 경제적 주체 그 이상(more than an economic unit)이 되어야 하며, 기업의 성과는 경제적 수익뿐만 아니라, ESG 달성 정도까지도 함께 측정되어 평가해야 한다고 설파 하고 있다.






종합하자면 ESG의 과거는 2가지 이슈로 정리할 수 있다. 가시적인 측면에서는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기후변화의 가속화이고, 철학적 시대적 사고 측면에서는 자본주의의 발전, 즉 주주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의 전환이다. 이 두 측면에 의해 ESG는 최근 급작스럽게 각광을 받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기업이 ESG에 대응하는 주된 방식은 무엇이고, 글로벌 움직임에 대응해 우리나라 기업들은 앞으로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2부에서 이어가고자 한다. 




출처 : 메디치미디어 - 환경의 역전( ESG 경영의 과거, 현재, 미래) 中

본 전자책은 2021년 3월 4일 진행된 ‘메디치 포럼 : 환경의 역전’ 발제를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밀리의 서재에서 구입 가능 합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206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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