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자연환경해설사 호정아
새로운 도전 ‘자연환경해설사’의 시작
결혼과 육아로 자연스럽게 경력단절이 되었던 나는, 무언가 다시 시작하고 싶었지만 막막하기만 했던 시절이 있었다. 어느 날 지인을 통해 ‘자연환경해설사’라는 일을 알게 되어 도전했고, 어느덧 6년 차가 되어가고 있다. 시작은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이자 경력단절 탈출이었지만, 지금은 과거 무심했던 자연의 소중함과 위기감을 느끼며, 어떻게 하면 잘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자연환경해설사가 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요즘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게) 나 또한 평생을 빌딩 숲 도시에서 살았기에 자연에 큰 관심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길가에 핀 들꽃 이름도 몰랐었고, 작은 벌레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던 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족뿐 아니라 친한 친구들조차 내가 6년 넘게 생태환경해설사라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
파리를 벌처럼 무서워하고 꽃은 장미밖에 모르던 내가 이제는 곤충의 사냥꾼 사마귀부터 메뚜기까지 손으로 잡고 만지며 아이들에게 설명하는 모습이라니.. 내가 생각해도 신기할 정도이다. (필자만 하더라도 이 어색했던 자연의 모습이 요즘 우리 아이들은 또 얼마나 낯설게 느껴질까 하는 생각도 새삼 든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땐 주변의 나무와 풀, 곤충 등 익숙하지 않은 생김새와 이름 그것의 특징을 익히는 데 너무 힘이 들어 “이 길은 내 길이 아니다”라고 포기하려고 했다. 하지만 나보다 연장자임에도 느지막이 공부를 시작하며 열정을 불태우는 동기 선생님들을 보면 부끄럽기도 하고, 함께 끝까지 가자며 응원해 주는 주변 동기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차츰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쌓이면서 지금의 자연환경해설사가 되었고, 환경에 대한 시각도 많이 변화되었다.
누구에게나 가까운 자연, 아이들의 행복한 배움터
내가 하는 수업은 대상과 나이의 제한이 없다. 생태체험, 환경수업을 한다고 하면 초등학생이나 중고등학생이 대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학생은 물론 엄마를 따라온 아장아장 걷는 3살짜리 아이부터 70대 어르신들, 장애가 있는 친구들까지 다양하다. 누구나 자연과 환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함께 할 수 있다.
(중략...)
무언가를 많이 가르치려고 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스스로 발견하고 응용하며 관심을 가진다. 물론 아이들이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다. 첫 수업을 하던 봄만 해도 아이들은 날아다니는 파리만 봐도 소리를 질렀고, 개미가 많다며 풀밭에 걷는 것조차도 어려워했으니 말이다. 예전과 달리 자연을 자연스럽게 접하는 경험이 부족한 현실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자연과 한층 가까워진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면 무척 뿌듯하다.
우리가 지켜가야 할 환경, 생태의 가치를 전하기 위해
얼마 전 한 중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환경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기후변화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고 걱정 가득한 표정에 잠겼던 학생들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파란 하늘과 뚜렷한 사계절이 너무나 당연했던 과거와 달리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 등에 대해 걱정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안타깝고,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자연 속에서 놀이와 체험을 하며 즐겁게 자연을 만날 때도 있지만) 이렇게 환경에 대한 고민을 나눌 때면 전달자의 입장에서 무게감과 책임감이 크게 다가온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환경생태 수업을 하는 강사로서. 생태의 가치를 알리는 더 좋은 전달자가 되어 미래 세대와 환경을 위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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