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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VAC Archive] 지역 문제 해결의 주어, '사업'이 아닌 '사람'이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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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3 09:08:00 371 읽음

임팩트얼라이언스-현대해상,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에서 ‘지역에서 사람이 성장하려면’ 세션 진행
수도권 집중 해소의 실마리, 지역에서 찾는 성장의 기회

지난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에서 지역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시각이 제시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고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 현대해상, 코오롱인더스트리FnC, 코엑스가 공동 주관사로 참여한 이번 행사에서 ‘지역에서 사람이 성장하려면’이라는 주제의 세션이 주목 받았다.


이 자리는 임팩트얼라이언스와 현대해상이 함께 기획한 세션이다. 세션에서는 ▲크립톤 전정환 부대표 ▲윙윙 이태호 대표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정원식 심사역 ▲코끼리공장 이채진 대표의 발표와 토크세션이 진행됐다. 이어서 사회적협동조합 멘토리 권예원 수석디렉터가 모더레이터로 참여해 지역 발전을 위한 다각적인 의견을 나눴다.


청년이 주도하는 변화, ‘운 좋은 기회’가 더 많은 지역을 기대


크립톤 전정환 부대표는 역사적으로 각 시대의 청년들이 변화를 만들어왔다고 강조했다. / 사진=조태현 작가


먼저 크립톤 전정환 부대표가 ‘지역의 새로운 성장경로를 그리다’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맡았다. 그는 서울 출신으로 IT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뒤 제주로 내려가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을 맡았다. 7년동안 제주 창업 생태계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전국을 다니며 지역의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전 부대표는 청년 인구의 수도권 집중 원인으로 성장 기회의 불균형을 꼽았다. 그는 과거 지역 거점 도시가 인재, 물류, 자본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것과 달리, 1970년대 이후 중화학공업 중심의 경제 성장으로 인해 도시의 매력도가 떨어지고 여성의 일자리가 부족해지면서 지역이 위기를 맞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2000년대 이후 창조경제 기반의 커뮤니티 자본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역 거점 도시가 허브 기능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전 부대표는 역사적으로 각 시대의 청년들이 당면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며 변화를 만들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19세기 후반의 개화파, 20세기 초반의 독립운동가, 1960년대의 산업화 세대, 1980년대의 민주화 세대, 서구의 히피문화 등이 그 예다. 현재 청년 세대 역시 ▲인구 감소 ▲고령화 ▲지방소멸 ▲기후위기 ▲양극화 ▲고립과 단절 등 복잡한 사회 문제에 직면해 있지만, 이전 세대와 마찬가지로 이를 해결하고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부대표는 “청년이 지역에서 성장하려면 서로에게 ‘운 좋은 기회’가 많이 생기는 지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본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변화를 만들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기존 커뮤니티의 연결과 새로운 커뮤니티의 형성을 통해 더 많은 기회가 창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그는 서울에서 우연히 일어났던 ‘운 좋은 기회’가 앞으로는 지역에서도 일어나기를 기대한다며 발표를 마쳤다.


작은 실험으로 만드는 지역 혁신


윙윙 이태호 대표는 작은 실험으로 만드는 지역 혁신은 기존의 틀을 바꾸는 사고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사진=조태현 작가


윙윙 이태호 대표는 ‘인재를 만드는 창조적 기회, 동네에서 만들다’를 주제로 대전 어은동과 궁동(이하 어궁동) 사례를 소개했다. 이 대표는 10년동안 한 동네를 기획하고 20개 동네를 연결하며 ‘동네 캠퍼스’를 조성하고 있다. 어궁동은 대덕특구 면적의 1%에 불과하지만, 동네 간 장벽을 낮추고 연결을 만들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역이다.


이 대표는 대전의 다양한 기관이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각자 따로 활동해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2006년 이후 지역소멸 대응을 위해 전국적으로 약 400조 원의 재정이 투입됐으나, 그중 80% 이상이 물리적 인프라 구축에 사용됐다고 한다. 이 대표는 “현 사회에는 인재가 필요하며, 인재를 찾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이 대표는 작은 동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따라서 ‘유성구를 바꿔달라’는 거대한 요구보다 ‘어궁동에 작은 행사를 열어보자’는 작은 시도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공간의 규모가 축소되면서 난제의 3차 방정식을 2차 방정식으로 바꿀 수 있는 셈이다.


이어서 이 대표는 스타트업 투자 행사인 SIW(Start-up Invest Week)를 어궁동의 카페, 식당, 골목에서 개최하여 동네 전체를 IR 무대로 만드는 실험을 진행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사고의 전환도 제안했다. 지역 활성화의 척도를 매출이나 간판 교체와 같은 상권에서 다양한 시도의 기회와 같은 창조권으로 바꿔보자는 말이다.

‘작은 조직이 만드는 혁신'에 대한 이태호 대표의 발표 일부 / 제공=이태호 대표

최근 이 대표는 대전 유성구의 다양한 기관과 협력해 지역 거버넌스를 구축하기도 했다. 서로 다른 조직이 한자리에 모여 소통하면서 공통의 언어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혁신 공동거버넌스를 구축해 한 해의 어궁동 계획을 공유하고 회고하는 등 커뮤니티 간 경계를 넘나드는 동네로 발전시키는 성과도 얻었다.


끝으로 이 대표는 작은 조직과 리더십으로도 혁신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앞으로 지역에서 다양한 벤처 시도가 늘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촘촘한 연결로 지역을 변화시키는 청년들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정원식 심사역은 촘촘한 연결로 지역을 변화시키는 청년들이라며 GSC 대전허브 사례를 소개했다. / 사진=조태현 작가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정원식 심사역은 촘촘한 연결로 지역을 변화시키는 청년들이라며 GSC 대전허브 사례를 소개했다. / 사진=조태현 작가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정원식 심사역은 ‘임팩트 커뮤니티가 임팩트있게 지역을 변화시키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글로벌쉐이퍼스커뮤니티(GSC) 대전허브의 활동 사례를 소개했다. GSC는 20대 청년들의 소셜 임팩트 실천을 지원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로, 2023년에 대전허브를 설립했다. 지방 도시의 청년 인구 유출 문제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이 이니셔티브를 시작한 것이다.


GSC 대전허브는 ‘연결의 부재’를 해결하기 위해 ▲다보스 포럼 ▲기업과 청년을 연결하는 플랫폼 ▲NBS 인식 확산 프로젝트 ▲기후테크 허브와 같은 활동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대전 꿈돌이파티’를 통해 ▲스타트업 ▲과학기술 ▲로컬  ▲커뮤니티를 키워드로 한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으며,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지역 성장 기업과 인재를 연결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정 심사역은 대전의 지리적 장점, 교통 인프라, 다양한 교육 기관 등을 활용해 지난 6월 ‘지방특별시 포럼’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 포럼에서는 ▲정부 ▲지자체 ▲금융기관 ▲대학 ▲지역 청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모여 지역 솔루션을 도출하기 위한 통합적 관점을 제시했다.


대전에서 시작된 이 활동은 점차 지방도시를 위한 ‘비수도권 허브’로 확장되고 있으며, 앞으로 부산, 제주 등 여러 지역으로 네트워크를 넓혀갈 계획이다.


끝으로 정 심사역은 “좋은 연결자가 되고 싶다”며, “기회를 포착하고 이해관계자 간 연결다리를 놓아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폐장난감으로 지역순환경제 만든다


코끼리공장 이채진 대표가 발표를 통해  온 마을이 함께 하는 거버넌스 구축 사례를 소개했다. / 사진=조태현 작가


코끼리공장 이채진 대표는 ‘세대 다양성을 통한 지역순환경제 만들기’라는 주제로 폐장난감을 활용한 지역 사회적 가치 창출 사례를 공유했다. 코끼리공장은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을 수거, 수리하여 취약계층에게 무료로 나누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사업에는 노인과 학교 밖 청소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고 있다. 최근 사업 확장으로 폐장난감 수거량 증가, 노인 일자리 창출, 해외 어린이 수혜 확대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대표는 “민간기업과 협력하여 수리가 어려운 폐장난감을 분해해 소재화하고, 이를 리사이클 제품으로 만들어 소외계층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품 전달과 설치 과정에 시니어 참여를 유도하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 ▲공공기관 ▲민간기업 ▲지역주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했다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이어서 이 대표는 각자의 이익을 제공하면서 거버넌스 구조를 만들어 나갈 수 있었던 사례를 설명했다. 코끼리공장의 사업 모델은 ▲지역주민 ▲기술퇴직자 ▲교직퇴직자 ▲어린이 등 다양한 주체들을 연결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접촉면을 만들어 건강한 지역사회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유니세프, 월드비전과 같은 대형 비영리조직과의 협업을 통해 지역사회에 제공할 교구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세대를 포용하고 지역 내 자원이 순환할 수 있는 구조를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서로 언어와 속도는 다르지만 누군가는 중심을 잡아 다양한 이해관계를 묶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해관계 구조를 만드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패널토크에서는 사람 사이의 연결이 강조됐다. (왼쪽부터) 사회적협동조합 멘토리 권예원 수석디렉터, 크립톤 전정환 부대표, 윙윙 이태호 대표, 코끼리공장 이채진 대표,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정원식 심사역. / 사진=조태현 작가


지역에서 사람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람 사이 ‘연결’이 중요


이어진 패널토크에서 권예원 수석디렉터는 “지역에서 사람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것을 기꺼이 내놓는 마음 가짐 ▲변화에 대한 장기적인 관점 ▲사람들이 각자 자신에게 맞는 기회를 만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기회가 지역 내에 존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에 정원식 심사역과 이태호 대표는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논의하며,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로 다른 수많은 이들의 수많은 니즈를 커버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기회를 지역에서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전정환 부대표는 “코끼리공장의 사례에서 정답을 찾을 수 있다”며, “지역 청년은 경험을 누적하며 서로 창조적인 일을 연결하고 기회를 창출한다. 하지만 지금은 진입장벽이 높다"고 지적했다.


변화를 실감한 순간들이 언제였는지 질문에 이채진 대표는 “이해관계자가 처음에는 코끼리공장의 사업 모델에 공감하지 않았지만 어느순간 ‘장난감 순환이 필요하다‘는 인식의 변화를 갖게 되면서 실감할 수 있었다”며, “인식변화를 어떻게 끌어낼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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