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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VAC Archive] 담을 넘은 사람들 한자리에 모여, ‘커뮤니티’로 한계 극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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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4 12:19:00 102 읽음

소셜액션 플랫폼 베이크, ‘담을 넘은 사람들: 한계없이 나답게 살기’ 행사 열어

“저는 섭식장애 당사자이자 상담자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이력만 봤을 때는 굉장히 상담을 오래한 사람 같지만 사실 저는 환자였던 기간이 더 길어요. 저는 섭식 장애를 앓는 15년 동안 정말 많이 외로웠고, 저 스스로를 굉장히 많이 의심했어요. 저는 나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은 정말 답답한 거예요. 그래서 유튜브에 제 이야기를 촬영해 올렸어요. 올리고도 큰 기대는 없었어요. 아무도 안 보거나, 보더라도 저를 욕할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영상 조회수가 20만 회가 넘은 거예요. 댓글이 몇백 개가 달렸어요. 그런데 댓글 중에 따뜻한 댓글이 정말 많은 거예요. ‘우리도 똑같은 일을 겪고 있어, 넌 혼자가 아니야’라고 남겨준 사람들 덕분에 섭식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이 굉장히 많다는 걸 알게됐어요. 아마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지 않았더라면 저는 평생 몰랐겠죠? 그렇게 커뮤니티가 시작됐습니다.”

Expert by experience, 섭식장애 당사자이자 상담가인 이진솔님이 자신의 이야기를 덤덤히 전하고 있다. /제공=베이크


잠수함토끼콜렉티브의 일원이자 섭식장애 상담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진솔님의 고백이 전해진 이곳은, 지난 9월 28일 서울 헤이그라운드 서울숲점 브릭스에서 소셜액션 플랫폼 베이크와 카페 히즈빈스, 디자인스튜디오 노드메이트, 잠수함토끼콜렉티브가 함께 개최한 ‘담을 넘은 사람들: 한계없이 나답게 살기(이하 담을 넘은 사람들)’ 행사 현장이다. 약 40명 정도의 참가자가 자리를 빛냈다. 

이번 행사에서는 발달장애, 정신장애, 섭식장애를 겪는 사람들의 과거, 현재, 미래(꿈)에 대한 이야기와 스스로 담(한계)이라고 느꼈던 것을 어떻게 넘어섰는지 진솔하게 나눴다. 토크를 마치고는 연사와 더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직접 몸으로 경험할 수 있는 워크숍 순서로 이어졌다. 워크숍 시간에는 웹툰 캐릭터 드로잉, 커피 드립백 만들기 시간이 마련됐다. 

커피 드립백 만들기 시간을 준비한 히스빈즈 카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문화를 실현하고 있다. 특별히 장애 유형 중 가장 취업률이 낮은 ‘정신장애인’과 함께 일하고 있다. 특별히 이 날은 히즈빈스 부천점에서 일하고 있는 바리스타 이정선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세상을 바꾸는 커피 한 잔, 히즈빈스 정신장애 바리스타 이정선(벨라)님이 담담히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제공=베이크


"제가 제 삶에서 만나게 된 가장 큰 담은 ‘조현병’입니다. 정확하게는 조현병으로 무너진 제 ‘좌절’이 가장 힘들었어요. 저는 이 병을 앓은 지 10년이 되어가는데요, 주변 사람들과 소통할 때 겪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하지만 히즈빈스에 취직해서 4년 동안 일하면서 병으로 인한 담과 한계를 넘을 수 있었어요. 서비스 직종이다 보니 매일 ‘감사합니다’, ‘어서 오세요’와 같이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하게 되고, 저 또한 감사함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얻어요. 그리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자신감을 얻어요. 각자 다른 증상과 환경을 갖고 있는 장애인 직원들이 만나 함께 협력해 일하는데요. 함께 소통하고 일하면서 혼자일 때는 몰랐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히즈빈즈 덕분에 처음으로 경제적 활동을 해냈고, 이를 통해 마음의 안정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가정 내에서 이제는 돈을 쓰기만 하는 사람이 아닌, 돈을 버는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이 정말 기뻤어요. 이처럼 저는 큰 한계를 넘었지만, 여전히 또 일상에서 새롭게 마주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담을 마주했을 때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이들과 함께 그 담을 잘 넘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쭉 그 도전을 이어 나가려 합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히 전한 정선님은 ”앞으로 조현병으로 인해 삶의 한계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그 담을 넘기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고 넘어갈 수 있도록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이번 행사는 장애와 상관 없이 누구나 꿈을 꾸고, 한계라고 여겨지는 것을 우리는 이겨낼 수 있다는 용기와 위로를 나누는 목적으로 열렸다. 연사와 참가자 모두 서로의 꿈을 응원하는 시간을 풍성하게 누렸다. 또 이어진 워크숍으로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도 충분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라는 인식의 변화를 직접 경험하는 기회가 마련됐다.

실제로 행사 참가자들은 “평소에 잘 알지 못했던 섭식장애에 대해 알게 됐다”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주변을 한 번 더 돌아보게 되는 유익한 시간이었고 워크숍도 즐거웠다”와 같이 긍정적인 후기를 들려줬다.

▶소셜임팩트뉴스 기사 원문 보기: https://www.socialimpact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2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