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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VAC Archive] 지역 문제 해결의 문법은 '소통과 협력'

프로필 이미지 소셜임팩트뉴스

2024.06.03 17:51:00 140 읽음

'임팩트서밋#로컬: 지역 문제 해결의 문법을 찾아가는 사람들' 개최

"(오늘 발표하신 분들은) 행정 전문가들에게는 행정의 언어로, 시장 전문가들에게는 시장의 언어로, 엑셀러레이터, 중간지원조직, 현장 대학생 등에게는 각각 그들의 언어로 소개합니다. 자신의 언어로 자신을 명확하게 정의하면서도 상대방의 언어로 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것, 그런 역량이 지역 문제 해결 문법과도 맞닿아있다고 생각해요." - 임팩트얼라이언스 박정웅 팀장.

국가 차원에서 정책과 자금이 쏟아지지만 계속 심각해지는 지역 소멸 문제. 동네 할머니가 참여하는 1000만 원짜리 사업에도 컨설턴트가 개입된 100~200만 원짜리 제안서가 올라온다는 웃픈(웃기고도 슬픈) 이야기가 들릴 정도로 정부의 보조금은 그럴싸한 계획서와 화려한 프리젠테이션에 소진되기도 한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반면,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성과를 만들어가는 이들도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풍부한 소통을 바탕으로 지역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인적·물적 자원을 모아서 문제를 해결해나간다는 것이다. 뻔한 얘기처럼 들리지만, '소통과 협력'을 정말 잘하면 지역 소멸 문제도 풀어나갈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 17일, 성수동에 있는 헤이그라운드 브릭스 서울숲에서 '임팩트 써밋 #LOCAL: 지역 문제 해결의 문법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개최됐다. 임팩트비즈니스 특화 온라인 플랫폼인 임팩트서클과 임팩트얼라이언스, ybi, 진저티프로젝트, 멘토리, 스택스(STAXX), 윙윙이 함께 준비한 자리에 지역 문제를 고민하는 이들이 100명 가까이 모였다.


(왼쪽부터) 임팩트얼라이언스 박정웅 팀장, 윙윙 이태호 대표, 멘토리 권기효 대표 / 제공=임팩트서클


세션1은 '로컬을 모국어로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진행됐다.

첫번째로 발제한 멘토리의 권기효 대표는 "지역의 미래를 바꿔나갈 청년 혁신가들을 지역에서 성장시키는 일을 한다"면서도, "청년을 중심으로 하지만 '지역이 먼저냐', '청년이 먼저냐'라고 묻는다면 철저하게 지역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지역에 도움이 된다고 주민들이 느껴야 더 많은 재원이 제공되고 청년들이 성장할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경상북도청의 각 부서 담당자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를 도청 인사담당자보다 제가 더 잘 알지도 모릅니다. 담당자에게 전화해서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소개하고 무조건 만나러 갑니다. 여러 만남을 통해 필요한걸 파악하고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고 기회를 만들죠."

권 대표는 "청년들은 의성군이 버스정류장을 개선할 때 정류장 400개를 전수조사하고 주민들 1000명을 인터뷰해서 설계도를 제안하고, 지역의 알짜 기업들이 신규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하는데 참여한다"며 "이러한 과정을 거쳐 지역에 필요한 생활기반 창업가들을 육성한다"고 말했다. 멘토리는 40여 개 대학들과 협업해서 청년들을 지역 창업가로 키우고 행정안전부 공인 '로컬프러너십(localpreneurship)' 인증을 부여한다. 

이어진 발제에서 대전에서 활동하는 윙윙의 이태호 대표는 "사람을 키우는 지역관리회사, 동네기획사가 되어야겠다는 관점으로 접근한다"고 말했다.

"얼마 전에 저희가 있는 어은동으로 익산, 세종, 천안에 계셨던 분들이 이사를 왔어요. '왜 오셨느냐'고 물어보니 '하려는 일 자체를 존중받을 수 있는 커뮤니티와 지자체가 있어서'  라고 하시더군요. 이런 맥락을 존중해주는 지역사회가 있는 게 청년들한테 되게 중요해요. 저희는 오시면 그게 아무리 터무니없는 일이라도 일단 같이 고민하고 시작해봅니다."

이 대표는 "리더십을 나누고 본인은 사회적 가치 사슬만 연결하는걸 '스마트소싱'이라고 한다. 지난 10년 동안 한 동네에서 활동하면서 140억 원 정도의 돈을 가져왔는데 이를 지역의 창업팀들이 일할 수 있게끔 나눴고 그 과정에서 소속감을 갖는 시민 1000명 이상이 10억 원 넘게 펀딩해줘서 건물도 2개 매입했다"고 말했다. 커먼즈(공유자산) 안에 쌓인 사람들과의 문화와 맥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임팩트스퀘어 조영진 이사가 '로컬은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 달리기'를 제목으로 발표하고 있다. / 제공=임팩트서클


이어진 세션2는 '두 경계를 오가며, 로컬 통번역사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진행됐다. 임팩트스퀘어의 조영진 이사는 "로컬은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 달리기"라면서 경북 영주에서 진행한 민관 협업 지역 활성화 프로젝트 STAXX의 경험을 나눴다. 2021년 12월 시작해서 지난달 끝난 이 프로젝트는 경북을 거점으로 관광, F&B 등 로컬 비즈니스를 가진 10개 팀을 육성하고 교육과 네트워킹, 투자펀드 조성 등을 펼쳤다.

조 이사는 "참여했던 기업들의 매출이 1년 동안 26% 정도 성장했고 800명 정도 영주에 유입이 되는 등 (우리가 잘 하는) 액셀러레이팅 측면에서는 유효했다고 판단하지만, 이것이 지역 활성화까지 연결됐는지는 아직 검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엑셀러레이팅에 대부분 여력을 소진하다보니, 지역에 어떻게 다가가고 인식되었어햐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못해서 아쉬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영주 소상공인들과 관계 조직 등 10팀의 판매자들을 모아서 '마당장'이라는 플리마켓을 운영하고 영주 시민들 300명 이상과 함께 즐겼던 이유이기도 하다.

조 이사는 "단기간에 빠른 성과를 지향하는 조직들이 로컬을 바라볼 때 페이스 조절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STAXX 프로젝트는 끝났지만 앞선 고민을 끌어안고 자체적으로 시즌2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임팩트스퀘어 정보라 매니저, 임팩트스퀘어 조영진 이사, 진저티프로젝트 홍주은 대표 / 제공=임팩트서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를 제목으로 발표한 진저티프로젝트의 홍주은 대표. "지난 2019년 언더독스와 SK E&S가 진행했던 로컬라이즈 군산 프로젝트에서 로컬 창업가들의 이야기를 아카이빙하면서 로컬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며 발제를 시작했다.

진저티프로젝트는 이후 로컬에 있는 보통의 청년들의 이야기들을 책으로 만들어서 지역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을 펼쳐왔다. 지난해 진행한 '밀양은대학' 프로젝트는 연결학교라는 개념으로 밀양에 사는 청년 24명에게 새로운 연결 기회를 제공하고 기록하면서 이들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홍 대표는 "서울에서는 경쟁을 통해서 최고의 퀄리티를 만드는 게 기본값이었는데 로컬에서 우리가 청년들과 경험했던 건 완주였다"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용기와 자신감을 주는 게 중요하다는 걸 청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알게됐다"고 말했다. 이어 "연결이라는 건 단순히 대량의 네트워크를 생산하는 게 아니라 내 눈에 들어오는 한 사람을 깊게 들여다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더레이터를 맡은 임팩트스퀘어의 정보라 매니저는 "오늘은, 지역을 '문제'가 아니라 '가능성'으로 바라볼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나누는 자리였다"며 "내가 관심 가는 만큼 끈질기게 시간을 투입하면 어느 순간 서로 마음이 열리는게 지역이 아닐까" 라고 말했다.


임팩트서밋 행사가 끝나고 참석자들이 네트워킹을 하고 있다 / 제공=임팩트서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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